‘KKKKKKKKK’

첫 등판에서 우려를 완전히 떨쳤다. KIA의 새 외국인 투수 네일이 완벽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KIA가 옵션 15만 달러 포함 총액 70만달러(약 9억4천만원)에 영입한 제임스 네일은 지난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2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최종 기록은 6이닝 5피안타 1볼넷 9삼진 1실점.

시범경기에서 3차례 등판했을 때에는 ‘반신반의’였다. NC전에서 중간 계투로 나와 2이닝 3피안타 1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첫 선발투수로 나선 두산전은 3.1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4삼진 6실점의 난조를 보이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 최종 담금질인 삼성전도 5이닝 3실점의 평범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네일은 가장 중요한 데뷔전에서 완벽 투구를 선보였다. 6회 1사 고승민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기 전까지 단 2안타만을 내주며 롯데 타선을 완벽 봉쇄했다.

1회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시작으로 6회까지 총 9개의 삼진쇼를 펼쳤다. 6회에 홈런을 맞고 실점한 후 연속 안타를 내주며 흔들리는 듯 했으나,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고 위기를 벗어났다.

네일의 완벽투를 앞세운 KIA는 8대2로 승리하며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네일은 전체 85개의 공 가운데 속구 5개를 뺀 80개를 현란한 변화구로 채웠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이 나왔고, 투심 패스트볼 29개,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 21개, 체인지업 17개, 컷 패스트볼(커터) 12개, 커브 1개 등 5개 구종을 던졌다. 속구는 1회에 3개, 3회엔 단 2개 나왔다.

현란한 네일의 변화구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타순이 두 번 돌 때까지 롯데 타선은 삼진 8개를 당했다. 총 투구 수 85개 중 스트라이크가 57개로 안정적인 제구도 뽐냈다.

경기 운영면에서도 합격점이었다. 5회까지 18타자를 맞아 12타자에게 초구를 스트라이크(파울 포함)로 잡으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선점한 후 범타나 삼진처리했다.

네일은 6회를 끝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해 KIA는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영입했지만, 시즌 도중 모두 부진으로 KBO리그를 떠났다. 2022시즌은 숀 놀린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로니 윌리엄스는 불안한 제구력으로 시즌 도중 퇴출 수순을 밟았다.

KIA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KIA는 올 시즌 안정적인 전력으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탄탄한 투타 밸런스를 바탕으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영입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는 평가다.

네일이 아직 1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우승을 목표로 하는 KIA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뉴미디어부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