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의 시대 / 조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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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2. 28(수) 19:01 가+가-
조영서 주월초등학교 교사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교육의 화두이다. 특히 전례없는 속도로 고도의 발전을 거듭하는 요즘은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아울러 AI의 발전은 속도와 정도를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기대되는 바가 매우 크다. 이에 세계 강대국들이 미래 사회의 AI 패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 요즘의 인간을 정의하는 신조어가 생겼다. 바로 ‘호모 프롬프트’.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와 사용자의 지시와 명령어를 뜻하는 ‘프롬프트’를 합친 말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능숙하게 부릴 줄 아는 인간의 능력을 강조하는 신조어이다.
AI와의 상호작용은 ChatGPT에서 보듯, 기계의 언어가 아닌 인간의 언어로 이뤄진다. 그러므로 언어를 통해 내 생각을 AI에게 전달하고 그로부터 되돌아오는 산출물을 비판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AI와의 ‘의사소통’이다. 그 의사소통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언어화·구체화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질문할 줄 아는 능력’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질문이란 무엇일까? 그동안 교육에서의 질문은 정해진 정답을 도출하기 위해 제시된, 수능 문제의 질문에 가까웠다.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은 미리 정해져 있고, 질문은 정해진 길로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시작 지점이었을 뿐이었다. 즉, 질문은 내용에 종속돼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내용은 질문을 어떻게 하는냐에 의해 쉽게 얻어진다. 엔비디아 젠슨 황의 ‘코딩은 곧 필요 없어질 것이며, 컴퓨터에게 무엇을 묻고 지시할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라는 말처럼 이제는 내용이 질문에 종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하나의 정답을 찾기 위한 교육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AI의 시대에 필요한 질문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제기돼야 하는가? 프랑스의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는 시험이 끝난 후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다고 한다. 문제의 난이도에 대해 뉴스가 보도되고 점수를 기다리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과연 어떤 문제가 나왔을지에 대한 관심 말이다. ‘시간을 피하는 것은 가능한가?’, ‘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인가?’와 같은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닌 바칼로레아 시험 문제를 가지고 국민들은 카페와 술집, 학교, 집에서 함께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제시한다고 한다. 온 국민이 함께 질문을 읽고 답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왜 그들은 함께 질문을 읽고 토론하는 것일까? 그것은 질문이 해답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우리 삶에 중요하고, 각각 개인의 사유는 완전하지 않음을 서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교육 역시 깊은 사유를 하게 가능케 하는 양질의 독서와 사유의 세계를 표현하는 글쓰기, 이를 함께 이야기 나누는 토론을 지향해야 한다.
단순한 지식과 정답의 습득보다는, 독서와 글쓰기, 토론이 일상화 될 수 있도록 생활 전반에 걸쳐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급 전체가 책읽기를 진행하며 궁금했던 것들을 적어보고 친구와 함께 이야기한 후 자신이 했던 경험도 함께 나눈다. 학급 학생들이 찬반으로 나눠 토론도 해보고 이야기의 결말을 바꿔보기도 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문 고전에서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며 드는 의문을 제기하고, AI의 도움으로 그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수업을 할 수도 있다.
혹자는 AI가 모든 것을 알려줄텐데, 굳이 독서와 토론 교육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독서는 AI 시대에 더욱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독서는 편한 것을 추구하는 요즘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가장 불편하고 오래된 미디어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인간 간의 상호작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시대에서, 독서와 토론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타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심과 더불어 사는 능력은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 ‘인간의 시대’를 쟁취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모르는 것을 아는’ 능력이다. “네 자신을 알라”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듯, 이제 우리는 다시금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 내 생각이 구체적으로 왜 완전하지 않은지를 깨닫고, 그것을 타인과 교류하며 언어화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AI의 시대에 인류 미래 교육의 핵심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잘 듣고 잘 읽고 잘 쓰고 좋은 질문을 하는 일, 이보다 더 중요한 배움과 가르침이 있을까. 학교 교육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의 도전과 성장을 위한 터를 잘 닦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 요즘의 인간을 정의하는 신조어가 생겼다. 바로 ‘호모 프롬프트’.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와 사용자의 지시와 명령어를 뜻하는 ‘프롬프트’를 합친 말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능숙하게 부릴 줄 아는 인간의 능력을 강조하는 신조어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질문이란 무엇일까? 그동안 교육에서의 질문은 정해진 정답을 도출하기 위해 제시된, 수능 문제의 질문에 가까웠다.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은 미리 정해져 있고, 질문은 정해진 길로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시작 지점이었을 뿐이었다. 즉, 질문은 내용에 종속돼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내용은 질문을 어떻게 하는냐에 의해 쉽게 얻어진다. 엔비디아 젠슨 황의 ‘코딩은 곧 필요 없어질 것이며, 컴퓨터에게 무엇을 묻고 지시할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라는 말처럼 이제는 내용이 질문에 종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하나의 정답을 찾기 위한 교육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AI의 시대에 필요한 질문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제기돼야 하는가? 프랑스의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는 시험이 끝난 후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다고 한다. 문제의 난이도에 대해 뉴스가 보도되고 점수를 기다리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과연 어떤 문제가 나왔을지에 대한 관심 말이다. ‘시간을 피하는 것은 가능한가?’, ‘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인가?’와 같은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닌 바칼로레아 시험 문제를 가지고 국민들은 카페와 술집, 학교, 집에서 함께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제시한다고 한다. 온 국민이 함께 질문을 읽고 답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왜 그들은 함께 질문을 읽고 토론하는 것일까? 그것은 질문이 해답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우리 삶에 중요하고, 각각 개인의 사유는 완전하지 않음을 서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교육 역시 깊은 사유를 하게 가능케 하는 양질의 독서와 사유의 세계를 표현하는 글쓰기, 이를 함께 이야기 나누는 토론을 지향해야 한다.
단순한 지식과 정답의 습득보다는, 독서와 글쓰기, 토론이 일상화 될 수 있도록 생활 전반에 걸쳐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급 전체가 책읽기를 진행하며 궁금했던 것들을 적어보고 친구와 함께 이야기한 후 자신이 했던 경험도 함께 나눈다. 학급 학생들이 찬반으로 나눠 토론도 해보고 이야기의 결말을 바꿔보기도 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문 고전에서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며 드는 의문을 제기하고, AI의 도움으로 그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수업을 할 수도 있다.
혹자는 AI가 모든 것을 알려줄텐데, 굳이 독서와 토론 교육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독서는 AI 시대에 더욱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독서는 편한 것을 추구하는 요즘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가장 불편하고 오래된 미디어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인간 간의 상호작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시대에서, 독서와 토론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타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심과 더불어 사는 능력은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 ‘인간의 시대’를 쟁취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모르는 것을 아는’ 능력이다. “네 자신을 알라”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듯, 이제 우리는 다시금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 내 생각이 구체적으로 왜 완전하지 않은지를 깨닫고, 그것을 타인과 교류하며 언어화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AI의 시대에 인류 미래 교육의 핵심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잘 듣고 잘 읽고 잘 쓰고 좋은 질문을 하는 일, 이보다 더 중요한 배움과 가르침이 있을까. 학교 교육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의 도전과 성장을 위한 터를 잘 닦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