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안보이는 ‘강對강 대치’…극한 치닫는 의료 현장
●전공의 집단사직 일주일
전대·조대병원 300여명 이탈 환자 피해 지속·의료진도 과부하
전임의 계약 종료·인턴 예정자도 임용 포기 상황 악화 불가피
내달 3일 서울서 총궐기 집회…정부, ‘엄정 대응’ 방침 재확인
2024. 02. 25(일) 20:17 가+가-

응급센터 환자 이송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정부와 의료계가 맞부딪히면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김애리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을 한 지 일주일이 되면서 환자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병원에 남은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전임의(펠로우)들이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아 병원 인력 이탈은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의대 4학년 졸업생들도 무더기로 인턴 임용을 포기하고 있어 의료 현장이 ‘초비상’, ‘극한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업무개시명령’ 불구 6명만 복귀

25일 전남대·조선대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전남대병원 278명, 조선대병원 114명 등 400명에 가까운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휴가를 가는 것으로 의료 현장을 이탈했다.

보건복지부는 ‘적법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 복귀(업무개시) 명령을 내렸으나 이날까지 현장에 돌아온 전공의는 전남대병원 본원 5명, 조선대병원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300여명에 달하는 의료진 공백에 애꿎은 환자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전남대·조선대병원 응급실은 병상 곳곳이 비어 있었으며 CT·MRI 등 정밀검사를 위해선 2시간 넘게 기다려야만 했다.

2차 병원도 지난 주 전남대·조선대병원에서 환자들이 전원된 만큼 응급환자 내원 등에 대비하면서도 사태 장기화에 따른 현장 부담감 등을 우려하고 있다.

광주의 한 2차 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자세한 분위기를 외부에 전달하긴 조심스러우나 근무자 대부분이 예민해진 상태”라며 “상급 종합병원(전남대·조선대병원) 환자들의 전원 조치로 업무가 늘면서 의료진들이 업무 과부하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3월 전임의까지 떠나면 최악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는 핵심 인력인 전임의들도 속속 병원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전임의들은 비상진료 체계의 일선을 지탱하고 있다.

현재 조선대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임의는 14명인데, 12명이 근로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임용 포기 의사를 번복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3월부터 근무하지 않는다.

26일부터 전임의들의 재계약 의사를 확인하는 전남대병원 안팎에선 조선대병원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공백을 어느 정도 메꿔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전남대·조선대병원 신규 인턴들도 무더기(전남대 101명 중 86명, 조선대 32명 전원)로 임용을 포기, 의료 현장의 상황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전공의 1-2년차 상당수가 3월 재계약을 포기하면 복귀를 종용할 추가 행정 처분도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전남 의협도 ‘총궐기 집회’ 참여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의사협회와 정부의 ‘강 대 강’ 대치는 날이 갈수록 격화되는 모양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전국 대표자 비상회의를 열어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의대 정원 2천명 확대)을 강행한다면 전체 의료계가 적법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회의 이후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한 의협은 3월3일 전국 단위 ‘총궐기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광주에서는 700여명이 상경할 예정이며 전남의 경우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상당수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의대 정원 증원’은 타협의 대상이 아님을 재차 강조하며 신속한 사법 처리를 위해 복지부에 검사를 파견하는 등 엄정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교육부는 2025학년도부터 전국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기로 한 것과 관련, 최근 전국 40개 의대에 3월4일까지 증원을 신청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는 등 의대 정원 배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재영·주성학·장은정 기자
안재영·주성학·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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