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70-80년대 급격한 경제 대부흥과 함께 아파트 건설 등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면서 외부 환경을 가꾸는 조경 산업이 떠올랐다. 최근에는 하나의 큰 공원을 조성하는 산업에서 확장돼 대단지 아파트 개발로 단지 사이사이에 대정원, 중정원, 소정원, 커뮤니티 시설들이 들어서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정원 배치 계획이 필요해 조경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남대학교 조경학과는 1979년 농과대학 임학과에 조경 전공으로 출발, 1983년 정식 학과로 인가받아 설립돼 40여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자연과학, 공학을 바탕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등 인간 환경의 폭 넓은 스펙트럼에서 종합과학예술을 지향하는 독창적이고 실무 능력을 갖춘 조경가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21세기 국토 경관 조성을 선도하는 글로벌 조경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아름답고 쾌적한 글로벌 시민의 생활환경을 창조, 보전하기 위해 도시와 국토를 대상으로 계획·설계·시공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경학은 인간과 환경간의 관계를 다루는 분야로 작게는 주택 정원에서부터 크게는 도시와 국토에 이르는 광범위한 옥외공간의 경관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학문을 배운다.

학과 교육 과정에서는 주로 기초 이론과 실천에 대한 강의와 실습을 이수하고 강의 관련 답사 및 방학 중 조경설계사무소, 조경시공업체 현장실습 등을 진행하고 있다.

조경학과를 전공하면 조경계획가, 정원·가로·공원·주거단지·리조트 등을 설계하는 조경 디자이너, 공원녹지·도시경관 등 관련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 환경과 경관 관련 연구원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

특히 전남대 조경학과는 국토부, 환경부, 광주시, 전남도,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관공서 위주의 취업으로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단과대학 중에서 최상위 입학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조경학과는 높은 학구열로 재학생 70-80% 정도가 졸업 전 조경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목표에 따라 조경 관련 다방면의 취업에 나선다.

전남대 조경학과는 현업에서 산업체 경력이 풍부한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재학생들이 현장 실무를 겸비할 수 있도록 교수진을 구성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재학생들이 졸업전시회를 위해 준비한 설계 핀업.

학과에서는 조경 이론뿐만 아니라 실무 능력을 키우기 위해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RIS)과 산학연 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3.0) 등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협업해 동네 곳곳을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되살리고 있다.

또 최근 산림청 주최 ‘2030 정원드림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우수한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전남대 조경학과 학생들이 산림청 주최 ‘2030 정원드림 프로젝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국내외 현장 견학을 실시해 외국 정원, 조경 관련 선진 기술을 접하면서 더 넓은 대상지에 대한 기획력을 높여주는 기회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난달 29일 추진한 싱가포르 보타닉가든 해외 현장견학 모습.

재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기술 등을 포함한 전공분야의 최신 기술 동향에 뒤처지지 않도록 산업체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학과 내 전공과 연계한 소모임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돼 조경학을 전공하는 학도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전남대 조경학과 소모임은 산타-등산 동아리, Green Switch-학술 동아리, LA’IF- 답사 동아리, SF- 풋살 동아리 등이 있다.

Green Switch 동아리는 다양한 조경 활동에 관심이 있으며 설계부터 시공까지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의 모임으로 주로 게릴라가드닝, 답사, 공모전 참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캐드 이용 활성화, 실내공간 조성, 식생물 연구 등 학생 주도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기열 전남대 조경학과장은 “토목·건축 분야의 인프라 구축이 끝나면서 조경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 대형 SOC 사업에 집중됐던 것들이 이제는 시민 복지를 위한 ‘생활형 SOC’ 개념으로 변경되면서 정원, 공원, 커뮤니티 시설 조성 등이 주목받아 조경분야가 그 역할을 채워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기열 전남대 조경학과장 “새로운 개념 창출 ‘창의성’ 중요”

이기열 전남대 조경학과장

“조경 분야는 경관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과 설계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창의성이 중요합니다.”

이기열 전남대학교 조경학과장은 19일 조경학 전공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창의성’을 꼽았다.

이 학과장은 “설계자는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개념이기 때문에 창의성이 중요하다”며 “그 다음에는 전공 지식을 기반으로 정원, 공원 시설들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논리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조경학과에 부임한 이 학과장은 “전남대는 거점 국립대학으로 조경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지역 인재 양성이 1차적인 목표”라며 “이론 교육은 기본으로 하되 학생들이 현업과 괴리되지 않을 수 있도록 실무적인 내용들을 타 대학보다 강조, 취업 및 현장 업무 수행 시 ‘실무 감각을 갖춘 인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대 조경학과는 학과 내 마련된 실습실에서 조경 분야에 필요한 캐드, 포토샵 등 관련 툴을 다룰 수 있도록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이 학과장은 “GIS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는 실습실과 캐드실, 공학 실험실을 비롯해 정원을 구현해 볼 수 있는 옥상저원, 수목온실 등으로 실무 역량을 키우고 있다”며 “더불어 AI나 챗 GPT 등 기술 변화에 학생들이 적응하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학과장을 필두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해 특강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전남대 조경학과는 최근 5년간 졸업생 취업에서 국토부, 환경부, 광주시, 전남도 등 관공서를 비롯한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기업으로 취업 성과가 이어지고 있어 경쟁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 학과장은 “영국 정원, 프랑스 정원, 이태리 정원 등 고대 중세부터 유럽에서는 정원문화가 발달했다”며 “학생들이 조경학으로 꿈을 펼칠 때 더 큰 대상지가 있는 선진국에서 기술을 배우고 취업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때문에 글로벌 조경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