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세 여성 김모씨는 3개월 전부터 엉덩이 주위로 통증이 생기고 평소 즐겨하는 등산을 하고 나면 다리가 잘 움직여지지 않는 증상을 겪었다. 통증은 점차적으로 심해져 이제는 양반다리도 되지 않고 오래 걷는 것도 힘들 정도가 됐다.

김씨는 병원을 찾아 척추 부위 MRI를 촬영했고, 디스크 돌출이 보여 허리에 신경주사 치료를 받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주위에서는 고관절 무혈성 괴사 같은 문제일 수 있으니 큰 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또 비슷한 증상이 발생한 친척은 최근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고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나니 겁이 많이 났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환자의 한 사례다. 이런 고관절 주위의 통증은 심각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단순한 고관절 주위 염증, 즉 활액막염인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조승환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로부터 고관절 활액막염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고관절 활액막염이란?

고관절(엉덩이관절)은 관절막에 쌓여 있는 구조로 이 관절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활액막염이라고 한다. 이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깨관절의 오십견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서 환자는 관절 안에 염증액이 고이면서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운동에 제한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점차적으로 걸을 때 통증을 호소하게 되고 이전에는 잘 됐던 운동이 점차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은 특히 40-50대 여성 환자에게 흔하지만 그 외의 연령 그리고 남성에게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활액막염은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충돌증후군이라고 하는 관절 내 골구조물이나 인대, 근육 등이 서로 부딪히는 현상이 생길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즉, 관절 내 구조물들이 반복적으로 부딪히며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활액막염의 원인이 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같은 염증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조승환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최근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검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기 진단·적절한 치료 필수

고관절 활액막염을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이다. 앞서 예를 든 환자처럼 허리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고관절의 신체 검사, 환자의 질병 과거력, 단순 방사선 검사를 통해 활액막염의 진단이 타당한 지를 확인하고 타당하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 이를 교정해야 향후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충돌증후군 등의 근본적 원인 없이 자연적으로 활액막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대부분 간단한 스트레칭 그리고 필요하다면 관절 내 주사요법으로 호전시킬 수 있다. 드물게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수술을 하더라도 인공관절 같은 관절을 교체하는 수술이 아닌 단순한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보통 1-3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다.

엉덩이 부위 통증은 흔히 요추에서 발생한다는 통념 그리고 고관절의 치료는 인공관절 같은 큰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 물론 이러한 경우도 적지 않지만 실제 서혜부 주위의 통증은 쉽게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정확한 평가 및 적절한 치료를 추천한다.

/정리=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