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위기속에 조선이공대학교가 명실상부 호남 유일 공학계열 특성화 전문대학다운 전문인재 양성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역의 오랜 동반자로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은 조선이공대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미래 100년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을 만나 그동안 대학의 주요 성과와 전문대학의 생존 전략을 들어본다.

▲11·12대 총장으로 연임된 소회는.

-학교법인 조선대학교 산하에 3개의 대학(조선대학교, 조선이공대학교, 조선간호대학교)이 있다. 이중 저는 직선제로 연임을 하게 된 최초의 총장이다. 사실 구성원들의 직접 투표와 이사회의 최종 선임이라는 과정을 거쳐 연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1기 4년간 총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구성원들과의 소통·화합을 통한 대학 시스템 구축, 민주적 학사운영, 전체 성과지표의 상승, 재정건전성 향상 등 지속 가능한 대학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대학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대학의 네임 밸류가 달라졌다는 외부 평가가 재신임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재신임을 해 준 대학 구성원들과 이사회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재임 총장으로써 주력해 할 사항이 있다면.

-1기 총장시절에는 대학의 성과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뒀다면 2기 총장으로서는 대학의 지속 발전을 위해 종합적 평가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매년 성과 백서를 만들어 정부 평가 및 재정지원사업에 대비하고 향후 100년의 미래가치를 내다보는 지속가능 발전하는 대학을 만들어 갈 것이다.

또한, 발전기금 10억원 이상 모금을 통해 역사관을 포함한 복합문화관을 신축해 동문들과 재학생들에게 대학의 위상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함양시키도록 할 계획이다.


▲총장직 수행에 33년 정보통신과 교수 출신 이점은.

-1990년 정보통신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기획실장과 입학기획처장 등을 거치면서 우리대학의 교육 체계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에 따라 대학의 전략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대학이라는 곳은 교수, 직원, 학생으로 이뤄지는데 이 세 축 어느 하나가 헛돌지 않고 모두 함께 맞물려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발전할 수 있다.

대학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고 정책을 수립할 때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소통’이었다. 현재 대학은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소통의 리더십과 발전전략이 필수다. 이에 교수로서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민하고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던 시간들, 또 보직자로서 대학의 역할과 역량을 고민했던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학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만족하겠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교육현장의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은 대학의 성공보다는 학생의 성공으로 검증돼야 한다.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교육은 존재의미가 없기에 우리 대학은 ‘학생중심, 학생감동, 학생만족’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꿈의 대학’을 만들겠다는 계획의 실행방안은.

-꿈을 가진다는 것은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요즘 젊은이들을 부를 때 흔히 3포 세대라 일컫듯 결혼, 출산, 취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결국 꿈이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희망의 가르침을 통해 작지만 행복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대학을 만들고자한다. ‘꿈이 있는 대학’이란 말은 학문적인 교육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꿈과 비전을 중시하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과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학문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성, 열정, 그리고 진로에 대한 염려를 고려해 교육 방침을 수립하고 운영한다. 사람은 누구나 기대하는 미래상이나 앞에 보이는 가시적인 목표가 있으면 힘이 생기는 법이며, 꿈을 꾸는 자들은 모든 일에 동기부여가 주어지기에 1기 취임 시작과 더불어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하는 ‘총장 톡 콘서트’를 전체 학과 대상으로 순회하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총장 톡 콘서트’는 학생들과 총장이 마주보고 대화를 하며 소통과 교류를 하는 장으로 ‘꿈과 땀으로 미래가치를 키우자’라는 슬로건을 주제로 꿈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청춘을 응원하는 시간이다. 넘지 못할 장애물이 많아 보이는 학생들에게 역경은 많을지라도 한계는 없다는 사고를 갖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대학, 학생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에 정답이 돼주는 대학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방대학 위기 속 전문대학으로써 위기 극복 방안은.

-일반대와 전문대의 설립 목적과 사명이 다른데 동일 선상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자유형 선수와 배영 선수가 동시에 경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지자체와 대학이 끊임없는 협의를 통해 지역 특화산업에 기반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역할을 적절히 분담하는 것에 있다. 대학이 지난 2022년부터 HiVE사업을 추진하고, 올해 HiVE2유형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대학과 지자체가 끈끈한 거버넌스를 형성해 지역 정주형 인재를 배출하는 것에 목표가 있다.

어떤 산업도 고급 연구 인력만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연구, 전문, 실무 인력까지 다양한 융합 인력을 지역에서 양성할 수 있도록 체계화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특히 지난 2018년 국가교육위원회 보고서 중 주목할 내용이 있다. 보고서에는 일반대학 대비 전문대학 학생들의 동일지역 내 취업률이 10% 이상 높다는 결과가 있다. 바로 그 지점이 RISE체제와 가장 부합하는 전문대학의 강점이자, 장점이다.

글로컬대학도 전문대학 트랙을 별도로 선정하는 등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혁신융합대학사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반드시 전문대학을 포함하도록 했다. 글로컬대학 사업 역시,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지역 내 전문대학을 필수 구성으로 명시한다면 RISE체제의 목표를 보다 실질적으로 구현하고 그에 따른 시너지효과와 파급력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올해 9개 정부 재정지원사업 선정된 비결은.

-대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정부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을 수주해 학생들과 지역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장기발전계획에 따라 투자해야 할 분야를 선정하고 교육부를 비롯한 각종 정부지원 사업을 끊임없이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또 조사분석 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관련 사업들 중 우리대학이 참여 가능한 사업들을 목표로 설정하는 단계를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굉장히 촘촘하게 거쳤다. 목표들이 정해진 후에는 사업별 관련이 있는 지자체 등 기관들을 수차례 만나 협의하고 직접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목표로 한 사업들을 대부분 수주할 수 있었다. 사업 분석과 목표 설정을 거친 후에 가능한 모든 역량을 결집해 진정성을 어필했고, 결국 9개의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시 말하면 총장은 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보직자들은 사업의 성과를 위해 산업, 지역, 대학의 여건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사업을 수주해 학생과 대학,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 사업목적에 따라 충실히 실행해 나가는 과정이 뒤따라야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사실 총장 연임의 생각이 없어 지난 1주기 총장 재임 시 퇴임 후 생각을 다시 말씀드리고자 한다. 임기를 마치는 날 구성원들에게 진심이 담긴 박수와 함께 “이런 총장이 있어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더 없이 행복 할 것 같다. 그렇기에 임기 동안 실적 보다는 “60년을 넘어 향후 100년을 어떻게 지속해 나갈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현답을 찾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다.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올바른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조선이공대만 생각하는 총장이 아니라, 전국의 전문대학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대학 간 경쟁으로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문대학이 모두 하나로 뭉쳐야 생존할 수 있는 시기다. 공유와 협업이 전국 전문대학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는 힘과 역량을 보태겠다.

/정리=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