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형민 감독이 광주폴리Ⅴ ‘숨쉬는 폴리’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광주 구도심 곳곳에 생기를 불어 넣어줄 소규모 건축물 ‘광주 폴리’가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재)광주비엔날레는 최근 제5차 광주폴리 첫 작품인 ‘숨쉬는 폴리’를 선보였다.

지난해 여름부터 진행 중인 제5차 광주폴리는 외부 건축가들과 함께 지역의 친환경 재료를 기반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광주 동구인문학당 인근 푸른길에 자리잡은 ‘숨쉬는 폴리’는 제5차 광주폴리 중 가장 먼저 완성된 작품이다.

편백나무와 신문지 등을 활용한 건축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목재를 다룬 조남호 건축가가 참여했다.

‘숨쉬는 폴리’는 자연환기, 공기와 습기를 조절하는 벽체, 태양광 판넬의 효율적인 디자인,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목재 등 환경친화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또 내부에 에어컨이 없어도 외부보다 온도가 5도 낮게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역 재료인 장성 편백나무도 활용됐으나 구조재로서 부적합해 일부 내장 가구로만 사용됐다. 향후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목재 사용이 필연적으로 증가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대부분 건설 목재가 수입에 의존한다는 점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숨쉬는 폴리’ 내(왼쪽)·외부 전경

특히 이번 광주폴리는 기존 10개 폴리를 잇는 ‘광주폴리 둘레길’과 함께 진행되면서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숨쉬는 폴리’에서부터 농장다리 아래 ‘푸른길 문화샘터’로 이어지는 길에는 벤치 또는 정자 형태로 만들어진 시설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광주폴리 둘레길’을 알리는 사인물로 곳곳에 흩어져있던 광주폴리를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12년 간 광주 구도심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에 자리잡은 광주폴리들이 시민 활동의 거점으로서 도시 공간을 통해 광주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다.

이번 광주폴리와 연계된 시민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오는 3-5일, 11-12일 ‘숨쉬는 폴리’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도서 100여권이 구비된 ‘기후 도서관’이 운영되며 조남호 건축가와 함께하는 ‘재료실험실’은 4일 진행된다.

10일부터 12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동명동 한옥 현장 등에서는 ‘순환폴리 재료 실험실’이 펼쳐진다. 제5차 광주폴리 작가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각 폴리가 사용하는 독특한 친환경 건축 부재의 제작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다.

또 3일과 11-12일에는 다국적 무용단 ‘쿨레칸’의 창작 공연이 열리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있다. 일정 확인 및 사전 예약은 광주비엔날레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형민 제5차 광주폴리 감독은 “순환폴리를 주제로 추진 중인 이번 광주폴리는 전 세계가 기후 변화에 대한 공동체 의식을 키워나가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