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지구, 폭염재해의 일상화
본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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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8. 02(수) 20:02 가+가-
7월 내내 빗속에 살았다. 8월 내내 뜨거운 태양아래 몸살을 해야 할 것 같다. 일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연일 숨쉬기조차 힘든 폭염에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온열질환에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고 정부의 폭염 위기 경보 수준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되자 지자체들과 공공기관은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일 기준 온열질환자 수는 1191명, 사망자만도 13명으로 집계됐다. 7월달 비가 그렇게 쏟아졌는데도 지난해 폭염 사망자인 9명을 이미 넘어섰다. 전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는 온열질환자 400명이 발생했다.
문제는 태풍6호 ‘카눈’(Khanun)이 일본 남부를 향할 전망이다. 폭우에 강풍 위협은 지나갔지만 태풍이 북상하며 주입하는 온난다습한 공기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될 것 같다.
폭염은 누구나 일상이 괴롭지만 더 큰 타격을 입는 쪽은 에어컨·선풍기 혜택도 못받는 사회적 약자다. 지하철 역사에서 더위를 피해야 하는 노인들, 전기요금이 부담스러워 에어컨을 켤 엄두도 내지 못하는 에너지 약자들에게 폭염 지속은 지옥이다.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폭염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6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폭염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그는 옥외에서 하루 4만보 이상을 걸으며 무더위 속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했다.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때 시간당 10~15분씩 휴식을 부여하도록 하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일 뿐이다.
폭염은 소리 없는 재난이다. 홍수나 태풍처럼 건물 하나 파괴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숱한 목숨을 빼앗아가고 있다. 실제로 태풍이나 호우보다 폭염으로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2018년 온열질환으로 48명이 목숨을 잃은 후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시켰다. 그해부터 4년간 질병청이 집계한 폭염 사망자는 146명에 달한다. 이 기간 호우·태풍·강풍 대설을 합친 자연재해 사망자(218명)에서 폭염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폭염은 일사병 같은 온열질환을 불러온다. 기온이 오르면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초기 증상을 시작으로 열경련, 열탈진, 열실신, 열사병 등 온열질환이라 부른다. 심혈관 등 기저질환을 악화하고 의식을 잃는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더위가 제일 두려운 이들은 노인과 주거 취약계층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와 폭염주의보,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는데 지방정부들의 적극적인 지원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지자체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대응책도 있긴 하다. 어떤 지자체는 폭염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도우미를 운영하고 있다. 홀몸노인 가운데 수시로 안전 확인이 필요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응급 안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전 확인이 필요한 취약계층 주민은 안심서비스 앱을 활용해 안전을 확인하는 등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8월 한달은 정부 관계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온열질환자 상황관리와 대책 마련에 초비상을 걸어야 한다. 지자체들은 온열질환 응급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취약지역 모니터링을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폭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전 지구촌이 뜨겁다. 이란 정부는 서남부 지역 낮 최고기온이 50도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2일과 3일을 휴일로 지정했다. 이란 서남부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입원 환자만 1000명 이상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연구 결과를 보면 폭염이 지속되면 생활고를 겪는 빈곤층을 중심으로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져 사회갈등을 고조시킨다고 한다.
폭염재난이 일상화된 지금, 정부는 항구적인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실질적 폭염 대책을 세워야 한다.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이나 야외 노무자, 농축산어업 근로자, 장애인, 만성질환자, 냉방시설의 혜택을 볼 수 없는 극빈층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폭염 예방시설을 확충하고 전국 건설 현장에 폭염 대비를 위한 안전 인프라 구축을 독려해야 한다.
지난 27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global boiling)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극한 폭염은 이제 전 지구 차원에서 일상적 현상이 됐다. 이상기후는 건강뿐 아니라 식량·에너지 등 각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폭염 대책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장기적 시각에서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이젠 우리나라도 구조적 기후변화에 대응해 폭염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됐다. 끓는 지구의 시대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일 기준 온열질환자 수는 1191명, 사망자만도 13명으로 집계됐다. 7월달 비가 그렇게 쏟아졌는데도 지난해 폭염 사망자인 9명을 이미 넘어섰다. 전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는 온열질환자 400명이 발생했다.
폭염은 누구나 일상이 괴롭지만 더 큰 타격을 입는 쪽은 에어컨·선풍기 혜택도 못받는 사회적 약자다. 지하철 역사에서 더위를 피해야 하는 노인들, 전기요금이 부담스러워 에어컨을 켤 엄두도 내지 못하는 에너지 약자들에게 폭염 지속은 지옥이다.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폭염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6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폭염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그는 옥외에서 하루 4만보 이상을 걸으며 무더위 속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했다.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때 시간당 10~15분씩 휴식을 부여하도록 하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일 뿐이다.
폭염은 소리 없는 재난이다. 홍수나 태풍처럼 건물 하나 파괴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숱한 목숨을 빼앗아가고 있다. 실제로 태풍이나 호우보다 폭염으로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2018년 온열질환으로 48명이 목숨을 잃은 후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시켰다. 그해부터 4년간 질병청이 집계한 폭염 사망자는 146명에 달한다. 이 기간 호우·태풍·강풍 대설을 합친 자연재해 사망자(218명)에서 폭염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폭염은 일사병 같은 온열질환을 불러온다. 기온이 오르면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초기 증상을 시작으로 열경련, 열탈진, 열실신, 열사병 등 온열질환이라 부른다. 심혈관 등 기저질환을 악화하고 의식을 잃는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더위가 제일 두려운 이들은 노인과 주거 취약계층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와 폭염주의보,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는데 지방정부들의 적극적인 지원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지자체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대응책도 있긴 하다. 어떤 지자체는 폭염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도우미를 운영하고 있다. 홀몸노인 가운데 수시로 안전 확인이 필요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응급 안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전 확인이 필요한 취약계층 주민은 안심서비스 앱을 활용해 안전을 확인하는 등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8월 한달은 정부 관계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온열질환자 상황관리와 대책 마련에 초비상을 걸어야 한다. 지자체들은 온열질환 응급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취약지역 모니터링을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폭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전 지구촌이 뜨겁다. 이란 정부는 서남부 지역 낮 최고기온이 50도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2일과 3일을 휴일로 지정했다. 이란 서남부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입원 환자만 1000명 이상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연구 결과를 보면 폭염이 지속되면 생활고를 겪는 빈곤층을 중심으로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져 사회갈등을 고조시킨다고 한다.
폭염재난이 일상화된 지금, 정부는 항구적인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실질적 폭염 대책을 세워야 한다.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이나 야외 노무자, 농축산어업 근로자, 장애인, 만성질환자, 냉방시설의 혜택을 볼 수 없는 극빈층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폭염 예방시설을 확충하고 전국 건설 현장에 폭염 대비를 위한 안전 인프라 구축을 독려해야 한다.
지난 27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global boiling)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극한 폭염은 이제 전 지구 차원에서 일상적 현상이 됐다. 이상기후는 건강뿐 아니라 식량·에너지 등 각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폭염 대책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장기적 시각에서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이젠 우리나라도 구조적 기후변화에 대응해 폭염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됐다. 끓는 지구의 시대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