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순 ‘술통’ 대표 “힘들땐 ‘거리의 오아시스’서 목 축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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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가게 앞에 물·녹차 등 채운 무료 냉장고 운영
“시민들 따뜻한 공감 원동력…선행 릴레이처럼 이어지길”
2023. 08. 01(화) 20:10 가+가-

김양순 광주 남구 ‘술통’ 대표

“리어카 끄는 어르신, 형편이 넉넉지 않은 분들… 푹푹찌는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 시원한 음료 한 잔 대접하고 싶다는 마음인거죠.”

4년여간 하루도 빠짐없이 본인의 가게 앞에 누구나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무료 냉장고를 운영, ‘거리의 오아시스’를 만들어낸 김양순(55·여·사진) ‘술통’ 대표는 1일 별것 아닌 선행을 추켜세우지 말라는 듯 덤덤하게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초 광주 남구 봉선동에 ‘술통’이라는 가게를 열면서부터 현재까지 매일 물, 녹차, 커피 등 다양한 종류의 음료로 냉장고를 채워 무료 나눔을 하고 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선행은 우연히 가게 앞에서 꽃을 심고 있던 공공근로 할머니들에 물 한 잔을 권한 것이 시작이었다.

김 대표는 “당시 더운 날씨에 공공근로 할머니들이 물을 찾으시는 걸 보고 가게에서 시원한 물을 가져다 드렸는데, 한 잔의 물이 누군가의 얼굴에 이토록 환한 미소를 짓게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전했더니 ‘택배기사들 드시라고 음료나 간식을 두는 것처럼 작은 냉장고를 사서 무료 음료를 제공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와 그때부터 무료 냉장고를 운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지나가는 어르신들부터 환경미화원, 택배기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무료 냉장고를 찾았고 가게 앞 무료 냉장고는 어엿한 동네 명물이 됐다.

김 대표의 냉장고는 더운 여름철에 특히 인기 만점이다.

이곳에서 자주 음료를 마신다는 동네 어르신 A씨는 “이렇게 더운 날씨에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마시면 없던 기운도 생기는 느낌”이라며 “주인의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한없이 예쁘고 고맙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무료 냉장고에 대한 시선이 모두 고왔던 것은 아니었다. 가게 홍보를 위한 것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고, 의심하는 시선도 받았다.

그럼에도 김 대표가 무료 냉장고 운영을 그만둘 수 없었던 것은 냉장고를 이용한 시민들이 건네는 ‘따뜻한 공감’ 때문이었다고.

김 대표는 “한번은 어떤 청년이 찾아와 현금 2만원을 줬다. ‘길을 지나다 냉장고를 봤는데,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며 본인도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며 이후 1년 반이 흐른 어느 날 해당 청년을 다시 만난 사연도 전했다.

그 청년은 자신이 1년 반 전에도 가게를 방문했었는데, 혹시나 했던 냉장고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감사한 마음에 또다시 꾹꾹 눌러 접은 만원 지폐 한 장을 김 사장에게 건넸다는 것.

김 대표는 이 같은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꾸준히 무료 냉장고를 운영할 예정이다.

김양순 대표는 “나와 함께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선행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며 “저 같이 소소하게라도 봉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 릴레이처럼 광주 전역으로 선행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미소지었다.

/장은정 인턴기자
장은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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