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신안 퍼플섬(박지도, 반월도) 둘레길
다도해를 배경으로 그린 보라색 수채화
2023. 06. 13(화) 19:34 가+가-

박지도 라벤더는 꽃 자체도 아름답지만 주변 마을과 바다와 어울린 모습이 매력을 더해준다.

보라색 수채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마을지붕과 산자락은 물론 섬으로 연결된 다리도 보라색이다. 전동차도 보라색이고, 사람들도 보라색 옷을 입었다. ‘퍼플섬’(purple Island)으로 불리는 신안군 안좌도의 부속 섬, 박지도와 반월도가 그곳이다.

마을지붕과 산자락은 물론 섬으로 연결된 다리도 보라색이다. 전동차도 보라색이고, 사람들도 보라색 옷을 입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는 바닷물이 빠져 안좌도와 박지도, 반월도 사이가 완전히 갯벌로 변해있다. 두리선착장에사 바라본 두 섬은 모양이 약간 다르다. 박지도가 둥그스름한 바가지 모양이라면, 반월도는 삼각형 모양이다. 반월도를 다른 방향에서 보면 반달모양이란다. 바가지를 닮았다 해서 바기섬, 배기섬으로 불리다가 박지도가 됐다. 반달모양으로 생긴 섬은 반월도라는 이름을 얻었다.

박지도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박 모양의 조형물. 바가지를 닮았다 해서 바기섬, 배기섬으로 불리다가 박지도가 됐다.


이 두 섬은 원래 두리선착장에서 갯벌 가운데로 난 물길을 따라 소형선박으로만 드나들 수 있었다. 섬 주민의 불편함을 덜어주고자 지금과 같은 데크형 다리가 만들어진 것은 2008년.

교량에 보라색을 입혀 퍼플교라는 이름이 붙여지기 전까지는 ‘천사의 다리(두리-박지도)’, ‘소망의 다리(박지도-반월도)’라 불렀다.

신안군에서는 2019년부터 반월도와 박지도에 40억 원을 투입해 사계절 퍼플색이 어우러진 이색 섬으로 변모시켰다. 마을 지붕과 섬으로 연결된 다리를 비롯해 각종 시설물을 보라색으로 통일시켰다. 우체통·전동차는 물론 쓰레기통·커피잔·컵 등 생활도구까지도 보라색을 적용했고, 해안산책로에는 라벤더·아스타·버들마편초 등 보랏빛 꽃나무를 심었다.

보라색 옷을 단체로 맞춰 입고 퍼플교를 건너는 단체 방문객도 만난다. 교량도 보라색,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도 보라색이다. 안좌도 두리와 박지도를 연결한 퍼플교는 길이가 547m에 이른다. 박지도에 도착하니 박 모양의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박지도에는 한 가운데에 당산이라 부르는 높지 않은 산이 솟아있다. 박지선착장 옆 산자락에는 아스타정원이 조성돼 있다. 라벤더가 늦봄에 피는 꽃이라면 아스타 국화꽃은 초가을에 핀다.

우리는 아스타정원을 거쳐 당산으로 오른다. 아스타정원에서 바라보니 해변의 보라색 지붕과 퍼플교가 인상적이다.

박지도와 반월도를 연결한 퍼플교 뒤로 삼각형 모양으로 솟은 반월도가 손짓한다. 안좌도 두리선착장과 주변의 넓은 갯벌이 질박하다. 아스타정원을 지나 사스레피나무숲길로 들어선다. 사스레피나무숲길은 상쾌하고 포근하다. 숲속에서 바람소리, 새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걷기 좋은 숲길이다.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당산(130m)에 도착해있다. 정상에는 기바위라 불리는 바위가 있다. 이 바위에 앉아 반월도 어깨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기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기바위란다. 박지마을로 내려가는 숲길 또한 그윽하고 고요하다.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전망이 트이면서 안좌도와 자라도, 부소도 같은 섬들이 갯벌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발아래로는 보라색 라벤더꽃밭이 우아하게 펼쳐진다. ‘바람의 언덕’에 도착했다. ‘바람의 언덕’ 주변은 황무지에 가까운 땅이었는데, 라벤더를 심어 아름다운 보라색 꽃밭으로 탈바꿈됐다. 이곳 라벤더정원 35,000㎡에는 프렌치라벤더 꽃 10만 송이가 우아하게 피어 있다. 라벤더는 훤칠한 꽃대 위에 기다란 보라색 꽃잎 두 장 내지 세 장이 돋아나 있다. 라벤더꽃밭을 걷고 있으니 부드러우면서도 상쾌한 허브향이 온몸에 스며든다.

황무지에 가까운 땅에 라벤더를 심어 아름다운 보라색 꽃밭이 됐다. 박지도 라벤더정원 35,000㎡에는 프렌치라벤더 꽃 10만 송이가 우아하게 피어 있다.


라벤더는 훤칠한 꽃대 위에 기다란 보라색 꽃잎 두 장 내지 세 장이 돋아나 있다.


박지도 라벤더는 꽃 자체도 아름답지만 주변 마을과 바다가 어울린 모습이 매력을 더해준다. 라벤더꽃밭이 조성되어 있는 바람의 언덕 남쪽 해변에 박지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보라색 마을 지붕과 라벤더꽃밭은 섬을 둘러싼 다도해에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려놓았다.

라벤더정원을 뒤로 하고 박지선착장으로 향한다. 박지선착장에서 반월도로 이어지는 또 다른 퍼플교로 들어선다. 박지도-반월도 퍼플교는 길이가 916m로 두리-박지도 퍼플교보다 훨씬 길다.

퍼플교를 걷고 있으면 정면에서 이등변삼각형 모양의 반월도가 가슴에 안겨온다.

반월선착장 옆에 둥지를 틀고 있는 토촌마을의 보라색 지붕들이 문브릿지와 함께 점점 가까워진다. 드넓은 갯벌에는 실핏줄처럼 갯길이 나 있다. 갯벌에서는 작은 게들이 재롱을 피우고 있다. 수많은 게들이 기어 다니는 모습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갯벌을 본다.

반월도에 들어서자 반달모양의 반월도 상징물이 길손을 맞이한다.

반월도는 면적이나 인구수에서 박지도에 비해 훨씬 크다.

퍼플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1.5㎞ 거리에 큰 마을인 안마을이 있고, 오른쪽으로 500m 떨어진 반월선착장 주변에 토촌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안마을 입구에는 주민들의 평안을 위해 제사를 지내던 당숲이 있다. 당숲에는 4백 년 이상 된 팽나무와 느릅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반월도에 우뚝 솟은 어깨산(210m)에 올라 안마을로 내려가는 등산로 안내판도 세워져있다. 우리도 어깨산 등산을 하고 안마을로 내려와 당숲을 거쳐 반월선착장까지 걷는 코스로 계획했지만, 박지도 라벤더공원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어깨산 등산은 생략하기로 했다.

퍼플교 입구에서 반월선착장 사이 산자락에 조성된 버들마편초공원으로 들어선다. 박지도에 라벤더와 아스타가 보라색 물결을 이룬다면, 반월도에서는 버들마편초가 보라색 꽃을 피운다. 버들마편초는 6월에 만개하기 시작해 9월까지 핀다. 6월에는 이곳 버들마편초공원에서 ‘버들마편초 꽃축제’가 열린다.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막 피어난 버들마편초꽃이 박지도에 보랏빛 색깔을 입혀주고 있다.

버들마편초 너머로 박지도와 넓은 갯벌, 퍼플교가 펼쳐진다. 버들마편초공원에서 반월선착장 근처 도로로 내려오니 해변에 ‘I PURPLE YOU’라는 보라색 글씨가 새겨진 상징물이 맞이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글씨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다.

반월도 해변에 설치된 ‘I PURPLE YOU’라는 보라색 상징물. 많은 사람들이 이 글씨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다.


반월선착장에서 건너편 안좌도 두리선착장 옆 단도까지 연결된 문브릿지로 들어선다. 문브릿지는 바닷물의 수위에 따라 위 아래로 움직이는 부교(뜬 다리)다. 문브릿지를 건너 뒤돌아보니 보라색 다리와 보라색 지붕을 한 마을이 푸른 바다·섬 산과 행복하게 조화를 이뤘다. 보라색과 푸른색의 아름다운 동행이다.

문브릿지는 바닷물의 수위에 따라 위 아래로 움직이는 부교(뜬 다리)다. 문브릿지를 건너 뒤돌아보니 보라색 다리와 보라색 지붕을 한 마을이 푸른 바다·섬 산과 행복하게 조화를 이뤘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퍼플섬은 마을지붕과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는 물론 섬 안의 모든 구조물이 보라색으로 채색돼 있다. 여기에 보라색 꽃이 섬을 우아하게 장식한다. 신안군 안좌면의 박지도와 반월도가 그곳이다.
▶걷는 코스 : 두리주차장-퍼플교(1)-박지선착장-기바위-바람의 언덕(라벤더정원)-박지선착장-퍼플교(2)-반월도천사공원-어깨산-반월당숲-버들마편초정원-반월선착장-문브릿지-두리주차장
▶거리, 소요시간 : 8.7㎞, 3시간 소요
▶난이도 : 보통
※박지도와 반월도 해변길 일주시 12㎞, 4시간 소요(박지도만 일주하고 반월도 천사공원-반월선착장 이동시 6.6㎞, 2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두리주차장(신안군 안좌면 소곡두리길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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