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지금, 바다가 위험하다
2023. 05. 25(목) 19:29 가+가-

김종민 논설실장

전남지역 어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수산물 소비 감소에 따른 염려가 크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고스란히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생존의 문제다. 정부 시찰단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봤다.

어이가 없다. 남해안 섬지역 경남 통영시의 시장이 후쿠시마 오염수 이야기를 하면 수산물이 안 팔린다며 시끄럽게 떠들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조용한데 먼저 떠들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입살에 올랐다.

전남의 바다는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핵심 자원이다. 수산물 생산량과 생산액( 2021년 기준)은 198만톤, 3조1천2억원으로 전국 생산량(338만 톤)의 59%, 생산액(7조 9천583억원)의 39%를 차지한다. 가공품 생산량은 29만8천톤(22%), 생산액은 1조6천773억원(23%)으로 전국 1위다.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의 나라, 한반도다. 해안선 길이는 1만5천257.8㎞로 지구 둘레의 약 37%에 해당된다. 2022년 통계치로 해안선을 포함한 11개 광역지자체 중 전남이 6천872.9㎞로 전국의 45%로 가장 많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 바다가 위험하다. 전대미문의 핵공포,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똑같은 일상에 외롭고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 바다는 언제라도 너른 품을 내어준다. 오랜 벗이다. 우리 주변에는 상처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할 수 있다는 용기로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곳이 바다다. 한참 목 놓아 울고 나면 응어리진 마음이 풀리는 드라마 장면도 종종 보곤 한다. 치열한 삶 가운데서 찾는 쉼터다.

어민들은 미온적인 정부·여당이 여간 못마땅하다. 지나치게 신중한 전남도 또한 마찬가지다. 국민적 시선이 후쿠시마에 집중되고 있다. 바다를 접한 지자체라면 더욱 민감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하겠다는 현지 시찰단은 뉴스의 중심이 됐다.

초읽기다. 125만톤이 넘는 막대한 수량이 30년에 걸쳐 태평양 연안으로 방출된다. 도쿄전력은 최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 위한 1천30m 길이의 해저터널 굴착을 완료했으며 설비 공사를 6월말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를 기반으로 7-8월에 강행할 수 있다.

전 인류와 생태계를 피폭하겠다는 최악의 범죄행위라 하겠다. 도쿄전력은 저장탱크에 있는 오염수 70% 이상이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자료를 낸 바 있다. 태평양으로 흘려보내 희석되더라도 안전하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정화 처리 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삼중수소 등은 걸러지지 않는다. 삼중수소를 귀여운 캐릭터로 묘사해 홍보한 일본이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각국 요인들 식사에도 일부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 선수촌 식당에서도 논란이 됐다. 시찰단 방문 역시 명분 쌓기에 들러리 삼고자 한다. 벌써 수산물 수입 재개를 요구하며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학회가 개최한 강연회에서는 방사선 분야 석학이라는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가 우리 국민들에게 “후쿠시마 앞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1ℓ 물이 내 앞에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일본에 동조하는 맹신적 태도로 비난을 샀다.

불신만 깊어지고 있다. 오염수는 방사능 액체 폐기물이다. 현재 최선의 해결책은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저장탱크를 땅속 깊이 묻는 것 뿐이다. 아시아 각 나라에 대한 국가폭력, 전쟁이나 침략을 멈춰야 한다며 일본 시민사회도 연일 규탄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남도를 중심으로 지방정부도 팔 걷고 나서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즉각 행동해야 한다. 애초부터 시찰단의 검증은 한계가 있었다. 엄중하다. 국내외 여론을 환기하고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 정부의 실질 조치를 압박해야 한다.

최인접 국가다. 수산 1번지 전남은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 소비가 감소하는 등 이미 피해가 시작됐다. 설사 국제사회가 다 괜찮다 해도 결코 그렇치 않다. 가장 가까운 이웃국가로서 당당하게 촉구해야 한다. 국민의 명령이다. 오염수 방류는 막아야 한다.

5월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대한민국의 공식 기념일이다. 소중한 바다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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