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국정과제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 시대‘ 실현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1년이 넘었고, 취임 1주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통합법안인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3월에 행정안전위원회 여야합의를 통과해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에 있다. 정부는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치분권 관련 과제가 추가된 제5차 국가균형발전 계획을 완성하여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다.

지방시대 특별법은 기존의 국가균형발전법과 지방자치분권법을 일원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별 법률안에서는 정부가 5년 단위로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분야 국정과제를 총괄할 지방시대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핵심은 ‘어디서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리는 것’이다. 특별법 통과에 앞서 현재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립한 투자계획을 평가하여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차등 지원하고 있다.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심각성을 우려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분권은 중앙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나누고 부여하는 통치체계의 변화를 모색하는 일이다. 지역균형발전은 수도권 일극으로 치닫는 기형적인 지형을 전국 어디서 살아도 일과 삶을 병행할 수 있는 지역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일이다. 씨줄과 날줄을 잘 꿰어야 좋은 옷감을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은 국민주권과 경제주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다. 지난 3월27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제5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 수립을 위한 시도·부처 협의회’를 열었다. 핵심은 지방정부 역할의 강화라고 했다. 향후 만들어 질 ‘제5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을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간 제정되어왔던 4차까지는 중앙정부 주도였다면, 5차 계획에서는 수립 단계부터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국가균형발전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지방정부와 함께 계획초안을 작성한다는 것이다.

제5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 비전 및 전략(안)을 들여다보자. 비전은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다. 4대 전략은 지역을 살리는 과감한 교육개혁, 혁신 성장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 지역 공약을 통한 특성화 발전, 기회균등을 통한 균형발전이다.

교육개혁은 교육자유특구, 규제개선, 지방대학 창업 및 교육혁신 등이다. 혁신성장은 기회발전특구, 공공기관이전, 특화형산업 및 창업생태계 조성이다. 지역공약은 지역주도적 발전경로 확보, 사회·문화·교통 등을 포괄하고 있다. 기회균등은 디지털 역량 강화, 지방소멸 대응, 환경·복지 등 여건을 확충하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교육자유특구와 기회발전특구를 핵심전략으로 삼고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이 지방정부로 이전되고 있다. 이 부분에 큰 염려가 있다. 현재 수도권 집중현상을 그대로 둔 채로 지방정부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독자적인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면 안 된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출발선이 다르다. 인구, 산업, 대학, 일자리 등 사회문화적 격차 또한 엄청나다. 그간 수도권 중심 국가전략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이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현 수준에서 지방정부간 경쟁이 시작된다면 비수도권은 더욱 사람은 줄고 산업이 사라질 것이다. 수도권은 더욱 더 강력한 힘을 가진 지역이 될 것이다. 진정한 지방시대를 위한 정책효과를 펼치고자 한다면, 중앙정부는 전략·정책·과제 등 모든 영역에서 비수도권에게 우선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