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10)진월동 한국아델리움1차 입주자대표회의
주민 중재 소통방 운영…층간소음 갈등 해결
갈등 예방 프로그램 통해 서로 ‘이웃’ 인식
먹거리 판매·전시회 등 ‘소소문화제’ 개최
수익금 남구장학회 기부…나눔활동 뿌듯
2023. 03. 14(화) 18:31 가+가-

광주 남구 진월동 한국아델리움1차 입주자 대표회의는 주민 분쟁이나 갈등을 해결하는 소통방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작은 문화제인 소소문화제 등을 통해 이웃 간 화합과 만남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은 소통방 모임과 소소문화제 진행 모습.<진월동 한국아델리움1차 입주자 대표회의 제공>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웃사촌이 돼 살아가는 공동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라진 요즘 ‘만남이 쌓여 이웃이 사촌된다’는 사업명처럼 서로 이웃에 살며 정이 들어 사촌형제나 다를 바 없이 가까워지고 있는 진월동 한국 아델리움1차 입주자 대표회의가 그 주인공이다.

광주마을분쟁해결지원센터 소통방 운영으로 시작된 공동체는 지난해 5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층간소음, 쓰레기 문제 등 주민들이 한 아파트에서 살면서 겪을 수 있는 문제를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고, 갈등 예방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소소문화제를 개최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소통방 운영

진월동 한국아델리움1차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주민들이 분쟁을 겪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통지와 소통방을 활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민들 간의 분쟁이나 갈등으로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 관리사무소에서 해결을 위해 전화나 방문을 통해 이야기를 듣고 서로에게 말을 전달해 주는 등의 중재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는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자 갈등해소를 위해 소통방과 소통지 등의 방법을 도입하게 됐다.

소통지의 경우 아파트 단지마다 설치된 엘리베이터 안의 벽에 붙여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대화 단절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소통방은 분쟁 당사자 양측의 협의 하에 개최되는 것으로 다자 회의의 방법으로 진행된다. 관리사무소 주도 아래 관리소장과 마을분쟁해결센터에서 관련 교육을 이수한 화해지원인, 주민 중 전문적인 상담지식을 가진 전문 상담인 등이 동석해 서로의 입장을 듣고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지난해에는 소통방 신청자가 없어 시행되지 않았지만 2020년과 2021년 각각 2건씩의 분쟁을 대화로 해결했다.

소통방의 장점은 주민이 중재자 역할을 해 갈등 당사자들의 감정이 좀 더 누그러질 수 있고, 주민들의 갈등을 공동체 안에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갈등 예방 프로그램 운영

갈등 예방 프로그램은 소통방 사업의 일환으로 갈등이나 문제가 일어나기 전 예방하는 방법에 가깝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난 뒤 이웃 간 분쟁이 이전보다 훨씬 줄었다고 한다. 윗집, 옆집, 아랫집 사람들을 남이 아닌 이웃으로 인식하고 서로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갈등 예방 프로그램으로 마스크 걸이 만들기, 장아찌 만들기 등의 활동을 수행했는데 당초 예상한 인원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재료가 부족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소소문화제 개최

소통방의 작은 문화제 ‘소소문화제’를 통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소통방 홍보 및 이웃 주민과의 화합과 만남을 유도했다.

또 문화제 동안 발생한 수익은 남구장학회에 기부하는 등 공동체에서 발생한 수익을 이웃을 돕는 일에 쓰자는 취지도 많은 주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소소문화제에서 진행된 행사들은 나눔 장터, 레몬청, 파전 등의 먹거리 판매, 주민들이 소통을 주제로 그린 그림 전시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개인별 돗자리 장터, 김밥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 간의 정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핵심 행사인 나눔장터는 행사 전 주민들에게 물품을 기증받아 문화제 당일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행사는 주민 참여가 꼭 필요했는데 수익금이 기부된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긴 사람들 덕분에 기증품이 많았고, 새 물건을 내놓은 주민들도 상당수 있었다.

또 아이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개인별 돗자리 장터를 열기도 했다.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물건을 가지고 나와 스스로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경제공부와 동시에 나눔을 배우는 기회가 됐다.

먹거리 장터는 주민들이 공동으로 만든 레몬청, 파전, 팝콘 등을 판매하는 행사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과 접목시켜 다회용 그릇을 가져온 사람들에게만 판매했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이 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이 밖에 그림 전시회는 소통이라는 주제로 행사 한 달 전부터 그림을 그려 출품하고 문화제 당일 이를 전시한 뒤 가장 잘 그렸다고 생각하는 작품에 주민들이 자유롭게 투표하도록 했다.

주민들은 함께 기획하고 주최한 행사에 참가하면서 소속감과 협동심을 느꼈다. 특히 행사 마지막에는 모은 수익금 50만원 상당을 남구장학회에 기부하면서 바로 곁의 이웃뿐만 아니라 조금 더 넓은 범위의 이웃을 돕는 값진 경험을 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주민들의 참여가 높은 만큼 다음 행사는 더 큰 규모로 열릴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순례 이웃사촌 소통방장 “이웃끼리 협력해 정 나누는 동네로”

김순례 이웃사촌 소통방장

“10년간 이웃사촌 소통방에 참여하며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심한 층간소음 갈등을 대화로 해결했던 경험입니다.”

김순례(64) 한국아델리움1차 이웃사촌 소통방장은 지금까지의 마을공동체 사업을 회상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아델리움1차 이웃사촌 소통방은 광주 남구마을공동체협력센터의 도움으로 아파트 관리 소장과 입주민들이 힘을 모아 시작됐다.

처음에는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활동했고 많은 갈등을 대화와 중재로 해결하는 성과도 얻었다.

특히 이전에는 개인적으로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려다 주민끼리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소통방 도입 이후에는 대화를 통해 각자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 사과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에 더 나아가 갈등이 일어난 경우에 중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고민 끝에 갈등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

김 방장은 “옆집 주민끼리도 잘 알 수 없는 삭막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함께 교류하고 친밀해진다면 서로 이해도가 높아져 분쟁을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더 많은 주민들의 참여와 친목을 유도하기 위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소문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 방장은 “2021년과 지난해 소소문화제에서는 수익금 전액을 남구장학회에 기부하는 등 우리 아파트 주민뿐 아니라 동네 이웃도 돕고자 했다”며 “올해는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주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도 함께 봉사하는 소통방 위원들 덕분이다”며 “모두 봉사활동으로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일을 하고 있지만, 힘든 내색이나 다툼 한 번 없이 즐겁게 참여하고 있는 것은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기쁨에서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즐겁게 활동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김 방장은 특히 젊은 주민들의 유입이 활성화 되기를 희망했다.

끝으로 “이웃사촌 소통방이라는 이름처럼 이웃끼리 소통하고 협력해 사촌처럼 지낼 수 있는 마을공동체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함께 배려하고 봉사하면서 정을 나누는 따뜻한 동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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