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8)지역교육네트워크 화월주
아이들 눈높이 맞춘 참여형 교육공동체 ‘우뚝’
2009년 결성…현재까지 80여개 단체와 협의체 구성
청소년 대안학교·서구청소년문화의집 시소센터 운영
달팽이학교 통해 코로나로 훼손된 관계형성·회복 주력
2023. 02. 21(화) 20:06 가+가-

‘아이들이 행복한 동네’를 만들고자 설립된 지역교육네트워크 ‘화월주’는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훼손된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춰 ‘달뫼마을 달팽이 학교’ 등 활동을 전개했다. 사진은 월산초등학교·무진중학교에서 공동체 놀이 등을 펼치고 있는 모습. <지역교육네트워크 화월주 제공>


무진중학교·광주대성초등학교 등 많은 학교가 광주 남구 월산동에 위치하고 있다. 학교가 파하면 아이들은 바쁘게 어딘가를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아이들의 발길이 닿는 곳은 금호평생교육관 내에 마련된 마을청소년카페 ‘친구네집’.

친구네집이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뉘앙스처럼 이 곳은 수다부터 만화책 보기·숙제·식사 등 다양한 아이들이 쉽게 문을 열고 들어와 주체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누리며 일상 속 돌파구를 마련, 공간적 해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했다.

2016년 9월 문을 연 이래로 개소한 지 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무진중 학생 절반이 거쳐간 것으로 추산될 만큼 인기가 높다. 오늘날까지도 월 평균 180여명의 학생이 이 곳을 찾고 있다.

이곳의 운영주체는 ‘지역교육네트워크 화월주’(이하 화월주)로, 2009년 12월 ‘아이들이 행복한 동네’를 만들어보고자 교육 공동체에 관심 갖고 있던 다양한 분야 현장활동가들이 모여 화정동, 월산동, 주월동 지역을 중심으로 3개 마을명의 첫 글자를 따 단체를 결성하며 시작됐다.

과거 광주의 대표 낙후 구도심이었던 화정동·월산동·주월동에는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소년소녀 가장 등이 많아 아이들의 돌봄 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특히나 외부환경에 대해 큰 영향을 받는 아이들이기에 사고나 활동 또한 대부분 위축돼 있었다. 화월주는 마을 안에서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아이들을 건강하게 성장시켜보자는 취지 하에 이 풍경 안으로 들어가 활동을 시작했다.

어느덧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화월주는 80여개 기관·단체와 학교·지역사회·가정을 연계한 협의체 구성을 통한 교육복지안정망 마련 등 지역의 어린이·청소년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현재는 위에서 언급한 마을청소년 카페 친구네 집을 비롯해 학교 밖 청소년 자립 역량 강화 및 잠재 능력 계발을 통해 소속감과 사회 적응능력 향상을 돕는 학교 밖 청소년 대안학교 ‘화월주 성장학교 다온’과 일상생활권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마을 청소년 활동 거점 공간이자 지역사회와 연계해 상호돌봄을 충족할 수 있는 광주시 서구청소년문화의집 ‘시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화월주는 지난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훼손된 관계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초등학교·중학교 학생들은 학교를 통해 또래들과 만나면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관계형성 역량·감수성 등을 키워나가나 코로나로 인해 그러한 역량이 충분히 영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화월주는 핵심사업으로 이같은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달뫼마을 달팽이학교’라는 활동을 전개해왔다.

해당 활동은 크게 ‘꿈찾는 달팽이’, ‘달팽이 전통 사랑방’, ‘달달한 작당’ 등의 성장활동과 ‘달팽이학교 교무회의’, ‘청소년네트워크 활동’ 등 네트워크 활동으로 나눠 지난해 6월1일을 기점으로 진행해 왔다.

이중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청소년 카페 운영과 프로젝트 활동들을 진행하는 청소년 마을 방과후 활동 달달한 작당이다.

월산동 청소년 30여명을 대상으로 친구네집과 월산동 일원에서 진행한 해당 프로그램은 청소년 스스로 운영방식 및 운영규칙 수립, 역할 분배 등을 통해 역량을 강화시키는 마을청소년카페 운영위원회 ‘디딤돌’을 시작으로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 먹는 프로젝트를 통한 청소년 또래공동체 형성과 관계 만들기 연습 등을 도운 청소년 공동밥상 ‘푸렌즈’, 간단한 쿠키부터 기술이 필요한 디저트까지 만들며 또래 관계형성을 만드는 데 기여한 청소년 제빵 동아리 ‘빵타지아’ 등 30차 시에 걸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활동을 전개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광주 무진중학교 1학년 5개반 1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7-8월 6회에 걸쳐 운영한 꿈찾는 달팽이 활동도 있다.

플로리스트·치과의사 등 실제로 해당 직업군에서 활약하는 마을 주민들과 연계해 직업체험과 경험담 등을 들을 수 있도록 진행한 해당 프로그램은 길에서 마주친 어른들과 소통하고 구체적으로 직업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것은 물론 진로 탐색에도 혁혁한 성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공동체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팀 빌딩, 공동체 놀이 등 또래공동체 활동도 진행, 코로나 19의 후유증으로 훼손된 또래 관계의 회복 활동을 효과적으로 도왔다.

마을공동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과 맞닿아 펼친 마을어른들에게 절기와 절기 관련 활동을 배우는 ‘달팽이 전통 사랑방’도 7-11월 진행했다.

월산초등학교 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해당 활동은 농경사회를 경험한 마을 어른을 초청해 조상들의 삶의 모습과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소서, 백로 등의 절기와 비석치지, 레몬청 만들기 등 절기와 관련된 활동을 펼쳐 계절의 변화와 공동체 일원으로써의 감각을 익혀나갈 수 있었다.

이밖에도 놀이마당, 워크숍 등으로 구성해 월산동 내 초·중·고 청소년 교류활동, 남구 지역 다른 마을학교 청소년과의 교류활동을 펼친 ‘청소년 네트워크 활동’과 좀 더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교육을 펼치기 위해 달팽이 학교 커리큘럼 개발 및 운영, 활동가 역량강화 교육 및 활동가 지원 등을 진행한 ‘달팽이학교 교무회의’ 등도 모두 올해 화월주의 주효한 활동이다.

광주 대표 마을교육공동체인 화월주는 앞으로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춰 트렌드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과 아이들이 잘 자라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색해 화월주 뿐만 아닌 전국적으로 화월주와 같은 교육공동체가 탄생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신승원 사단법인 화월주 대표·박수림 친구네집 담당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선 마을에 사는 모두가 팔을 걷고 나서야만 합니다.”

남구 봉주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에 있을 때 화월주와 인연을 맺어 활동하다 퇴직 이후 2016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는 신승원(70·사진 오른쪽) 사단법인 화월주 대표와 청소년 상담학을 전공해 화월주가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서구청소년문화의집 ‘시소센터’에서 청소년 지도사 업무를 경험하다 아이들과 같이 마주치며 활동하는 것에 적성이 맞음을 느껴 친구네집 업무를 맡고 있는 박수림(24·사진 왼쪽) 담당은 바람직한 청소년교육 방향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들은 “현재 교육의 책임은 모두 학교와 국가에만 돌리고 입시에만 몰입돼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마을 속에서 교육 소재를 찾고 기관·학부모·기업들이 교육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책임도 같이 져야한다”며 “학교를 벗어나 마을만 보더라도 각각의 직업을 갖고 있는 전문가인 마을 어른, 다양한 생태계 환경 등 활용할 수 있는 마을 자원이 많은 만큼 이것들을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들의 업무가 아이들과 맞닿아 활동하는 만큼 우여곡절도, 아이들에 의해 감명받은 적도 수두룩하다.

신 대표는 “과거 한 학생이 방황 등 위기에 처해 알아보니 가정에서 큰 문제가 있어 아이를 돌볼 수 없던 상황에 놓여있었다”며 “당시 화월주를 비롯해 동사무소와 심리치료소 등 온 동네가 발 벗고 나서 정신적·경제적 도움을 준 덕에 그 학생은 다시금 사회적 안전망으로 들어와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는데 노력하면 방치된 아이들에게 도움될 수 있다는 배움을 얻을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 담당은 “하루는 몸이 무척이나 아파 아이들에게 아프다고 하니 친구네집을 자주 찾던 고등학생들이 택시까지 타면서 약과 케이크를 사온 적이 있었는데 큰 감동이었다”며 “학생들과 맞닿을 수 있는 공간에 있으면서 말 터놓을 수 있는 어른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 도움이 될 수 있는 점 그게 가장 내게도 벅차는 지점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 대표와 박 담당은 “앞으로도 화월주를 비롯한 전국의 마을교육공동체가 교육 분야 확장에 활약함으로써 미래 교육의 디딤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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