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관건은 다양성입니다. 얼마나 많은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느냐의 여부가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다양성은 곧 번영의 파워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는 많은 공동체가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통해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며 서로 다른 삶을 존중함으로써 건강한 사회를 일궈냅니다. 이렇듯 다양한 삶 속에서 글로벌과 지역, 공공과 민간, 중심과 주변, 다수와 소수, 의무와 권리, 첨단 기술과 저 기술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안건입니다. 어쩌면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선결되어야 문제이며 지속적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입니다.

세계적인 흐름도 마찬가지입니다. 2022년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로마에서 개최된 국제기록관리협의회(ICA : International Council on Archives)의 주제를 살펴보면 그 문제가 이 시대 주요 의제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향후 아카이브(Archives)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아카이브는 미래에 3가지 격차 해소(Archives : Bridging The Gap)”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디지털 격차 해소(bridge the digital gap)입니다. 아카이브는 블록체인,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인공지능 및 알고리즘 기술 등 새로운 기술과 환경을 반영하여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둘째, 문화적 격차 해소(bridge the cultural gap)입니다. 아카이브는 창의적 문화, 직업 정체성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협력과 교육으로 발생 가능한 문화적 격차를 해소하는 데 일조해야 합니다.

셋째, 민주주의 격차 해소(bridge the democracy gap) 입니다. 아카이브는 시민과 정부를 더 가깝게 하고, 시민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부여하며,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카이브가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한다면 우리 모두가 지금보다 훨씬 행복한 미래사회를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아카이브는 더 편안한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브릿지(bridge)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카이브에 충실해야 할 이유입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이러한 아카이브의 미래 방향을 잘 가늠하여 현실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는 수집하고 기록하는 일 못지않게 이의 활용 문제도 고민해야 합니다. 5·18기록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때입니다. 이러한 점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만이 안고 있는 과제가 아닙니다. 우리 지역사회, 국가, 그리고 전 세계가 아카이브가 안고 있는 ‘격차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우리가 미래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입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그 점을 잊지 않고 디지털 관점과 문화적 관점 그리고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꼼꼼하고 차분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사실은 이미 출발했습니다. 미래 아카이브로 신기술 개발에 기여하고, 창의적인 교육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시민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새로운 디지털 만남의 장’을 만들어 교류와 네트워크의 힘을 길러나갈 예정입니다. 아카이브는 건강하고 행복한 우리 미래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 구축에 올 한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