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의 광주땅 '최초' 이야기](71)화류계
1908년 학생회관 자리에 요정 ‘북촌루’ 등장
동문통 서촌루·적십자병원통 춘내가·신광원·춘목암 잇따라
1962년 양림동 ‘계명여사’ 전남도 위탁 윤락녀 구호사업소
불로·황금·호남동 일대 1970년대 초반 주점 130여개소 번창
2022. 12. 15(목) 20:00 가+가-
2014년 광주 성매매피해상담소 ‘언니네’는 광주지역 성매매 가능성이 짙은 업소는 2천487곳이라고 밝혔다. 광주지역을 대상으로 최초로 실시된 실태조사 결과로 성매매 방지법 10년 이후 바뀐 것은 없었다고 한다.

2009년 이후 5년간 광주 유흥업소는 19.1%가 늘어났다. 유흥가를 벗어난 주택가에는 변종 성매매 업소들이 번져가고, 키스방·대딸방·출장형인터넷사이트도 등장했다. 성매매가 사회구조적인 요인으로 발생함에 주목했다.

광주최초 기생에 대한 얘기는 14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매(小梅)란 기첩을 두고, 광주목사 신보안과 전 만호 노흥준 간 치정(癡情)이 발생한다. 세종은 광주목을 무진군으로 강등한다. 불미스런 일로 고을지위가 떨어지니 광주인들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깊은 반성·회복운동에 문종은 특명으로 1451년 복구해준다.

광주읍성에 관기(官妓)예인(藝人) 양성관련 기관이 존재한 성싶다. 16세기 김우윤 광주교방가사와 신응시·양응정 광주교방가요가 남아있다. 1872년께 광주지도에는 ‘교방청(敎坊廳)’이 선연하다. 1897년 광주읍지에 ‘장악원’(掌樂院)소속으로 노(奴) 5명·비(婢) 6명·악생(樂生) 1명·악공 3명·취타수 20명·보인 48명이 보인다.

같은 책에 1553년 오겸 목사 부임, 문회연에서 이후백이 교방기녀 80명에게 글을 써줬다는 대목을 정경운(2016근대기 광주권번 운영의 변화과정 연구)은 밝힌다. 덧붙여 조선후기 광주기녀는 이규리(2003)·황미연(2007) 논문을 바탕으로 30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노래·춤·악기·시·서·화에 능해 예인으로 시대를 풍미했지만, 기생·기방에 관련 별칭은 많이 변했다.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해어화(解語花)를 비롯해 예기(藝妓)·창기(娼妓)·창녀·여급·작부·접대부·야화와 요정·유곽·권번·공창·사창·방석집·색시촌·매음굴·유리방·홍등가·환락가·윤락가·유흥가·집장촌·적선(赤線)지대다.

광주최초 요정은 1908년 황금동 42(56)번지에 연 북촌루로 학생회관 자리다. 더불어 동문통 서촌루, 광주천 조탄보변 부동정 135(174)번지 적십자병원통 춘내가, 옛 그랜드호텔 뒤 현 불로주차장터인 122번지 신광원, 황금동 83번지 춘목암이 차례로 등장해 이름났다.

1908년 광주최초 요정 황금동 북촌루(○ 표시), ☆는 우체국, ♡는 무등극장(사진으로 본 광주100년).


1908년 기생·창기단속령 이후 기녀들의 활동은 관청관할에 놓이며, 감시를 받는다. 1916년 불로동(부동정)39번지 일대가 유곽지대(대좌부영업)로 지정됐다고 관보에 오른다. 주변에도 송옥루와·서흥관 포함 9집 29명이 고객을 맞이했고, 본디 일본군인 위안소 5개소가 기원이란다.

1916년 불로동 유곽지대 지정도(국가기록원, 관보 1916.8.22).


1917년 6월18일 광주예기(藝妓)조합(정인준)이 남문밖에 공식허가를 낸 뒤, 23-24일 양파정에서 창립기념 원유회를 개최한다. 1918년 조선미인보감에 광주조합 7명(14·16세)이 든다. 1920년께 남밖에기생조합(최서현)이 남동 21번지에 보이고, 광주출신 기녀 50명이 소속된다.

1922년 붕밖에기생조합(최서국)이 금남로4가 76번지에 타지출신 30명으로 생긴다. 이후 북문밖은 광주권번, 남문밖은 광산권번이 된다. 두 조합은 1932년 4월 통합해 광주권번(光州券番)주식회사(김승연)로 자본금 5천원으로 거듭난다.

이명진(2018광주권번을 통해서 본 광주지역 판소리의 전승양상)은 1935년 동맹파업이후 예기자영이다가 1938년 공식 청산종료에 이르고, 1942년 폐쇄명령이 내린다. 광복 후 복설, 1947년 공창제도 폐지령에도 유지됐다고 보았다.

광산권번터 토지이력서는 1912년 서남리 188번지로 조홍철 소유 146평이다. 1919·1920년 극락내방 서인수와 서남리 김치주, 1925년 정덕범이 임자다. 1951년 광주국악원이 되고, 옛 대성학원 앞 한옥이다. 건축물구대장에 대지·건축면적 489·181㎡ 목조로 서석동 김봉호터다. 3칸집 대청마루는 무용, 방 2개는 기악·창을 가르쳤단다.

광주권번터는 수기옥정 350번지로 현 금남로 4가 75-77번지 일대다. 1912년 장학신 터였다가 1913년 기례방면 성저리 김인수와 홍순명이 주인이었다가 화순동복에 연고를 둔 오헌창·병남 소유가 된다. 76번지 30평은 국유지다가 1930년 광주면·오병남 땅이 된다.

1926년 예기인기투표 신문광고는 남·북권번 간 경쟁구도를 짐작케 한다. 1927년 4월말, 이틀간 신문지국 낙성식 예기공연에 객석이 가득했단다. 1936년 건강진단자 중 진단을 요하는 요정 수는 4곳이며, 예창기(藝娼妓) 수는 35명이다. 검진자 연인원 1천492명 중 병독감염자는 연인원 95명이다. 1937년 판 광주부세일반에 따른 것이다.

1960년대 양림동 108번지에 위치한 계명여사(조아라)는 전라남도 위탁 윤락녀 구호사업소다. 한국전쟁이후 건립된 YWCA 성빈여사에서 끈을 이은 것이다. 1962년 첫 개소에 45명, 이듬해 183명, 1964년 268명을 수용한다. 1968년까지 미용, 바느질과 같은 직업교육을 받은 자가 618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광주여성사3권’에 추주희(광주지역 성매매집결지의 역사와 여성의 삶)가 쓴 글에서 뽑았다.

1962년 양림동 광주계명여사(소심당 조아라도록2020).


1987년 광주시보 67호 ‘삼성동(불로·황금·호남)유래를 찾아서’ 편에 1970년대 초반 주점이 130여개소로 번창했고, 여자종업원만도 700명이 북적거렸다고 기록돼 있다. 1980년대-20세기 황금동콜박스 이외에도 10여곳에 ‘쉬었다가세요’ 골목이 있었다.

역전·차부·장터를 따라 숙박업소를 낀 곳으로 금동 대동약국-남광주역, 대인동구역-터미널통, 신역 동편 중흥동 호전 북서편 지금 향토문화로, 계림동 아리랑하우스 언저리, 우산동 말바우사거리-전대방향 서방로변, 월산동 까치고개 진아리채아파트신축 독립로변, 월산4거리 북서쪽 양동40번지 구성로변, 학동 664·873번지 일대 증심사 어귀 의재로변, 송정리 역전 1003번지와 미군기지 고내상 용보촌이 그렇다.

월산동 까치고개 독립로변 주점들(향토지리연구소2005).


송정동 고내상 미군기지 용보촌(향토지리연구소2005).


주월동 957-4번지 준영빌딩에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가 위치한다. 2005년 사회복지봉사활동인증센터 지정과 함께 송정리성매매업소 화재사건대책위원에 임한다. 언니네 상담소를 비롯해 푸른꿈터, 광주여성자활지원센터,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조직에 20명이 종사하고 있다.

지난해 금남로2가 광주여성가족재단에서 발표한 광주성매매실태조사 보고서를 요약해 본다. 집결지 실태에서 대인동은 유리방은 모두 사라지고, 비등록 휘파리 형태 영업 3개가 남아있다. 양동 닭전머리 일대는 유리방 업소가 5개다. 계림동은 대로변에 인접한 2개, 10명의 여성종사자가 있다. 송정동은 유흥주점으로 1곳이 등록돼 있고, 1003번지는 청년층창업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입영열차에 오르기 전 광주 벗들은 황금동 콜박스로 안내했단다. 1939년 임선규 작 영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주제가는 김준영이 작곡하고, 김영춘이 부른 ‘홍도야 우지마라’다. 1940년 이화자는 화류춘몽을 노래한다. 젓가락 장단에 맞춰 열창이었다.

지난해 3월16일 개정시행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을 본다. 화대거래자는 범인이다. 성문화 일상 인식, 지금 대전환기임을 명심하자.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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