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증한 ‘이건희컬렉션’이 오는 10월 광주 시민들을 찾아간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사람의 향기, 예술로 남다’전을 오는 10월4일부터 11월27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3,4,5,6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지역 협력망사업 일환이자 ‘이건희컬렉션’ 지역 순회 첫 번째 전시다. 이 회장이 보여준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국근현대미술의 흐름과 가치를 조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해 4월 이 회장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3천283점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지역 미술관에 기증됐다.

이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문화재와 미술품 기증으로, 나눔의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보여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50점), 대구미술관(7점), 전남도립미술관(6점) 그리고 광주시립미술관(30점)이 소장하고 있는 이건희컬렉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45명 작가의 작품 93점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박수근作 ‘세 여인’,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환기作 ‘30-Ⅲ-68#6’,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특히 이번 전시는 서양화의 도입으로 변화된 한국 미술계 상황부터 20세기 후반 미술에 이르기까지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근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대가들의 작품을 ‘계승과 수용’, ‘한국화의 변용, 혁신’, ‘변혁의 시대, 새로운 모색’, ‘추상미술과 다양성의 확장’ 크게 네가지 섹션으로 나눠 선보인다.

‘계승과 수용’에서는 서양화 도입으로 변화된 한국 미술계의 상황을 허백련(1891-1977), 김은호(1892-1979), 오지호(1905-1982), 이인성(1912-1950) 등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한국화의 변용, 혁신’에서는 이응노(1904-1989), 김기창(1914-2001)을 중심으로 한국화의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보여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변혁의 시대, 새로운 모색’ 섹션에서는 1940-50년대 식민지 종결과 한국 전쟁, 분단 등 질곡진 역사를 관통하면서 시대의 아픔과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표현한 이중섭(1916-1956), 박수근 (1914-1965) 등의 작품과 구상미술의 새로운 시도를 한 권옥연(1923-2011), 임직순(1921-1996)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추상미술과 다양성의 확장’ 섹션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1913-1974), 유영국(1916-2002) 작품과 새로운 실험적 미술작업을 한 곽인식(1919-1988), 전광영(1944-) 등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한편, 국립광주박물관에서도 오는 10월5일부터 내년 1월29일까지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주제로 ‘이건희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를 비롯해 백자 청화 대나무 무늬 각병(국보) 등 170건 271점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작품에는 국가지정문화재 16건 31점이 포함돼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