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전문가들이 쏟아낸 강진 관광 활성화 전략
2022. 07. 24(일) 18:58 가+가-

이경수 본사 대표이사·경영학 박사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관광객 500만명 시대를 선언한 강진군에 최근 내로라하는 전국의 관광전문가들이 모였다. 현재 지역관광산업 활성화 정책 중 가장 뚜렷한 성과를 보이며 매년 지자체가 앞다퉈 한국관광공사에 사업신청을 하고 있는 ‘관광두레’의 기획자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김성진 정책정보센터장과 한국지역문화진흥원장을 지낸 김영현 박사,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신안군 관광대사로 활동하는 박정하 대사, ‘청산도 구들장 논’을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기획한 ㈜명소 IMC 황길식 대표가 주인공이다. 여기에 광주·전남지역의 다양한 관광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해 온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강신겸·정경운 교수와 광주대 호텔관광경영학부 안태기 교수, 그리고 관광 콘텐츠 개발 및 실행 전문가인 정성문 박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이 모인 목적은 강진군 월출산권역의 관광자원 실태를 진단하고 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찾고자 하는 것이었다. 주최는 강진군 문화관광과, 주관은 우리지역 관광 콘텐츠 개발 및 컨설팅 전문업체인 ㈜더채움과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맡았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새 단체장의 중점시책으로 삼고 있는 강진군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청자와 마량항, 가우도, 다산초당과 백련사 등 관광객이 붐비는 명소 외에 새로운 관광자원을 찾아내고자 하는 기획이었다. ‘남도답사 1번지’라는 옛 명성을 살리고 ‘관광 강진’의 도약을 꾀하는 시도였다.

1박2일, 24시간 일정으로 짜여진 프로그램은 시종일관 진지하게 진행됐다. 오후 3시 월출산 국립공원 아래 월남마을의 ‘이한영차문화원’에 집결한 답사단은 간단한 상견례와 함께 바로 답사에 나섰다. 답사단은 집결지에서 부터 이곳의 무궁한 가치를 예감했다. 첫 만남의 장소가 월출산 남쪽 자락에서 대대로 우리 차문화 천년의 맥을 이어 온 차(茶)의 종가, 이한영 선생의 생가였다.

외지에서 온 답사단은 월출산을 배경으로 녹색이 물결을 이룬 강진다원에서 부터 탄성을 터뜨렸다. ‘오설록’에서 운영하는 강진다원은 33ha에 달하는 드넓은 차밭이 월출산의 산세와 절묘하게 어루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장 답사 열기는 고조됐다. 다원의 풍광을 눈동자 가득 담으면서 다음 답사지인 백운동원림으로 향했다. 제13대 동주 이승현 선생의 안내로 현재 지어지고 있는 백운동원림전시관을 둘러본 뒤 골짜기 깊은 숲에 들어 앉은 백운동원림에 들어섰다. 1600년대 지어진 이곳은 월출산을 배경으로 계곡물을 자연스럽게 끌어오는 등 한국 전통 원림의 원형을 잘 살린 명승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자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정약용과 초의선사 그리고 수많은 선비들이 교류했던 옛 문화의 향기를 되새겼다.

무위사에 이어 월남사지까지 현장 답사를 마친 후 이어진 전문가 집담회는 더욱 진지하게 진행됐다. 이곳이 자연과 역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관광자원의 보고임에는 이견이 없었다. 경험 많은 전문가들답게 제시하는 해법도 명확했다. 월출산 주변 관광자원과 관련해서는 활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제 이들 자원들을 연계해 권역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월출산 주변은 과거부터의 자연자원, 인문자원 등이 잘 보전돼 있기에 관광지로 개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의 경관자원들을 보존하고 주민들의 생활여건 개선 측면에서 접근해 최소한의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나왔다.

집담회는 밤늦게 까지 계속됐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강진군 김영빈 관광과장(현 전략사업추진단장)을 비롯한 담당공무원들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질문과 답변, 그리고 의견개진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관광트렌드를 고려한 관광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가우도 등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관광자원들을 야간관광 목적지로 조성하는 방안, 월출산 권역처럼 정신유산이 보존된 곳은 품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광상품이나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공공기관의 회의실에서 식순에 따른 진행과 의례적인 의견제출 등의 형식을 탈피하고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환대시설에서 격의 없이 생각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하는 집담회는 전문가들의 혜안과 통찰을 쏟아져 나오게 만들었다.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전문가들이 남도의 작은 공간에 모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모을 수 있다면 지역, 특히 농어촌 발전에 한평생 애정을 쏟아온 이들에게서 천금 같은 어록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번 강진 월출산 권역 관광전문가 현장 답사 프로젝트는 그런 점에서 주목을 받을 만하다. 어느 자치단체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행사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공무원들이 앞장 서 전문가들을 모으고, 어떤 경우엔 ‘쓴 소리’까지 들을 수도 있지만 강진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전문가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진군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 성과는 기대 이상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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