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신안 도초도 팽나무·수국길
섬을 화려하게 장식한 십리 팽나무길에 핀 수국
2022. 07. 19(화) 19:27 가+가-

‘환상의 정원’은 하천변 둑길에 식재한 팽나무 가로수와 수국길이 수국공원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로, 그 길이가 3.2㎞에 이른다. 팽나무 십리길 ‘환상의 정원’이라 불리는 이 길에는 수령 70-100년을 자랑하는 716그루의 팽나무들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다.

섬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가슴 설렌다.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널 땐 세속의 무거운 짐을 벗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탈출하는 것 같다. 천사대교를 건너 암태도 남쪽 남강선착장에서 비금도 가는 여객선을 탄다. 다도해를 이룬 바다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어 비금도까지 가는 여정을 즐겁게 해준다.

암태도에서 40분을 달려 비금도 가산선착장에 도착했다. 비금도 넓은 염전지대를 거쳐 도초도로 들어선다. 비금도와 도초도는 섬의 크기가 비슷할뿐더러 나란히 위치하여 형제처럼 지내는 섬이다. 비금도와 도초도 사이에 1996년 서남문대교라는 이름의 교량이 놓여 두 섬 주민들은 이웃처럼 오가며 지낼 수 있었다.

짙푸른 팽나무가로수는 월포천이라 부르는 하천 옆 둑길을 따라 이어진다. ‘환상의 정원’이라 표기된 표지석이 우리를 맞이한다. 팽나무길에 들어서자 키 크고 푸른 팽나무 가로수가 나란히 이어지고, 가로수 아래로는 수국이 아름답게 꽃을 피웠다. 보라·핑크·분홍·빨강·흰색 등 형형색색의 수국꽃이 화려하고 탐스럽다.

짙푸른 팽나무가로수는 월포천이라 부르는 하천 옆 둑길을 따라 이어진다.


팽나무길에 들어서자 키 크고 푸른 팽나무 가로수가 나란히 이어지고, 가로수 아래로는 수국이 아름답게 꽃을 피웠다.


팽나무 가로수만으로도 운치가 있는데 여기에 수국이 아름답게 피어있으니 ‘환상의 정원’이 아닐 수 없다. ‘환상의 정원’은 하천변 둑길에 식재한 팽나무 가로수와 수국길이 수국공원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로, 그 길이가 3.2㎞에 이른다. 정확하게 십리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팽나무 십리길이라 부른다.

팽나무 십리길 ‘환상의 정원’이라 불리는 이 길에는 수령 70-100년을 자랑하는 716그루의 팽나무들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다. 이 팽나무들은 2020년 3월부터 전국 곳곳 야생에서 자란 수형 좋은 팽나무를 기증받아 월포천 둑길에 심은 것이다.

한 아름 정도 되는 팽나무는 짙은 녹음을 드러내며 그늘을 만들어주고, 수국이 청초하면서도 화사하게 피어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꽃길을 걷다보면 길을 걷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예쁜 꽃이 핀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핀 꽃은 웃음꽃으로 다시 피어난다.

수국이 꽃을 피우는 여름철에는 ‘팽나무 십리길’은 ‘수국 십리길’이 된다. ‘수국 십리길’ 60만 그루 수국이 도초도의 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해준다. 도초도 팽나무 십리길은 산림청 주관 ‘2021년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가로수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팽나무·수국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하천에는 짙은 녹음과 화사한 수국이 반영을 이뤘다. 이런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는 흰 구름이 푸른 하늘에서 춤을 춘다. 푸른 벼논을 배경으로 핀 형형색색의 수국꽃이 싱그럽다. 벼논 뒤로 멀리 영화 ‘자산어보’를 촬영했던 초가가 바라보인다.

팽나무·수국길은 수국공원으로 이어진다. 수국공원에 들어서자 다양한 색상의 수국이 화려하게 꽃을 피워 방문객을 맞이한다. 도초도 수국공원은 폐교된 도초서초등학교 자리를 신안군이 매입해 조성했다. 옛 초등학교 자리에는 전통정원을 꾸며놓았다. 기와를 얹은 예쁜 흙 담장과 솟을대문이 있고, 담장 아래에 수국을 심어 우리의 옛 정서와 수국꽃의 탐스러운 이미지를 합성해놓았다.

도초도 수국공원은 폐교된 도초서초등학교 자리를 신안군이 매입해 조성했다. 옛 초등학교 자리에는 전통정원을 꾸며놓았다.


옛 도초서초등학교 뒷동산에는 여기저기 오솔길이 이어지고, 우리는 오솔길을 걸으며 수국꽃과 눈을 맞춘다. 나선형 오솔길을 따라 이리저리 걷다보니 수국공원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 서 있으니 공원 바로 아래 지남리마을과 들판, 멀리 죽도해변까지 주변 풍경이 시원스럽게 다가온다.

지남리마을은 모든 지붕이 파란색이다. 신안군은 섬마다 고유의 색을 정해 지붕을 같은 색으로 통일해 관심을 끌고 있다. 퍼플섬(반월도, 박지도)은 보라색, 선도는 노랑색, 12사도길이 있는 대기점도·소기점도는 빨강색 지붕이 바로 그러하다.

수국공원을 한 바퀴 돌고나서 지남리마을로 내려온다. 마을 옆길로 내려오니 ‘문바위·가는게해수욕장’ 이정표가 세워져있다. 이정표 방향을 따라 마을을 등 뒤에 두고 임도를 따라 걷는데 팽나무 수국길과 주변 들판, 섬마을들이 거대한 풍경화처럼 한눈에 바라보인다.

임도를 따라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정자가 길손을 기다리고 있다. 정자 아래 해변에 가는게해수욕장이 숨어있다. 폭이 100m가 채 넘지 않는 곱고 작은 백사장은 깊숙한 만 안쪽에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삼면이 산줄기로 둘러싸여 아늑하다.

정자에서 좁은 산길로 5분 정도 걸으니 문바위·아편바위로 가는 길과 ‘자산어보’ 촬영지로 가는 길이 갈린다. 우리는 해안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왼쪽 문바위·아편바위 방향을 선택한다. ‘자산어보’ 촬영지로 가는 갈림길에서 5분 정도 더 가니 기암절벽을 이룬 도초도 서쪽해변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곳까지만 다녀가는 게 좋을 듯싶다.

북쪽으로 기암절벽을 이룬 해변 뒤로 비금도의 그림산·선왕산 등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비금도와 도초도 사이에 떠 있는 10여 개의 작은 무인도들도 도초도·비금도 풍경을 예쁘게 장식해준다. 남쪽에서 다가오는 우이도와 동소우이도·서소우이도 등 우이군도를 이룬 섬들이 해무에 살짝 뒤덮여 신비롭다.

기암절벽을 이룬 도초도 서쪽해변은 절경이다. 북쪽으로 기암절벽을 이룬 해변 뒤로 비금도의 그림산·선왕산 등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오던 길을 되돌아 ‘자산어보’ 촬영지로 향한다. ‘자산어보’ 촬영지가 가까워지자 초가 두 채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에서 떨어진 외딴 해변언덕에 초가가 쓸쓸하게 앉아있다.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귀양생활을 하면서 겪었을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 ‘자산어보’의 촬영장소를 물색하다 흑산도가 아닌 도초도에 세트장을 세웠다. 영화 ‘자산어보’는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이 섬마을 어부 창대를 스승 삼아 어류대사전 ‘자산어보’를 집필한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서 정약전이 살았던 ‘가거댁 초가’가 바로 이곳이다. 초가집은 대청마루가 중앙을 관통하여 탁 트인 바다가 그대로 바라보인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 ‘자산어보’의 촬영장소를 물색하다 흑산도가 아닌 도초도에 세트장을 세웠다.


영화에서 정약전이 살았던 ‘가거댁 초가’가 바로 이곳이다. 초가집은 대청마루가 중앙을 관통하여 탁 트인 바다가 그대로 바라보인다.


초가집 대청마루에 앉아 망망대해에 떠있는 섬들을 바라본다. 강진에 유배된 동생 정약용과 서울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했을 정약전의 애절함이 느껴진다. 멀리에서부터 파도가 그리움을 싣고서 밀려온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수령 70-100년을 자랑하는 716그루의 팽나무 십리길에는 60만 그루의 수국이 도초도의 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팽나무길이 끝나는 곳에 수국공원이 있다. 수국공원에서 다양한 색상의 수국과 눈을 맞추고 나서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로 가는 길에서는 도초도 서쪽 아름다운 해변을 감상할 수 있다.
▶코스 : ‘환상의 정원’ 표지석→팽나무 십리길→수국공원→가는게해수욕장 갈림길 정자→‘자산어보’촬영지
※거리, 소요시간 : 6.2㎞, 2시간 소요
※교통편 : 도초도로 가기위해서는 두 군데에서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 천사대교를 건너 암태도 남강선착장에서 비금도 가산선착장에 도착한 후 비금도와 도초도를 연결한 연도교를 건너가는 방법과 목포항(또는 목포북항)에서 도초항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많이 본 뉴스
  1. 1
    검찰, ‘사건 브로커’ 수사 경찰 고위직 정조준

    ‘사건 브로커’ 후속 수사 중인 검찰의 칼날이 경찰 고위직을 정조준하고 있다. 여기에 재판에서 해당 사…

    #사회
  2. 2
    ‘위기의 광주 경제’…어음부도율, 전국 평균 30배 육박

    역대급 불황으로 인해 빌린 돈을 못갚는 광주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지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

    #경제
  3. 3
    나주·무안서 교통사고…20대 등 2명 숨져

    전남 곳곳서 교통사고가 발생, 사상자가 잇따랐다. 6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0…

    #사회
  4. 4
    전진숙 “북구을 출마…광주다운 정치할 것”

    전진숙(사진)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6일 내년 총선 광주 북구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 전 행정…

    #정치
  5. 5
    대유위니아 협력업체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광주시가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피해 중소 협력업체에 대해 …

    #정치
  6. 6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 “해체공사 지연 악성 민원 자제” 호소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해체 공사를 지연시키는 악성 민원에 대해 중단을 호소하고 나…

    #사회
  7. 7
    광주 ‘전일빌딩245’ 시민복합문화공간 자리매김

    5·18사적지인 ‘전일빌딩245’가 시민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주시는 6일 “전일빌딩24…

    #정치
  8. 8
    ‘서울의 봄’ 정선엽 병장 ‘조선대 명예졸업장’ 받는다

    조선대학교가 영화 ‘서울의 봄’ 등장인물 조민범 병장을 모티브로 한 동문 출신 고(故) 정선엽씨의 명예졸…

    #사회
  9. 9
    전남도, 정보화마을 활성화 대통령 표창

    전남도가 정보화마을 운영을 통해 도시와 농산어촌 간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한 공로로 ‘대…

    #정치
  10. 10
    선거구 획정안 놓고 전남 정치권 ‘설왕설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순천시를 갑·을로 분구하고, 영암·무안·신안을 ‘공중분해’ 하는 획정안을 발표…

    #정치

기사 목록

광주매일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