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 남구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이 저학년들을 폭행한 것도 모자라 금품까지 뺏은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4월에는 10대 2명이 광주 서구 금호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문이 열린 승합차를 훔친 뒤 무면허 운전을 하던 중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후, 나주와 목포 등을 돌아다니며 약 80㎞를 운전하다 경찰에 검거되는 등 촉법소년 범죄가 ‘기승’을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범죄에 가담한 학생들 대다수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보호처분에 그쳐 충격을 주고 있다. 촉법소년은 법률을 위반한 만 10-14세 미만 청소년으로 흉악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이 아닌 보호처분 등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범죄에 가담해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십차례 걸쳐 동일한 범죄를 저지른 웃지 못한 광경도 속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도 더 큰 문제는 해마다 촉법소년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촉범소년은 2017년 205명, 2018년 246명, 2019년 280명, 2020년 421명으로 4년간 2배 상승했다. 전남은 2017년 198명, 2018년 212명, 2019년 301명, 2020년 345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강력범죄 중 강간의 경우 광주지역서만 2017년 10건, 2018년 21건, 2019년 11건, 2020년 18건을 기록하는 등 매년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같은 나이대라도 20-30년 전 아이들과 지금 아이들은 정보의 판단 능력 등이 다르기 때문에 촉법소년 연령을 1-2살 정도는 낮춰도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기 보다는 소년범 교화시설, 교육 프로그램 발전에 중점을 두는게 급선무라는 주장도 일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늘어나는 촉법소년 범죄를 줄이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법무부는 최근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TF를 구성하는 등 법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