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은 7일 “로블록스의 게임 ‘그날의 광주’ 제보·삭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강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극단주의가 등장해 있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 등장한 극단주의는 때로는 정당의 이름으로, 때로는 종교의 이름으로 평범한 외양으로 다가와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그날의 광주 사례도 그렇다.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게임이라는 친숙한 형식에 담아 수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거부감 없이 빠르게 퍼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시장은 “이미 누적 1만5천명이 게임을 통해 선을 넘는 경험을 했고 5·18 왜곡과 폄훼에 익숙해지기도 했다”며 “하지만 우리가 여전히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게임 내용에 문제 의식을 갖고 분명한 거부와 반대의 뜻을 밝힌 평범하고 건강한 초등학생 시민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 초등생 같은) 건강한 시민을 더욱 많이 길러내기 위한 5·18 관련 교육 체험 등을 잘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고 궁극적으로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담는 것이 그 시작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 논란으로 삭제된 로블록스 게임 ‘그날의 광주’를 처음 제보한 부산의 한 초등학생을 오는 13일 초청해 칭찬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이 학생은 ‘그날의 광주’를 방송사에 제보해 공론화의 실마리를 제공했으며 로블록스는 사과문을 내고 게임을 삭제했다.

이와 함께 강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기 중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도 요청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제44주년 5·18 기념식에 오시거든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넣는 개헌을 임기 중에 반드시 하겠다고 선언해 주는 것이 5·18 왜곡·폄훼가 반복되지 않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는 전문 내용 중 5·18 민주화운동 정신 또는 이념 등 문구를 넣는 기본적인 안, 부마항쟁, 6·10 민주항쟁이 필요할 경우 병렬로 같이 수록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구상하고 있다./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