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이 다시 눈물 흘리지 않게 장애인 자립지원 공동생활 시설 설립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다행입니다.”

광주 남구청 여성가족과 홍연화 팀장이 남구 선정 2022년 상반기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발에서 5위를 차지하며 광주시 5개구 유일 여성장애인 자립지원 공동생활 시설의 설립을 위해 발 벗고 뛴 공로가 뒤늦게 알려졌다.

남구 진월동에 위치한 장애인 자립지원 공동생활시설 ‘e음’ 설립은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이 보호 시설(샛터)에서 기한 만료로 퇴소하면 원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을 우려한 광주여성장애인연대와 남구의 세심함에서 기인했다.

남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자립지원 시설은 광주를 비롯해 부산과 충북 등 3곳 뿐이다.

광주 장애인 자립지원 공동생활시설 ‘e음’의 이름 뜻은 장애인들을 사회로 이어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올해 1월 개소한 ‘e음’은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않고 최대 4년 간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장소 제공의 역할을 한다.

시설 설립에는 크고 작은 난관이 존재했다.

광주여성장애인 연대와 남구는 지난해 5월 여성가족부 공모를 통해 공동생활시설 설치를 위한 사업비 3억9천만원을 확보했다.

이후 사업비로 남구 진월동의 한 아파트에 계약금을 주고 아파트를 구입하려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취득세 납부라는 벽에 부딪혔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방세 특례 제한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등이 지방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 탓에 취득세 4천2백60만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광주여성장애인연대가 어렵사리 2천만원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2천만원은 마련하지 못했다.

센터 설립을 눈 앞에 두고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아파트를 넘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홍 팀장은 남은 사업비 2천만원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움직였다. 매일같이 아너소사이어티들을 찾아가고 오랜 친구였던 사업가를 찾아가 기부를 요청하는 등 어려운 부탁을 하기도 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큰손’이 모여 센터는 취득세를 지급하고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었다.

아너소사이어티 이호영 대표가 500만원, 일본 동경의 황규정 대표가 1천500만원을 기탁했다. 성환건설의 장성환 대표는 센터 인테리어를 위한 도배 무료 시공비 400만원을 기탁하는 등 홍 팀장의 발품은 2천만원 이상의 성과를 불러왔다.

홍 팀장은 “사회복지사로서 아픔을 가진 이들이 다시 울지 않도록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직자가 마음을 먹고 적극적으로 뛰어들면 생각치 못한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걸 느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홍 팀장은 전남도청을 거쳐 남구청과 봉선1동사무소에서 30여년간 사회복지직으로 근무 중인 ‘사회복지사’다. 정년을 4년 앞둔 그는 함께 일했던 이들이 “그 사람 참 사회복지사였지”라는 말을 해준다면 뿌듯한 마음이 들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