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대 10명을 선발하는데 죽기를 각오한 사람만 손 들으라 해서 나도 손을 들어 나갔다. 특공대장께서 작전에 들어가면 살아 돌아올 확률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나는 가겠다고 했고 10명을 선발해 정글 속으로 적진을 향해 수색작전을 했다. (중략) 적들의 어린이가 놀라 우리 품에 안기어 왔다. 여러 가지로 우리가 승리하는 작전이었다.”

이는 박귀선(73)씨가 베트남전 중에 작성한 참전일기의 일부 내용이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아버지와 대청해전 참전용사 아들의 대를 이은 호국 의지가 호국의 달을 맞아 회자되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로 베트남 참전 50주년을 맞이한 박귀선(73)씨와 아들 박웅태 상사(해군 제3함대사령부·부후 205기)다.

박귀선씨는 1972년 6월 베트남전에 백마부대 무전병으로 파병됐다가 특수전 임무에 투입됐고, 10개월간 죽기를 각오한 임무를 수행한 뒤 1973년 3월 복귀했다.

박귀선씨는 임무 수행 중 전우들의 이름, 일화를 적은 참전일기를 작성하며 힘든 시간을 버티고 이겨냈다. 위험한 작전과 순간을 모두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 함께 싸우는 전우들이 있었다.

박씨의 아들 박웅태 상사는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의 참전일기를 보고, 아버지와 같은 용감한 군인이 되기를 꿈꿨다. 아버지의 호국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박 상사는 2009년 11월10일 대청해전이 발발했을 때 전우들과 함께 용맹하게 맞서 싸워 부자(父子) 모두 참전용사가 됐다.

대청해전(2009년 11월10일)은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조준사격에 대해 우리 고속정이 대응사격을 실시한 해전으로 북한 경비정 1척이 손상되고 다수의 사상자 발생했다. 대한민국 해군은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

해군3함대 관계자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은 ‘호국의 영웅’인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의 토대에서 만들어진 것을 상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목포=정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