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대의민주주의 실종
본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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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5. 25(수) 20:14 가+가-
각 정당의 지방선거후보자 평균경쟁률이 1.8 대 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가장 낮았던 2014년 2.3 대 1을 갈아치웠다. 단독 출마, 후보 등록 저조 등의 이유로 당선이 자동 확정된 무투표 당선자는 494명이나 된다. 광주·전남 68명, 대구·경북은 75명에 달한다.
투표없이 당선이 확정된 기초단체장은 전국 6곳이다.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해남군, 보성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했다. 대구 중구와 달서구, 경북 예천군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무투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광역의원 선거 상황은 더 심각하다. 광주에서는 시의원 선거구 20곳 중 절반이 넘는 11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단독 출마해 당선이 확정됐다. 전남에서도 55곳 선거구 중 26곳이 민주당 후보의 무투표 당선 지역이다. 대구에서는 시의원 선거구 29곳 중 20곳, 경북에서는 도의원 선거구 55곳 중 17곳에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는데 모두 국민의힘 소속 후보다.
최근 20년 새 무투표당선자 가장 많은 지방선거를 기록하고 있다. 4년 전에 비해 5배나 증가했다. 무투표당선 지역이 494곳이나 된다는 것은 사실 지역주민 선택권이 봉쇄되고 정당 낙점자가 곧 당선자라는 점에서 선거라는 형식이 절름발이가 된 것 같다. 선거가 왜 필요한가 의심스럽다.
지방선거 경쟁률은 떨어지고 무투표 당선 급증 추세는 향후 지방선거 자체의 정당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올해로 8번째를 맞는 지방선거의 의미를 정당정치가 퇴색시키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뽑는 지역도 인원이 많은 광역의원 경쟁률은 2 대 1, 기초의원 경쟁률은 1.7 대 1에 불과하다. 무투표 당선의 경우 공약 검증, 자질 검증 기회도 없이 유권자자 선택할 수 있는 투표권 자체가 박탈된 것이다.
이런 무투표 당선은 호남과 영남에서 두드러졌다. 정당, 특정 지역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당세가 강한 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공천 힘이 쏠렸다는 증거다. 공천을 받으면 바로 당선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정정당당한 경쟁이 보장됐는가 따져봐야 할 일이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국민의힘이 지배적인 영남, 민주당이 지배적인 호남에서의 이런 현상은 출마자들이 중앙당 실력자나 지역 국회의원에게 줄을 설 수밖에 없는 구조를 양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정치 신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진입 자체가 힘들어서다. 지방자치에 관심이 있어도 당선 가능성이 낮아 아예 출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지방선거 경쟁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큰 이유,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선거를 도와줬거나 도움이 될 이들을 공천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무투표 당선자 중에 전과자가 30%에 이른다. 지역일군을 발굴한 게 아니라 측근을 공천해준 결과다.
지방행정이나 지방의회 책임자를 가리는 지방선거가 이런 식으로 고착화되면 곤란하다. 선거 이후라도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나 중대선거구제 확대 등 개선 방안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 축제처럼 지역민의 관심을 모아야 하는 지방선거가 정당공천이 끝나는 4월이면 이미 선거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면, 지방정치 독점이 지역민으로 하여금 내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파악할 권리를 아예 박탈한 것이다. 무투표 당선자는 선거운동이 금지돼 유권자들이 공약 등을 접할 기회가 아예 사라진다.
지방정치도 서로를 건강하게 견제하고 경쟁할 때 발전한다. 견제 협력하는 지방정치 시스템이 무너진 상태에서 출발하면 그 폐해는 유권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공약 검증은 고사하고 자질 검증도 없이 당선되는 것은 유권자의 투표권과 참정권을 침해요 선거제도에 대한 모욕이다. 선거에 의해 실현되는 대의민주주의 심각한 위기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9년이 지났다. 30년 가까이 된 지방행정이나 지방의회가 달라진 점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공천 폐해다. 애초부터 자질이 부족한 인물 공천으로 제 역할을 못한 경우가 많았다. 충청도나 경기도처럼 지방의회 내에서도 2~3개 정당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가 아닌 일당독식구도가 짜여지면서 경쟁서비스라는 게 실종됐다. 문제가 될 때마다 ‘자정’과 ‘혁신’을 약속했지만 더이상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지방선거는 무엇보다도 지역 공동체의 행정책임자와 일꾼을 뽑는 풀뿌리 민주주의 대표적인 정치 이벤트다. 지역사회의 살림과 복지, 거주 환경, 교육 등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영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바로 유권자의 삶과 직결돼 있다.
광주전남에 영향력이 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전남도당이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의 위기를 안다면 지역주민이 실망하는 이런 공천방식을 개선했어야 한다. 공천=당선인 지역에선 오히려 획기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가장 유능한 인재를 내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러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지방을 어떻게 살릴지 구체적인 정책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선거의 장을 폐쇄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끝난 후 광주전남에서는 지방정치 개혁을 위해 지역당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독점정치는 냉소와 무관심만 커질 뿐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지방자치는 바로 설 수 없다. 기울어진 독점 공천은 유능한 일군의 참여 기회를 막으면서 부작용만 양산한다.
이런 지방선거 해야 하나, 근본적인 물음을 해봐야 할 때가 되었다.
투표없이 당선이 확정된 기초단체장은 전국 6곳이다.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해남군, 보성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했다. 대구 중구와 달서구, 경북 예천군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무투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광역의원 선거 상황은 더 심각하다. 광주에서는 시의원 선거구 20곳 중 절반이 넘는 11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단독 출마해 당선이 확정됐다. 전남에서도 55곳 선거구 중 26곳이 민주당 후보의 무투표 당선 지역이다. 대구에서는 시의원 선거구 29곳 중 20곳, 경북에서는 도의원 선거구 55곳 중 17곳에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는데 모두 국민의힘 소속 후보다.
지방선거 경쟁률은 떨어지고 무투표 당선 급증 추세는 향후 지방선거 자체의 정당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올해로 8번째를 맞는 지방선거의 의미를 정당정치가 퇴색시키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뽑는 지역도 인원이 많은 광역의원 경쟁률은 2 대 1, 기초의원 경쟁률은 1.7 대 1에 불과하다. 무투표 당선의 경우 공약 검증, 자질 검증 기회도 없이 유권자자 선택할 수 있는 투표권 자체가 박탈된 것이다.
이런 무투표 당선은 호남과 영남에서 두드러졌다. 정당, 특정 지역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당세가 강한 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공천 힘이 쏠렸다는 증거다. 공천을 받으면 바로 당선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정정당당한 경쟁이 보장됐는가 따져봐야 할 일이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국민의힘이 지배적인 영남, 민주당이 지배적인 호남에서의 이런 현상은 출마자들이 중앙당 실력자나 지역 국회의원에게 줄을 설 수밖에 없는 구조를 양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정치 신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진입 자체가 힘들어서다. 지방자치에 관심이 있어도 당선 가능성이 낮아 아예 출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지방선거 경쟁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큰 이유,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선거를 도와줬거나 도움이 될 이들을 공천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무투표 당선자 중에 전과자가 30%에 이른다. 지역일군을 발굴한 게 아니라 측근을 공천해준 결과다.
지방행정이나 지방의회 책임자를 가리는 지방선거가 이런 식으로 고착화되면 곤란하다. 선거 이후라도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나 중대선거구제 확대 등 개선 방안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 축제처럼 지역민의 관심을 모아야 하는 지방선거가 정당공천이 끝나는 4월이면 이미 선거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면, 지방정치 독점이 지역민으로 하여금 내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파악할 권리를 아예 박탈한 것이다. 무투표 당선자는 선거운동이 금지돼 유권자들이 공약 등을 접할 기회가 아예 사라진다.
지방정치도 서로를 건강하게 견제하고 경쟁할 때 발전한다. 견제 협력하는 지방정치 시스템이 무너진 상태에서 출발하면 그 폐해는 유권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공약 검증은 고사하고 자질 검증도 없이 당선되는 것은 유권자의 투표권과 참정권을 침해요 선거제도에 대한 모욕이다. 선거에 의해 실현되는 대의민주주의 심각한 위기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9년이 지났다. 30년 가까이 된 지방행정이나 지방의회가 달라진 점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공천 폐해다. 애초부터 자질이 부족한 인물 공천으로 제 역할을 못한 경우가 많았다. 충청도나 경기도처럼 지방의회 내에서도 2~3개 정당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가 아닌 일당독식구도가 짜여지면서 경쟁서비스라는 게 실종됐다. 문제가 될 때마다 ‘자정’과 ‘혁신’을 약속했지만 더이상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지방선거는 무엇보다도 지역 공동체의 행정책임자와 일꾼을 뽑는 풀뿌리 민주주의 대표적인 정치 이벤트다. 지역사회의 살림과 복지, 거주 환경, 교육 등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영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바로 유권자의 삶과 직결돼 있다.
광주전남에 영향력이 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전남도당이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의 위기를 안다면 지역주민이 실망하는 이런 공천방식을 개선했어야 한다. 공천=당선인 지역에선 오히려 획기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가장 유능한 인재를 내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러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지방을 어떻게 살릴지 구체적인 정책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선거의 장을 폐쇄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끝난 후 광주전남에서는 지방정치 개혁을 위해 지역당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독점정치는 냉소와 무관심만 커질 뿐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지방자치는 바로 설 수 없다. 기울어진 독점 공천은 유능한 일군의 참여 기회를 막으면서 부작용만 양산한다.
이런 지방선거 해야 하나, 근본적인 물음을 해봐야 할 때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