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9)용봉보물터
교육·안전…두 마리 토끼 잡는다
학교 교육 연계 책읽기·기후변화 대응 학습 활발
유관기관 협력…안전 통학로 조성 등 의제 발굴도
2022. 03. 13(일) 19:30 가+가-

마을 단체와 학교가 협업하는 마을교육공동체인 ‘용봉보물터’ 구성원들이 ‘안전 보행로’ 조성을 위해 통학로 인근 벽면에 벽화를 그리고 있다.<용봉보물터 제공>

마을 단체와 학교가 협업해 어린이들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돌봄을 위해 함께 배우고 세우는 마을교육공동체인 ‘용봉보물터’는 지난 2016년 용봉동 보물찾기 씨앗 동아리로 시작했다. 이어 2017년 용봉보물터 마을교육공동체로 첫발을 내딛고 7년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마을교육에 관심있는 학교, 지역아동센터, 공방, 푸른숲형동조합, 용봉청소년문화의 집 등 다양한 단체가 결합한 운영위원들로 구성된 용봉보물터는 코로나19로 인해 활동 범위가 축소됐음에도 불구, 지난해 어린이 마을학교(용봉배움터)와 우리 동네 ‘우동학교’(용봉마을터) 2회차를 진행했다.

◇마을 속 학교, 용봉배움터·마을터

어린이 마을학교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전래놀이와 책읽기 수업을 진행한다.

고학년은 주로 공예 및 자원순환 키트수업을 통해 저탄소 및 기후변화 위기 대응 교육을 학습한다.

아울러 저·고학년 모두 마을의 전문 강사가 직접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과 소통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우동학교’는 마을의 의제인 마을 환경을 주제로 상반기 ‘안전 보행로’, 하반기 ‘환경과 자원순환’ 사업을 추진해왔다.

또 마을 교육필수 사업인 ‘저탄소 및 기후 변화 대응’을 주제로 마을 자원단 및 어린이, 청소년, 마을 주민 등을 대상으로 용봉청소년문화의 집과 용봉동 지역아동센터, 그룹홈 등에서 환경과 관련된 수업(요리, 음악, 공예, 원예, 동화구연 등)을 통해 자원순환을 비롯한 기후 변화 대응 교육과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교육 못지않게 안전 중요

그렇다고 이들의 초점이 ‘교육’에만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성장에 교육은 빠질 수 없는 부분이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념으로 지난해 3월30일 용봉동행정복지센터 3층 대회의실서 유관기관과 협력을 맺은 ‘용봉안전마을’ 출범 후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안전마을을 위한 의제 발굴에 힘쓰면서 월1회 어린이 놀이터 및 주요 통행로 안전 모니터링을 통해 아이들이 주로 오가는 길의 안전 환경을 직접 점검한다. 또 안전교육과 체험활동을 통해 매월 ‘아동 권리·안전 교육’과 ‘평화 인권 교육’을 실시하며 교통 안전 교육을 진행해왔다.

특히 체험 활동 일환으로 지난해 7월에 실시된 안전벽화그리기 작업과 연 4회 진행된 안전길 걷기 캠페인은 주민과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안전벽화그리기 작업은 기후변화대응과 관련된 교육 후 아이들과 학부모,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해 용주초등학교와 주민센터 앞 공용주차장 담장에 환경자연순환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렇게 칠해진 벽화는 오가는 아동들을 위한 ‘안전 보행로’ 역할을 하면서 이곳 주민들의 자랑거리로 손꼽히고 있다.

보도 설치가 어려운 이면도로와 같은 아동 교통안전 사각지대에 보행 폭만큼의 길이 색칠된 안심 칼라벨트인 ‘그린로드’는 예산사업 공모를 통해 2018년 1차 667m, 2019년 2차 829m가 설치된 이후 현재 아이들의 안심 통학로로 애용되고 있다.

아울러 그린로드가 설치된 인근 상가와 가게 주인들은 ‘우리 마을 교통안전 보안관’ 현판을 부착하며 아동의 등·하교 시간에 주·정차 금지를 유도하고 있다. 또 안전한 보행로 확보를 위해 가게 앞 적치물을 치우면서 아이들의 안전 통학로 조성에 함께 힘쓰고 있다.

이밖에 용봉안전마을은 아동들이 스스로 안전의 중요성을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된 ‘안전 골든벨’과 어른이 직접 제작한 ‘시야각 안경’을 쓰고 걷게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주민들이 함께 ‘안전한 마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동정책제안대회 주목

안전한 마을 조성을 위한 용봉보물터의 노력은 광주 북구청에 제출한 ‘2021년 아동정책제안대회 정책제안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들은 용봉동 내 아직 그린로드가 설치되지 않은 인근 학교 주변 통학로와 교통안전 사각지대에 추가 설치를 요청하기 위해 현재 그린로드의 현황과 미비점(문제점)을 파악에 나섰다.

구성원들이 현장에서 동분서주한 결과 해당 지역은 학교를 비롯한 교육시설이 밀집됐음에도 불구, 좁은 도로가 많아 한쪽만 인도가 설치된 탓에 등·하교길의 아동 및 청소년의 안전이 항상 위협받고 있다는 문제점을 포착했다.

이에 이웃 학교인 용주초등학교 인근 그린로드 설치사례를 예로 들며 기대효과의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교통안전 사각지대인 설치 제안 장소에 보행 폭만큼의 길을 그린로드로 조성한다면 태봉초등학교와 금호중앙중학교에 다니는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안전한 등·하굣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듯 용봉보물터는 마을과 어린이가 함께 성장하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지역민들의 바람대로 아이들의 안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늘 서로 소통하며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오고 있다.


용봉보물터 구성원들이 안전한 마을 조성을 위해 용봉안전마을 발대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래는 어른과 아이의 ‘시야 차이’를 체감하기 위해 ‘시야각 안경’을 제작하는 모습.


김소연 용봉보물터 대표

[인터뷰]김소연 용봉보물터 대표 “아이 성장 위해 마을서도 사랑·관심 동반돼야”

“아이들이 잘 성장하려면 가정과 학교는 물론 마을에서도 사랑과 관심이 동반돼야 합니다.”

광주 마을교육공동체 용봉보물터 김소연 대표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용봉보물터를 맡기 전 유치원이나 지역아동센터, 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술 수업을 하며 틈틈이 재능기부나 자원봉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던 중 2017년 우연히 아름다운 가게에서 만난 마을 활동가의 제안으로 마을발전소(구 생활정치 발전소)에 참여, 마을 활동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전 용봉보물터 대표가 개인사정으로 그만두자, 용봉보물터 대표직을 맡은 이후 마을의 아이들을 위해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잘 성장하려면 가정과 학교는 물론이고 마을에서도 사랑과 관심을 갖고 함께 해야 한다”면서 “인근 학교와 협업해 학교 안팎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과 돌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을교육공동체 활동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김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그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코로나19로 등교 학년과 인원이 조정되면서 이에 맞춰서 수업 일정을 짜는 것도 문제인데다, 학교 밖에서 진행하는 수업들이 인원과 장소 등 제한 사항이 많아져 활동을 진행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고 소회했다.

계속된 고민 속에서도 뚜렷한 답과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김 대표는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해보자’는 일념으로 방역수칙과 여건에 맞춰 마을 교육활동체 활동을 재개했다.

김 대표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 덕에 마을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관·단체와 유대 관계가 끈끈해진 것은 물론 그린로드를 비롯한 안전마을에 관련된 일들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함께 해주신 지역 주민과 여러 단체의 관심과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감사했다.

김 대표의 숙원은 지역 주민을 위한,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평생교육 시설 유치를 통해 아이들과 어르신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의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다.

그 현장에 용봉보물터가 함께하기 위해 김 대표는 마을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꿈을 현실로 이루고자 동분서주하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교육과 안전 모두 아이들의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고 무엇보다 우선 돼야 할 제1의 가치”라며 “앞으로도 아이들과 주민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마을의 성장이 주민의 성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환히 미소를 지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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