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8)빛고을남구마을허브사이트주민협의회
학교-시장-마을 손잡고 ‘상생 공동체’ 구현 앞장
오카리나 마을사랑방 주무대 ‘봉주골 배움터’ 진행
‘마을이 학교다’ 기치 지역자원 활용 체험교육 충실
2022. 03. 06(일) 20:01 가+가-

빛고을남구마을허브사이트주민협의회는 ‘마을이 학교’라는 기치 아래 학교-시장-마을이 손잡고 교육공동체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알콩달콩 봉주골 배움터’ 프로그램의 하나로 봉주초등학교 학생들이 마을 강사와 함께 방과후 활동을 진행하는 모습. <빛고을남구마을허브사이트주민협의회 제공>

시작은 오카리나였다.
2012년 광주 남구가 ‘1구민 1악기 다루기’ 사업으로 오카리나 교습에 대대적으로 나선 것이 계기였다.
도자기나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 이 관악기는 리코더와 비슷해 누구나 배우기 쉽다. 기본기만 닦아도 동요나 가요 몇 곡은 연주할 정도다. 유치원생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참여해 ‘합주’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다.
구청의 지원으로 각급 학교, 시설, 단체 등에 강사가 파견됐으며 주월2동이 오카리나마을로 불린 것도 이때부터다. 오카리나 연주를 통해 주민 화합을 다지고 이웃 간 정을 돈독히 한 것은 물론이다. 비로소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 단위인 마을공동체 사업의 소중한 씨앗이 뿌려진 셈이다.

◇공동체 네트워크 역량 강화 주력

‘함께 키우고, 함께 만들고, 함께 나눈다’.

빛고을남구마을허브사이트주민협의회가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으로 재미있고, 배움이 일어나며, 나누는 마을학교인 ‘알콩달콩 봉주골 배움터’를 추진하며 내건 모토다.

주월2동은 대규모 주택단지를 중심으로 무등시장을 포함하고 있다. 이 곳에서 나고 자란 주민들이 대부분이어서 유대가 강하고 소통이 활발하다. 시장 상인들 역시 주민들과 친밀도가 높고 교류가 잦은 편이다.

이는 ‘마을이 학교다’라는 기치로 ‘마을 안의 학교, 학교 안의 마을’이라는 교육 시스템이 자리잡게 된 출발점이다. 학교, 시장, 마을이 손잡고 ‘상생 공동체’ 구현에 앞장서기로 한 것이다.

빛고을남구마을허브사이트는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먼저 마을교육공동체 네트워크 운영 및 역량 강화에 힘썼다.

주월2동 행정복지센터, 주민자치위원회, 통장협의회, 무등시장상인회, 봉주초등학교, 봉주초 학부모회, 주월건강생활지원센터, 오카리나 동호회, 뉴스포츠코리아, 남구사회적경제연합회 등 10여개 기관·단체들이 역할을 나눠 주민 참여 유도와 교육 장소 제공을 비롯한 각종 교육활동에 적극 나섰다. 주민 역량강화 교육과 마을 강사 양성에도 힘을 보탰다.


◇방과후 활동·마을샘 교육 활발

주민들은 마을 캠퍼스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마을 캠퍼스 운영을 통해 주민들이 적극 나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 독서지도나 사칙연산 등 기초학력 교육을 통해 저학년의 학교생활 적응을 도왔다. 봉주초등학교 계절학기 시간에 강사를 파견해 캘리그라피, 캐릭터 그리기 등 전문분야를 지도했으며 환경생태교육도 진행했다.

초등학교 1-3학년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알리고 학교 교육활동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주력했다.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마을 안전섬 배움터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했다.

남구 주월2동 무등시장 상인영상교육장에 마련된 오카리나마을사랑방은 공동체 사업이 진행되는 주무대다.


무등시장 상인영상교육장에 마련된 오카리나마을사랑방은 공동체 사업이 진행되는 주무대이기도 하다. 마을 주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이 곳에서 아이들은 방과 후 독서활동과 방송댄스, 공예, 드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또한 마을샘 역량 강화를 위해 공예교실과 스마트폰 활용 교육도 이어졌다. 특히 스마트폰 영상 촬영과 편집, 화상회의 교육은 비대면 시대 마을 교육의 내실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학교 현장에서 대면 수업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학부모 등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 자료 등이 수업에 활용돼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시장 활용 진로직업체험 기대

학교와 마을이 배움과 나눔을 함께 하는 제10회 봉주골 마을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말 봉주초 운동장에서 학생과 학부모, 마을 주민 등이 참여한 이 축제는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됐으나 이번엔 단계적 일상 회복을 맞아 규모를 축소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이뤄졌다.

행사는 그동안 갈고 닦은 악기 연주, 춤, 노래로 꾸며진 버스킹 공연과 빙고놀이, 학생들이 직접 만든 축제 홍보 포스터 전시 등으로 꾸며졌다. 또 나만의 책갈피 만들기, 역사랑 놀아요, 내 마음을 맞춰봐 등 다양한 체험부스도 운영돼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아이들도 이날 만큼은 함께 웃고 떠들며 저마다 가진 끼를 맘껏 펼치고 재능을 나눈 값진 시간이었다.

이처럼 교육공동체 사업을 통해 마을이 배움터로 거듭남에 따라 다양한 마을 자원을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생활밀착형 학교 교육이 기대되고 있다. 아이들은 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에 대한 소속감을 갖고 성장하는 한편 시장을 활용한 진로직업체험도 보다 활성화될 전망이다.


봉윤덕 빛고을남구마을허브사이트 사무국장

[인터뷰]봉윤덕 빛고을남구마을허브사이트 사무국장 “아이들 꿈 키우는 배움터 만들겠다”

“주민과 학교 등 지역사회가 손잡고 공동체에서 배우고 자라는 환경을 조성해 마을이 아이들의 꿈과 재능을 키우고 배움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봉윤덕 빛고을남구마을허브사이트주민협의회 사무국장은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인 ‘알콩달콩 봉주골 배움터’를 통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봉 사무국장은 “몇 년 전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만한 공간이 부족한 데다 놀이문화 역시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며 “지역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마을사랑방과 시장 주차장을 놀이터로 꾸미고 아이들이 손수 기획한 놀이와 공연, 축제 등 함께 어울리는 프로그램으로 채워 호응을 이끌어 냈다”고 소개했다.

마을사랑방을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활동에 나서는 등 온 마을이 협력해 아이들의 배움과 돌봄, 성장을 지원한 원동력은 수년간 다져온 공동체 네트워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꾸준한 주민 역량강화와 마을활동가 양성 교육이 큰 도움이 된 것이다.

교육공동체 사업을 통해 마을이 점차 활기를 되찾아 뿌듯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당초 계획했던 마을 진로직업체험 활동이 차질을 빚어 아쉽기만 하다.

봉 사무국장은 “무등시장 상인들과 접촉한 끝에 커피 바리스타와 헤어디자이너 직업을 발굴하고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는데 결국 진행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코로나 상황이 잠잠해지면 더 많은 직업체험 기회를 제공해 상인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이 지속됨에 따라 ‘봉주골 배움터’를 확장하는 문제도 고민거리다.

그는 “주월2동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다른 자치구의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마을교육공동체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초등학생들과 함께 청소년들도 사업에 참여해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보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을활동가는 주민들의 매개체, 중간자 역할에 충실하고 있지만 관계 기관 등의 지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며 “이들이 사업 현장에서 재정적 어려움 없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태진 기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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