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3)대촌동 주민자치위원회
웰빙 장터로 마을 활력 충전…도농상생 새 희망 연다
대촌5일장 복원 기치 수요장터서 농산물 직거래 판매
생산·소비자 대만족…교류·화합·어울림의 장 마련도
2022. 01. 23(일) 20:01 가+가-

광주 남구 대촌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넓은들 웰빙 로컬 秀(수)요장터’ 사업을 통해 침체된 마을공동체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수요장터에서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 등을 판매하는 모습.<대촌동 주민자치위원회 제공>


광주 남구의 대표적인 도농복합지역인 대촌동은 남구 면적의 58%를 차지할 정도로 광활한 데다 농경지가 70%에 달해 근교농업이 매우 발달한 곳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촌마을처럼 저출산, 고령화, 인구 유출 문제 등이 지속되면서 오랜 전통을 가진 마을공동체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도시첨단국가산업단지와 에너지밸리 지방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대규모 토지가 수용돼 한때 1만명이 넘던 주민 수는 6천3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지역사회 새로운 구심점 필요

대촌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이처럼 쇠락해 가는 공동체를 되살리고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지역사회의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50년 전 사라진 대촌 5일시장의 복원이었다.

시골 장터는 시끌벅적한 풍경에 사람을 끌어모으는 묘한 매력이 있어 생동감이 넘쳐난다.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는 곳이 아니라, 소식을 전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주민자치위원회가 2021년 ‘넓은들 웰빙 로컬 秀(수)요장터’라는 이름으로 마을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수요장터’에서는 대촌동 39개 자연마을의 어르신들이 텃밭에서 직접 생산한 싱싱한 농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를 통해 농가 소득을 높이고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하는 한편 주민 간 활발한 소통으로 공동체 기반을 다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다양한 놀이공간을 마련해 가족동반 체험과 남녀노소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활용하고 포충사, 산들길,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고싸움놀이테마파크, 승촌보 등 대촌동 일대 관광명소와 연계해 지역 문화자원을 널리 알리는 계획도 세웠다.

대촌동 통장협의회, 대촌노인회, 대촌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대촌청년회, 대촌체육회, 대촌농협, 새마을부녀회, 대촌중앙초등학교, 대촌동행정복지센터 등 지역사회 기관·단체들도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탰다.


◇채소류·콩류 등 완판 행렬

‘수요장터’는 당초 5월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열리지 못하다가 위드 코로나 조치가 본격화된 11월에 들어서야 시작됐다.

대촌동 마을커뮤니티 공간과 주차장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열리는 ‘수요장터’는 주민과 도시민 등의 적극적인 참여로 매번 성황을 이뤘다.

농가에서 내놓은 풋고추·상추·무·배추·호박 등 채소류와 서리태·메주콩 등 콩류, 집에서 손수 담근 된장·간장에 햅쌀·찹쌀까지 대부분의 농산물이 조기 완판되는 등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대박’을 쳤다.

투호놀이, 제기차기, 팽이돌리기, 떡메치기, 딱지치기 등 민속놀이와 달고나 만들기, 오징어게임 복장 체험은 어린 시절의 동심을 떠올리게 했으며 각설이·품바타령 공연도 마련돼 장터의 흥을 한껏 돋궜다.

그동안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마을 주민들을 위로하고 일상 회복의 희망을 선물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문화유적 연계 관광자원화 모색

주민자치위원회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사업을 대폭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먼저 ‘수요장터’를 상설화해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도시 소비자와 연계한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추진한다. 자동차와 공유자전거 등을 활용해 대촌사거리를 거점으로 한 지역문화 탐방 코스도 개발한다.

또 도심 속 농촌마을의 이점을 살려 도시민들의 주말농장과 할머니댁 1박2일 체험, 문화마을 만들기로 6차산업의 기틀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승촌보 갈대축제 및 농사꾼 중창단 운영, 인문학 강좌 개설 등에도 나서 주민 스스로 마을공동체의 미래를 열어나갈 역량 강화에 주력할 생각이다.

송운근 대촌동 주민자치위원회 사무국장은 “광주 시내와 나주 혁신도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대촌동의 지리적 이점을 잘 활용한다면 수요장터가 농산물 직거래를 기반으로 한 도농 상생의 모범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드넓은 대지와 다양한 문화유적을 잘 엮어내 관광 자원화 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에너지밸리 산단 등에서 기업체가 본격 가동되면 인구 수가 대거 늘어나 그동안 침체됐던 마을공동체도 점차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 많은 주민이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생산자·출하자 교육과 공동체 역량 강화 교육 등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호 대촌동 주민자치위원장

[인터뷰]김진호 대촌동 주민자치위원장 “주민자치회 전환…지속가능사업 창출할 것”

“앞으로 품질 좋은 신선 농산물을 싸게 공급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고 나아가 주민 화합과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진호 대촌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두 힘을 모아 준비한 ‘넓은들 웰빙 로컬 수요장터’가 마을 주민과 도시민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다행”이라며 “로컬 푸드 판매는 물론 민속놀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성공 가능성을 직접 확인한 게 큰 소득”이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대촌이 농촌지역이다보니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마을공동체가 침체돼 안타까웠다”며 “이같은 마을공동체 사업이 돌아오는 농촌, 다시 찾는 고향의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다행히 주민 수도 산단 조성과 신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 다시 예년 수준인 1만명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한 때 초등학교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해 폐교까지 걱정할 정도였으나, 현재는 학교 시설을 증축할 정도로 기대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수요장터’가 단기적 이벤트에 머물지 않고 지속가능하도록 상설화에 나설 방침이다. 절임배추, 콩, 쌀 등을 예약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간 유통단계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주말농장, 농가 민박 체험, 관광지 탐방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활동에 제약이 많은 현재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자치회는 주민 스스로 지역문제를 해결해 실질적인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주민 대표 기구인 만큼 자치권이 대폭 확대되고 주민들이 직접 발굴한 마을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주민 역량강화 교육과 마을총회 준비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수익사업이 자리를 잡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을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 진정한 주민자치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며 “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힘써 대촌동이 지역발전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태진 기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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