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2)서창동 주민자치위원회
‘하나된 서창’ 주민 주도 지속가능한 마을 만든다
가을축제 공연·체험 통해 ‘동행’ 의미 되새겨
주민문화해설사 과거·현재 매개체 역할 톡톡
모내기 등 가족단위 농촌체험 프로그램 활발
2022. 01. 16(일) 20:17 가+가-

서창동 주민자치위원회는 협치 마을사업 중 하나로 주민문화해설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교육과정을 마친 주민들은 서창의 역사와 오늘을 잇는 매개체 역할에 나서고 있다.

광주 서창(西倉)은 예로부터 영산강이 펼쳐놓은 기름진 땅을 배경으로 농사가 성했던 곳이다. 지명에도 녹아있듯 광주의 곡식 창고로서 역할을 했다. 지금 서창은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팽창하는 대도시의 생명력이 함께 어우러진 곳으로 탈바꿈했다. 도심 속 농촌이 지닌 매력을 발판으로 그들만의 공동체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마을을 사랑하는 하나의 마음

서창동 주민자치위원회는 34개 자연부락, 25개 통, 6개 법정동, 5천600여명의 주민을 대표하는 자치기구다. 3년째를 맞는 협치 마을사업을 마무리하면 주민자치회로 규모를 넓히게 된다. 주민자치위원회와 마을 네트워크 형성이 탄탄해 사업추진과 자치역량 기반이 단단하다.

무엇보다 농촌 마을의 정서가 여전히 남아있어 마을과 주민 간 소통이 활발하다. 매년 초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의제를 발굴하고 사업을 논의·기획해 연중 활동의 얼개를 만든다. 여기에 공모사업을 통해 예산을 확보한 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지난해는 ‘마을을 사랑하다(愛) 하나(ONE) 된 서창’을 슬로건으로 협치 마을사업을 완성했다.

특히 제6기 마을사업추진단을 구성·운영하며 마을공동체 모델 발굴을 위해 마을조직별 사업에 대한 네트워킹 협력을 추진했다. 서창동 주민은 물론 주민자치위원회, 보장협의체, 통장단, 만드리 보존위원회, 농민회, 자율방범대, 서창애원 등 유관 기관들도 동참해 서창동만의 정체성을 담은 개성 있는 마을만들기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졌다.

어여쁜 꽃바구니를 함께 만들고 가을 문화축제를 준비하며 어울림의 시너지를 배우고 마을의 매력도 공유했다.

가을의 끝자락 ‘서창에서 즐기자’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축제는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시간이었다. 버스를 타고 서창을 돌며 곳곳에 담긴 이야기를 공유하고 함께 작은 공연과 체험을 즐기며 ‘동행’의 의미를 되새겼다.

◇일꾼도 키우고 소통도 강화하고

협치 마을사업 중 중요한 과정이 바로 ‘주민문화해설사 양성’이다.

주민문화해설사는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하며 마을을 방문한 이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는 마을 사랑 알림이다.

그동안 3기까지 배출했으며, 지난해에도 4기 해설사 양성을 위해 진행됐다. 지난해 5월부터 3개월 동안 14차례 진행된 강의에는 10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했다.

서창동 주민문화해설사 과정은 남다르다. 분야별 전문가들도 초청하지만 기존 1-3기 과정을 마친 해설사들도 동참해 같은 마을 주민이자, 선배로 참가자들을 독려하고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서창동 팔학산 숲 체험장에서 서창의 깨끗한 자연환경을 공부하며 숲 해설 수업에 참여했다. 학산사, 세동마을 한옥문화관에서는 빗줄기 속에서도 현장 해설기법과 전래놀이도 배웠다.

눌재 박상과 절골마을 봉산제, 선사시대 유적 고인돌 10기가 모여있는 용두동 지석묘, 아름다운 전평제, 만귀정 등 서창의 유적지에 대한 공부도 빠지지 않았다.

해설사 공부를 마친 주민들은 앞으로 서창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고 서창의 유구한 역사와 오늘을 이어가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다. 누구라도 서창을 방문한 사람들은 서창 주민 마을해설사들의 깊이 있고 근사한 자기 마을 소개를 들을 수 있다.

◇우리 마을·이웃을 알고 체험하다

서창 들녘은 지금도 ‘서창 만드리 풍년제’가 열릴 만큼 논농사를 짓기에 제격인 땅으로 손꼽힌다. ‘만드리’는 논농사 중 세 번째 김매기를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로, 마지막 김매기 후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 축제를 지금도 재현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진행한 것이 ‘농촌체험’이다. 자연마을과 농업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는 서창동만의 특색을 살려 아파트단지 자매결연, 인근 초등학교와 함께 농촌체험 프로그램 운영, 서창골 투어 활성화와 지역 생산물 랜드마크 사업을 전개했다.

지난해 6월 오디 수확과 모내기 체험을 시작으로 9-10월 고구마 캐기, 벼 베기 등을 진행했다.

모내기 체험에는 서창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이 옷소매를 걷어붙였다. ‘서창에 살면서 농사 한번 안 지어봤니?’라는 제목 아래 나선 반가운 경험이었다. 체험에 함께 한 서창동 송학초등학교 아이들은 맨발로 물이 가득한 논에 들어가 허리를 구부리고 작은 손으로 한 모, 한 모 통일벼를 심었다.

가을에는 고구마 캐기도 진행했다. 직접 수확한 고구마로 맛있는 피자 간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건강한 먹거리 경험을 했다.

◇‘서창 한옥문화관’서 주민자치 활짝

서창동 주민자치위원회 협치 마을 사업에는 중요한 목표가 있다.

주민들 스스로 역량을 키워 ‘서창 한옥문화관’을 소통의 공간으로 직접 꾸려나가는 것이다.

서창동은 지역 여건상 접근성이 열악하고 편의시설이 부족해 주민들 간 소통공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서창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서창 한옥문화관을 주민들이 소통하며 자치역량을 내보일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해왔다.

그동안 꾸준히 양성해 온 주민 마을해설사들과 함께 농촌체험, 전통문화체험 등 마을의 특색을 담은 콘텐츠를 발굴해 서창 한옥문화관을 마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이제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 공동체를 향한 부푼 발걸음을 시작했다.

자연마을과 농업을 기반으로 한 마을 특성을 살린 모내기 체험 모습.



박종욱 서창동주민자치위원장

[인터뷰]박종욱 서창동주민자치위원장 “자치회가 한옥문화관 운영…지역 랜드마크로”

“서창동은 도농복합지역으로 마을과 마을, 주민들간 유대감이 끈끈한 곳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공동체가 만들어가는 주민자치 구현에 한 걸음씩 다가가겠습니다.”

광주 서구 서창동 주민자치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박종욱 위원장의 다짐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는 광주시 협치 마을사업 3년 차로 그동안 키워온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는 주민자치회로 전환하게 됐다”며 “주민총회를 통해 마을 의제를 선정하고 늘 소통하며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함께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네트워크가 탄탄해진 데는 박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25명의 주민자치위원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늘 발로 뛰며 네트워크 활성화에 노력해왔다.

박 위원장은 “서창동은 34개의 자연부락, 25개 통, 6개 법정동, 5천600명의 주민으로 구성된 곳”이라며 “마을별로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개선해 나가면서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만들어 나갔다”고 언급했다.

그는 “주민총회를 열어 의제를 선정하는 것은 물론 총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민원실 로비 게시판 운영, 경로당 방문해 어르신들의 의견을 담은 투표를 실시하는 등 보다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화두고 되고 있는 환경과 기후변화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박 위원장은 “네트워크 역량강화 사업 가운데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강의를 진행하고 쓰레기 줄이기 등 지속 가능한 환경보호 실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새로운 계획을 펼친다.

박 위원장은 “협치 마을사업을 통해 일군 주민 마을해설가 양성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서창 한옥문화관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해보는 사업을 계획 중”이라며 “주민자치회로 전환한 후 하반기부터는 서창의 랜드마크 사업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다양한 문화유적지 등을 스토리텔링 해 서창을 보다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위원장은 서창동에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과제도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도농복합지역이라 아파트 단지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자연환경이 좋아 전원주택을 짓고 이주해오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기존 농촌 마을이나 자연부락의 유대감은 끈끈해 소통이 원활한 반면 새롭게 이주해온 주민들과 원주민들의 간격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 사이에 연대감과 협력을 통한 마을공동체 발전모델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천과제 수립을 위한 마을계획실천추진단을 운영해 자치공동체를 실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범순 기자
박범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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