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방협력회의’가 청와대에서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는다.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정례적으로 모여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관련 정책을 심의하는 ‘제2의 국무회의’로 기대가 높다. 협력회의는 대통령과 시·도지사 간담회 등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번 자리에서는 자치분권 추진 성과와 평가, 초광역협력사업, 지역경제 현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향후 지방이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균형발전, 분권 제도개선 등을 안건으로 발굴하고 지방 중심의 상향적 제안을 주도할 예정이다. 지방정부가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함께 실행하는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위상이 제고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치분권 확대를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법률이 13일 시행에 들어간다. 2022년이 명실공히 원년이 되는 셈으로 중앙지방협력회의가 진짜 ‘제2국무회의’로 역할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정부와 지방의 소통 채널이 다양하게 존재해왔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 공공기관 이전, 지방소멸 등 산적한 현안에도 불구하고 수직적 구조로 한계가 있었다. 실제 2005년에 태동한 시·도지사협의회가 건의한 안건 중 정부 수용률은 42.4%에 불과했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고 국무총리와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이 공동부의장을 맡는다. 국가와 지방 간 협력, 권한·사무·재원 배분, 균형발전, 지방재정·세제 등 지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에 대해 심의하며 국가와 지자체는 성실히 이행하도록 법에 명문화돼 있다.

지방의 발전이 곧 국가의 발전이다. 지방의 미래가 국가의 미래다. 중앙지방협력회의의 위상과 역할에 주목하게 된다. 협력회의가 지방의 실질적 의견을 반영하는 소통 창구가 돼야 한다. 이해득실이 얽힌 민감 쟁점들에 대해선 사전에 조율해내는 노력도 중요하다 할 것이다. 지방자치 30년이다. 중앙권력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로드맵까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중앙과 지방과 수평적 관계, 진일보한 협의체의 시작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