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을 받고 출옥했다. 그녀만큼 인생의 최상의 극(極)과 최악의 극(極)을 경험해 본 사람이 또 있을까. 지금의 대통령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가진 공주 같은 딸로 태어나서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살다가 어머니의 불의(不意)의 죽음으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며 젊은 시절에 국빈 자격으로 세계를 다녔지만 아버지마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다시 정치권에 등장하여 ‘선거의 여왕’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많은 선거를 승리하고 급기야는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대통령까지 당선된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헌정사에 유례없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까지 당한 후 4년9개월간의 긴 옥살이를 하고 이제 풀려난 것이다.

말 그대로 극과 극, 빛과 그림자, 최고의 권력과 최악의 투옥까지 극단적인 삶을 살아온 인생이다. 역학에서는 선명하게 다른 두 가지 기운을 음양으로 표현했다. 박근혜 대통령뿐만이 아니고 어떤 사람에게도 자신의 인생에서 음양(陰陽)은 있다. 즉 힘든 시기가 있으면 좋은 시절이 있고 잘나가는 시절이 있으면 죽지 못해 사는 악운의 시절도 있는 것이다. 불로장생을 꿈꾸었던 진시황도 결국 병을 얻어 죽음을 맞이했고 세계적인 기업인 애플을 창시했던 스티브잡스도 돌아갔다. 또 애플에 맞서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건희 전 회장도 한 줌의 재로 돌아갔다.

추운 겨울이 가면 따뜻한 봄이 온다. 어두운 구석이 많을수록 광명의 빛을 찾게 되고 밝은 구석이 많을수록 그만큼 그늘진 곳이 많게 된다. 어두운 사회에서 공명과 정의를 찾게 되고 밝은 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패 타락한 세력이 강하게 존재한다.

양(陽)은 음(陰)을 기다리고 음(陰)은 양(陽)을 기다리는 변화 속성 때문에 음지가 양지가 되고 양지가 음지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운세에서도 마찬가지다. 화(禍)가 복(福)이 되어 복(福)도 화(禍)가 되며 고생 끝에 반드시 낙이 오고 초년에 고생하면 말년에 반드시 낙이 온다. 그래서 인생을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였다. 결국 모든 것은 상반되어 보이지만 그것이 하나가 되어 돌고 도는 것이 자연의 법칙임을 역은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음양의 조화를 위하여 음속에 양이 있고 양속에도 음이 있게끔 자연은 절묘한 배려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음이 없으면 양이 없고 양이 없으면 음도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상대적인 것의 조화가 태극(太極)이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국기인 태극기를 보고 인생(人生)의 일희일비(一喜一悲)에서 초연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