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주체를 자각하게 만들고, 되살려줘 결국 우리가 삶의 주인이 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광주매일신문 주최로 지난 2일 오후 광주 서구 홀리데인 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8기 창조클럽아카데미 제14강에서 이주헌 미술평론가가 ‘행복한 명화 읽기’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평론가는 강의 시작에 앞서 다양한 선과 점 등으로 구성된 착시현상 그림들을 보여주며 “우리는 눈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본다 생각하지만 시각이라는 감각은 생각보다 한계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각의 한계를 통해 탄생한 것이 예술”이라며 “미술뿐만이 아닌 모든 예술이 한계와 만나 한계에 도전하고, 가지고 놀기에, 한계를 즐기는 사람이자 더불어 사는 사람인 예술가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고 역설했다.

이어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가며 이 평론가는 원우들에게 ‘무엇이 명화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는 널리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값비싼 작품의 대표 사례인 잭슨 폴록의 ‘폴록 넘버 5’, 특이한 작품의 사례로 피에로 만조니의 ‘예술가의 똥’에 대해 각각 설명한 뒤 “명화란 결국 ‘나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이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나에게 감동을 주는 명화를 보면 충만한 감각을 느낄 수 있어 주체가 살아난다”며 “삶의 주인으로 만들고, 주체를 자각하게 하고, 주체를 되살려주기에 예술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평론가는 미술관에서 렘브란트의 ‘유대인 신부’ 작품을 본 뒤 아침부터 저녁까지 멈춰버렸던 빈센트 반 고흐의 일화를 통해 훌륭한 예술 작품을 본 사람이 충격과 감동으로 인해 격렬하게 흥분하거나 어지러움 등을 느끼는 증상 심리학 용어인 ‘스탕달 신드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또한 미술작품 감상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평론가는 “미술가는 각자가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하기에 미술관에 가게 되면 세상을 다양하게 보는 시각을 접하게 된다”며 “미술 감상을 통해 저절로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평론가는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작품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특정한 형태 전환을 의미하는 ‘게슈탈트 시프트’의 정의를 설명하며 이를 인용해 만든 작품인 김재홍 작가의 ‘시집 가는 날’과 학생들을 위한 교구로 발명한 루비크의 큐브 퍼즐이 장난감이 된 사례를 통해 게슈탈트 시프트의 교훈인 ‘큰 틀에서 보는 시각’을 강조하기도 했다.

끝으로 이 평론가는 서로 상관없는 것들을 함께 그려 낯설게 표현하는 ‘데페즈망’ 기법을 설명하며 이질적인 것을 융합시켜 세상을 다르게 보도록 노력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는 말로 강의를 끝마쳤다.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홍익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겨레신문 미술 담당 기자를 거쳐 현재는 미술평론가이자 양현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주헌의 서양미술 특강’, ‘지식의 미술관’,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등 30여권이 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