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언론 최초로 TV를 출범시켜 융복합미디어를 선도하고 있는 광주매일신문이 창사 30주년을 맞아 광주시민의 교육 분야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김홍식 전 광주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만나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지난 2월말 퇴임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개월이 지났다. 마음은 아직도 교육현장에 있는 것 같은데 참 세월이 빠르다. 여전히 퇴임 이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틈틈이 광주교육과 기후환경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계속하면서 미루어 두었던 자료도 정리하고, 관련 분야 선후배들과 의견을 나누거나 지혜를 모으면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몇 가지 사회활동이 더해지면서 더욱 시간을 아끼며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는데 광주교육의 현실은?

-광주서석고에서 시작해 중·고 교사, 교감, 교장, 장학관, 교육장을 거치면서 약 37년 가까이 광주에서만 근무했다.

과거와 현재가 크게 비교되는 측면이 있다. 사실 지금은 좀 평가가 다르지만 광주는 교육도시로서 타지역 학생, 학부모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실력광주 교육을 배우기 위해 광주를 많이들 찾아왔는데 지금은 사정이 좀 다르다.

무엇보다 교사와 학교교육을 바라보는 학생, 학부모의 신뢰가 전과 같지 않다. 학교교육이 중요하긴 하지만 전적으로 학교와 교사에게만 의지하지 않으려는 면이 커진 것 같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고 보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또한 사립 비중이 큰 광주에서 사립학교와 교육청 간의 원활하지 못한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고, 아울러 비단 광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교권이 추락해서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 것도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육행정에서 개선해야 할 비합리성을 꼽는다면?

-학교에서 근무할 당시에 “교육청이 왜 저렇게밖에 못하지?” 하는 불만이 종종 있었다. 교육청이 존재하는 이유가 학교 현장을 관리 감독하는 측면에 앞서 학교 현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주된 일이어야 한다.

한마디로 학교와 교실 교육을 돕는 교육행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우리 아이들의 교육이 충실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육의 본질을 추구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철저한 지원행정이 필요하다. 실적 위주의 전시행정이나 책임회피성 행정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바람직한 교육 발전 방향은?

-교육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온라인 원격수업과 홈스쿨링이 증가하고 있고, 교육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서 미래교육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학교의 개념도 크게 바뀌어야 한다. 학교가 무한경쟁하는 곳이 아니라 ‘함께 그러나 다르게 성장하는 진로학습공간’으로 변화해야 하고, 학교에서 통하는 것이 사회에서도 통할 수 있는 학교, 학습주체로서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발휘하고 자율성을 경험해 보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모든 게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학교공동체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교사의 자율성에 근거한 교육과정이 다양한 수업을 만들고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으므로 중앙정부에 집중된 교육권한을 과감하게 지역으로, 학교로 교사에게로 이양해 주는 후속조치가 절대 필요하다. 한마디로 학생, 교사의 자율성에 근거한 교육과정이 다양한 수업을 만들고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율화 분권화에 기반해서 교육 주체와 지역교육청 교육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갖도록 해야 한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공동의장 등 사회활동 활발한데 환경에 관심이 많게 된 계기는?

-솔직히 오래전부터 환경운동을 하던 선배님들의 말을 그렇게 크게 듣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니 참 부끄럽기 그지없다.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봉사활동과 연계한 환경보호활동을 제한적으로 하다가 무등산사랑 환경대학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무등산은 우리에게 산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존재다. 무등산보호단체활동을 하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현재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심각성도 여실히 알게 되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에 환경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생활 속에서 강력한 실천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환경이나 기후위기와 관련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교육철학은?

-교육은 인간을 가꾸는 종합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이제 교육은 교육수요자의 만족을 넘어 감동의 수준으로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가장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도와줘야 한다.

세 가지로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첫째, 안전한 배움 환경 속에서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건강하고 따뜻한 인간교육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 교육과정과 연계한 민주시민 교육, 우리 지역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한 현장 체험 교육, 성장을 지원하는 학생 생활교육을 강화해 한 명 한 명의 학생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인성도 실력이니까.

둘째, 스스로 익히며 함께 배우고 나누는 행복한 배움 중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1학생 1동아리 활동 지원과 학습 부진 학생 학력 향상 지원 등 학생 개인의 맞춤형 교육 지원에도 주력해야 한다.

셋째, 다양한 창의적 체험 중심 맞춤형 진로교육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학생들이 각자의 꿈과 적성을 키우고 지역사회 내 유관기관이나 마을교육공동체와 연계해 우리 학생들의 진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