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대표적 장기 표류 사업인 ‘어등산 관광 단지’에서 골프장을 운영 중인 ‘어등산리조트’가 뒤늦게 밀린 기부금 수 십 억원을 일괄 납부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어등산리조트는 최근 금조사회복지장학재단에 8년 치 기부금 16억원을 전액 지급했다.

어등산리조트는 2016년 광주 도시공사와의 소송이 합의·조정되는 과정에서 대중제로 운영되는 홀에서 발생한 순수익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순수익금이 2억원 미만이면 2억원 이상을 장학재단 사업비로 조달하기로 약속했다.

공익성이 가미된 관광단지 조성에 앞서 수익성이 강한 골프장부터 운영할 수 있게 된 데 대한 반대급부 성격의 기부로 여겨졌다.

골프장은 지난 2012년부터 회원제 18홀, 대중제 9홀로 운영됐는데, 대중제 순수익이 매년 2억원에 못 미쳐 연간 2억원을 기부액 산정 기준으로 삼았다고 광주시는 전했다.

광주시 측은 회원제, 대중제 각각의 순수익을 구분해 판단하기 애매한 측면도 있지만 회계법인 결산을 근거로 대중제 순수익이 2억원이 안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어등산리조트가 골프장 운영 방식 변경 승인을 위해 밀린 기부금을 납부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어등산리조트는 광주시와 협의를 거쳐 최근 27홀 전체를 대중제로 전환했다.

광주시가 아무런 강제 조항 없이 수년 간 약속 미이행을 방치하다가 기부금 납부 대신 운영 방식 전환을 승인해준 모양새다.

합의 내용도 다시 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제(9홀) 순수익금을 기부 대상으로 한 상황에서 27홀 전체가 대중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이날 자료를 통해 “대중제로 전환은 관련법(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승인했다”며 “체육시설업 변경을 위한 구비 서류를 제출하고 추가로 전체 회원 727계좌 중 동의 725계좌, 공탁 2계좌 등 회원 동의와 입회금 반환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제 전환 승인 시 미납한 기부금을 지급하도록 한 협의에 따라 기부 미이행 상황을 해소했다”며 “어등산리조트 측에서 기부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회신했고 기부금 납부도 성실히 이행되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군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원(273만6천㎡)에 유원지, 골프장, 경관녹지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2005년 조성계획을 세워 2006년 착공했으나 수익성을 이유로 2012년 골프장만을 우선 개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이 강제조정을 통해 사업자 측이 장학재단 설립 후 매년 수익금 중 2억원을 기부하도록 이행명령을 내렸으나 리조트 측은 적자, 이사진 일정 등을 이유로 거부해왔다.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