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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선 긋고 靑-檢 갈등 진화
여론 중시 국정운영 시사…임기말 민생 집중 예고
與 지도부와 곳곳서 온도차…남북대화 의지 여전히 부각

2021. 01.18. 20:07:49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文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내용·의미
“국민들이 공감하지 않는다면 사면은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민적 공감대’를 우선 고려사항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사면을 비롯한 민감한 현안을 다루는데 여론을 중시하겠다는 의중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면론 일축…여론 고려한 ‘강경론’

기자회견 직전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일부 여지를 열어두는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로 했다.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여기에는 새해 벽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꺼내든 사면론에 대해 여권 지지층의 반대가 심각하고 심지어 중도층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강하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검찰과 갈등 최소화…민생 집중 의지

문 대통령은 월성 원전을 둘러싼 감사원의 감사나 검찰의 수사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법률가 출신으로서 검찰과 감사원의 역할에 대한 소신을 밝힌 대목이지만, 동시에 민심의 이반과 국론 분열을 부채질하는 청와대와 권력기관 간의 갈등을 진화하겠다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규정하며 힘을 싣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다시 사과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결국 민감한 정치이슈에 기름을 끼얹거나 정권 내부의 대립을 키우는 일을 최대한 피하고 민생 이슈에 집중해 집권 5년차 국정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는 반응이 나온다.

◇與 지도부와 온도차…향후 당청관계 주목

문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들이 여당 지도부와 온도차를 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사면론에 대한 이 대표의 의견과 거리를 두고 윤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여당의 인식과도 괴리를 드러냈다.

이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 제도화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고 거리를 뒀다.

‘탈정치’를 시사하는 듯한 문 대통령의 회견 발언을 계기로 당청 관계와 이 대표의 당내 입지 등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동산 기조 미세조정…반전 가능한가

임기 후반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혔던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투기 방지에 역점을 뒀으나 결국 부동산시장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1일 신년사에서 “국민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실상 첫 사과를 한 데 이어 부동산 정책에 한계가 있었음을 다시 인정한 셈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날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주택 물량을 늘리겠다”고 했다. 투기 억제 기조는 유지하면서 정책의 무게중심을 규제 중심에서 공급확대로 옮길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남북관계 마지막 불씨…임기 내 성과 거둘까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며 비대면 만남을 포함한 모든 소통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도 “올해 집권 5년차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남북관계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실무레벨에서의 협의 부족이 북미협상 교착의 한 원인이라고 진단한 문 대통령은 “바이든 신행정부는 ‘보텀업’(상향식) 회담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긴밀하게 대화를 하면 충분히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 정부는 코드가 같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며 한국 정부의 역할을 키워가겠다는 뜻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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