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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안와도 되니 건강하게만 잘 지내길…”
코로나19 ‘비대면 추석맞이’ 김광근·채정순씨 부부
3대 모여 시골집서 북적였던 명절 분위기는 옛말
손주 출산에도 병원출입 못해 영상통화로만 안부

2020. 09.28. 19:44:03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채정순(59)씨가 코로나19로 비대면 추석을 쇠기로 한 서울의 딸 가족들과 화상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
“라임아! 정우야! 잘 지내제? 할머니다. 우리 강아지들 보고싶어서 어쩌누. 손이랑 잘 씻고 항상 건강해야 한다잉.”

추석 연휴를 앞둔 28일 광주 서구의 한 가정집에서는 60대 부부가 휴대폰 화상통화를 통해 서울에 살고 있는 손주들의 얼굴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부르며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손주들의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자니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광근(61)·채정순(59)씨 부부와 외지에 살고 있는 자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추석은 각자의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김씨 부부는 올해 코로나로 쓸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명절이면 친척들이 다함께 고향에 모이고, 출가한 자녀들이 집으로 오지만, 올해만큼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가족 모임을 전면 취소했기 때문이다.

8남매 중 셋째 아들인 김씨는 영광 백수읍에서 태어나고 자라 결혼 이후에는 광주에 터를 잡았다.

영광에서 농사를 지어 온 김씨는 옛 고향집을 거처로 삼게 되면서 이 곳은 8남매가 자연스럽게 모이는 장소가 됐다.

영광 고향집 마당에서 명절이면 수도권 등에서 살던 형제들이 모두 내려와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나누고, 성묘를 하는 등 대가족이 한데 모여 명절을 지냈던 것이 전통이었다.

올해 설날까지만 해도 조심스레 가족모임을 가졌으나 추석을 앞두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유지 및 특별 방역기간 발표에 따라 가족·친지 직접 대면을 자제하기로 했다.

아쉬운 마음에 통화와 함께 특산품 선물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언론을 통해 가정 내 어린 자녀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를 접하게 되면서 올해는 어린 외손주들과는 아쉽지만 영상통화로만 안부를 전하기로 했다.

김씨 부부는 슬하에 딸 셋,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는데, 첫째부터 셋째 딸 모두 시집을 가 각자의 가정을 꾸렸다.

자녀들 터전이 대전과 서울 등지여서 명절은 이들 부부에게 그리운 자녀들을 다함께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다.

한 지붕 아래에서 딸·사위들과 외손주들까지 북적북적 한 데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해먹던 때가 이제는 옛말이 됐다.

외손주들을 무릎에 앉히거나 품에서 곤히 잠든 모습을 바라보고, 따뜻한 밥 한 숟가락을 손주 입에 넣어 주던 것도 그리운 일이 됐다.

최근 김씨 부부는 셋째 딸이 추석을 앞두고 출산을 해 다섯째 외손주를 보는 경사를 맞았다.

힘든 출산 과정을 견뎌낸 딸에게 달려가 고생했다고 말 한마디 건네고 갓 태어난 막내 손주도 직접 보고 싶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보호자 1명 외에는 직계 가족이어도 출입할 수 없다는 통보를 병원으로부터 받았다.

부부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단출하게 명절을 보내는 것이 가족을 넘어선 지역사회 전반의 약속이라고 여기며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김씨는 “코로나19로 명절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가족·친지들을 보고 싶지만, 전화와 영상통화로라도 안부를 묻는 것이 이번 추석을 맞은 최선의 방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씨는 “무엇보다 가족들의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어서 종결돼 막내 외손주 돌때는 다 같이 안전하게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승지 기자

광주매일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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