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21대 총선에서 국민들은 코로나19 방역과 경기 회복의 의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권과 정부에게 표를 던졌다.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여권과 정부는 주택 가격 안정과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위한 다주택자의 부동산세 인상(종합부동산세·취득세·보유세)과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을 속전속결로 통과시키고 전월세전환율의 하향 조정 등 후속 대책을 발표하여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값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 매물의 품귀 현상으로 전세 값은 상승하고 있어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런 반응은 시장이 이해득실로 인해 정책 효과가 상반되게 작동하고 있다. 손해 보는 쪽은 결사적으로 저항하게 되고 반면에 이득을 볼 것으로 기대하는 쪽은 새로운 정책 효과의 상대편 반응과 정책 시차로 호응이 더디게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수요 측면에서 임대사업의 공공주택과 민간주택이 전월세 시장에서 경쟁하고 공급 측면에서 공공의 임대분양주택과 민간의 분양주택이 경쟁하도록 시장에 개입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주택 서비스는 개인(소비자)에게 주거 안정의 효용을 높이는 소비재의 측면과 개인과 사회의 자산 가치를 높이는 투자재의 측면의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부동산과 주택 구입이 유동자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대체할 수 있는 분산 투자의 수단으로서 재산 축적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재로서 주택은 주거 안정을 누리는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분양 및 전월세 시장의 안정이 필요하고 투자재로서 주택은 주택을 구입함으로써 자산 가치를 높이는 재산 축적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자산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런 정책은 정부가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는 역할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으로 정부는 국민들의 선호를 도출하고 그 정보를 통해서 정치적 의사결정을 하는 중립적이고 선한 실체라는 관점이다. 그러나 실제로 국가의 통치 행위는 정치권, 관료조직, 사법기관, 언론, 이익집단 등에 속한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정부의 개입이 오히려 자원배분을 저해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정부의 실패 또는 정책의 실패를 초래하게 될 수 있다.

새로운 정책의 시장 개입은 항상 힘들다. 그것은 먼저 정부는 시장에 참여한 모든 경제주체들의 선호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없다. 따라서 선호를 반영하는 정보의 제약으로 성과를 완벽하게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시장의 선호를 반영한 정책이 시장에서 특정하게 작동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실행하게 되지만 시장은 전혀 다르게 반응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정치적 의사결정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상반된 이익집단들과의 합의로 정책은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중립적이며 선한 실체가 아니라 공무원 증원과 조직의 확대로 관료조직의 비대화, 역할의 불투명성과 불명확성, 상호견제기능의 미비 등의 관료조직의 문제로 공익보다 관료의 영속성을 우선하는 도덕적 해이 현상에 직면하여 정책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게다가 정책의 성과가 효율성과 형평성의 판단보다는 사법적 판단에 좌우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관련 조사들은 대다수 국민들이 시장의 부작용보다는 정부, 국회, 검찰 등의 국가기관과 언론의 불신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가의 새로운 정책이나 개혁의 동기는 선에서 출발하지만 시장여건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도한 규제로 변해서 실패할 수 있으며 시장의 작동을 대체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점에서 새로운 정책과 개혁은 시장의 부정이 아니라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시장의 재구축이어야 한다.

정책은 규범적 가치판단의 원리를 지니고 있어서 국민들에게 행동의 지침을 제공하게 되므로 시장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오류나 교란의 가능성을 내포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경제와 사회 안정의 인프라(건강 및 보건, 안전, 환경, 주거 서비스, 소득재분배, 공정거래질서 등) 구축을 위해 개인이나 기업의 민간부문의 행동에 일정한 규제를 부과하는 시장 개입의 정책은 국민 생명과 안전의 보호와 재산권의 보장에 직결되므로 신중하게 집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