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 전시관’ 애물단지 전락
길거리 조성 탓 수년째 관리 부실로 훼손 ‘미관 저해’
영상물 설치구간 지붕 설치 등 활성화 방안 마련해야
2020. 08. 04(화) 18:13 가+가-

광주출신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 거리로 명명된 남구 양림동 휴먼시아 앞길에 조성된 야외 전시관의 ‘키오스크’와 전시품들이 관리 부실로 훼손되거나 고장 난 채 방치돼 있다. /김애리 기자

광주 남구 양림동 역사문화마을에 위치한 ‘정율성 거리 전시관’이 관리 부실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더욱이 야외에 조성된 전시관의 전시작품과 키오스크는 날씨 영향을 자주 받아 수년째 고장과 훼손을 반복하고 있어 지붕 설치 등 보수·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남구에 따르면 양림동 일대 ‘정율성 거리 전시관’은 광주 출신 중국혁명음악가 정율성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사진, 음악, 영화 등을 전시한 기념거리로 사업비 5천만원이 투입돼 지난 2009년 양림동역사문화마을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기념거리는 정율성 선생의 생가 주변에 조성됐으며, 걸어서 1-2분이면 정율성 선생의 노래·생애·업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관리 부실로 전시 작품이 훼손돼 있는 등 미관을 해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남구 양림동 양림휴먼시아 2차 인근에 조성된 정율성 거리 전시관의 전시작품 곳곳은 녹이 심하게 들었고, 거미줄과 넝쿨이 뒤엉켜 있었다.

또 기념거리에 설치돼 있는 키오스크에는 ‘독립운동가이자 현대 중국음악의 대부인 정율성의 다양한 정보를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화면을 터치해 그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라는 안내문이 적혀있었지만, 수개월째 고장 난 채 방치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하단 전시작품은 누군가 도구로 긁어 훼손돼 있는 등 기념거리 곳곳이 관리부실로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인근 주민 박모(65)씨는 “이 곳 일대는 정율성로로 지정해 운영할 만큼 처음에는 홍보도 대단했고, 유명 정치인들도 찾아와 활성화되는 듯 보였다”며 “하지만 외부에 노출돼 있어서 그런지 고장도 잦았고, 관리도 어렵다보니 행정당국에서도 손을 놓고 있어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유명무실한 거리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광주 출신 중국혁명음악가 정율성 선생을 기리기 위한 기념거리가 수년째 방치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당초 전시관 조성을 위한 부지매입비가 없어 정율성 선생의 생가 주변 인도에 설치된 탓에 영상물 등이 눈·비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퇴색이 일어났고, 오작동도 자주 발생했다.

하지만 남구는 관리·보수업체를 구하기 어렵고, 고가의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기념거리가 조성된 지 12년 동안 고작 2차례 보수만 실시하는 등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영상물 설치 구간에 지붕 설치, 정율성 생가 매입을 통한 전시관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남구 관계자는 “광주시와 함께 정율성 생가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관 조성 당시 부지매입비가 부족해 길거리에 조성했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날씨로 인해 미관상 보수해야 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났다”며 “회랑을 설치해 정율성 거리 전시관이 주민들의 쉼터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생가 매입을 통한 일대 활성화를 위해 유지하도록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율성 선생은 광주와 화순에서 생활하다가 1933년 항일운동을 위해 형을 따라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오월의 노래(1936년)’, ‘팔로군 행진곡(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 1939년)’ 등을 작곡해 근·현대 중국 3대 음악가 중 한명으로 추앙받고 있다./김동수 기자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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