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 시대의 문화예술은 ‘온라인 콘텐츠’를 양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이 온라인상에 노출된다. 지난 반 년 간에 걸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된 현대인들에게 온라인으로 향유하는 문화예술은 더 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시국에 무관중 공연이나 전시가 한창이다. 현장에 직접 갈 수 없는 상황을 전제한 채, 여러 문화기관에서도 온라인 채널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공연이나 전시를 소개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 아카이빙을 위한 또 다른 일상 그림으로 기억하기’전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실제로 홈페이지에 진입해 온라인 전시를 보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전시 ‘관람’이라는 단어로써 표현하기도 민망한 실정이다. 참여 작가들의 작품 사진과 설명을 나열한 게 전부여서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의 미술관’ 온라인 좌담회에 참여한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이 “‘변화의 가장 큰 적은 익숙한 관성’이라며 디지털 뮤지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박물관 측은 홈페이지에 ‘가상박물관-사이버체험관’을 운영 중이다. 박물관 내 공간들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해당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보여줄 뿐인데다, 꽤 오랫동안 업데이트 하지 않은 자료만을 제공한다. 사실상 실질적인 ‘문화향유’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기관 뿐 아니라 개인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도 마찬가지다. 지원사업 기금을 받아 진행하는 공연의 경우, 기관 제출용으로 공연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온라인 콘텐츠로 내보냄으로써 인정을 받는 정도에 그친다.

미술관에서 실제 작품을 관람하거나, 연주자의 라이브 무대를 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어느 때보다 관계자들의 노력과 고민이 요구되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