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제수준의 자치분권은 문재인대통령의 염원이다. 자치분권을 향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대 국회는 이를 무산시켰다. 21대 국회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을 포함한 자치분권관련 법률들을 조속히 상정하고 처리하기를 바란다.

개인→집단→지역→국가로 개념이 확장될 때 가장 살기 좋은 국가가 된다. ‘개인’으로부터 시작되는 공동체가 가장 힘이 세다. 개인이 집단과 지역과 국가에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범주로 명명되는 공동체는 ‘개인’의 확장된 개념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된다. 그래서 ‘개인’을 중심에 두는 ‘보충성의 원칙’은 자치분권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다. 중진국으로 성장한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선진국으로 성장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결국 보충성, 다양성, 민주성, 효율성을 담보하면서 자치분권을 확대·성장시키는 일이다.

우리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넘어 건국을 이루었다. 배고픈 설움을 이겨내고 도시·산업화를 이뤘다. 그리고 독재의 터널을 넘어 민주주의를 이루어 냈다. 건국, 산업화, 민주화 선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주의’, 바로 자치분권이 발전하고 성장한 참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다.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내 삶의 주인이 내가 되는 나라’다.

중앙집권주의자들은 ‘자치역량 미비’를 운운하면서 자치분권관련 논의를 차단·방해해왔다. 20세기 전 세계의 모든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경제적 민주적 성장은 괄목상대했다. 모든 것이 우리 국민의 역량과 저력이었다. 이제 중앙집권주의자들은 중앙집권의 몽상에서 깨어나 자치분권의 시대정신을 구현하는데 협조해야 한다. 헌법정신대로 모든 권력을 국민의 권력으로 정상화시켜야 한다. 주민주권과 자치권의 강화가 신호탄이 될 것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지방자치법 관련 법안은 지방자치법(개정), 주민조례발안법(제정), 중앙·지방협력회의법(제정), 지방공무원법(개정), 지방공무원교육훈련법(개정),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개정) 등이 있다. 주민주권과 자치권을 확대하는 방향의 법안들이고, 자치단체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은 주민중심의 지방자치를 구현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강화와 이에 따른 투명성 및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다양화 근거, 주민의 감사청구 제도 개선, 주민자치회의 설치 근거, 지방의회의 역량 강화 및 인사권 독립,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설치,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직 인수위원회 설치 근거,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운영 자율성 확대, 중앙지방협력회의의 설치,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치 근거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개정안에는 지방자치법 제22조항(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다만,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을 삭제하지 않았다. 실효적인 자치분권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22조의 삭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제22조 조항 삭제공방으로 법안 개정이 다시 원점에서 검토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개정안을 수용하고 내일을 기약하기를 바란다.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와 다르다. 20대 국회를 반면교사 삼아 21대 국회에서는 초기에 개혁입법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치분권을 지향하고 있고, 21대 국회를 책임지고 있다. 조속하게 입법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자치분권 강화로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과 양이 확장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