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이 광주·전남과의 소통을 대폭 강화한다. 이 의원은 그간 ‘호남’ 후보로만 규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작 광주·전남과는 일정한 거리를 둬왔다.

이 의원의 이 같은 변화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놓고 이 의원과 진검승부를 벌이게 될 영남 출신의 김부겸 전 의원이 지난 7일과 8일 이 의원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와 전북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전당대회 출마의 당위를 설파한데 자극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의원 핵심 관계자는 9일 국회출입 광주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다음 주부터 광주·전남언론과의 접촉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자연스럽게 광주·전남 언론인 등 오피니언 리더들과 소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강력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한 이 의원이 정작 자신의 최대 지원그룹인 광주·전남 국회의원들과의 스킨십이 많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호남의 국회의원들과도 직접적인 스킨십을 많이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캠프 관계자가 이 의원을 대신해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에게 연락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앞으로 캠프에서 국회의원들과 연락이 필요할 경우는 비서실장격인 오영훈 의원이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당권 경선과 관련, “이 후보는 통상 경선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지지성향을 ○, △, × 등으로 분류하는 관례에서 탈피, 그러한 보고를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면서 “지지여부나 계파 등과 상관없이 모든 의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진정성과 출마 이유 등을 직접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7일 당대표 출마선언 당시 이 후보의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별로 와 닿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출마선언 때는 국민들께 단순히 출마 사실만 알리려 했던 것”이라면서 “오는 20일께로 예정된 후보 등록 시점에 다시 메시지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낙연 의원은 8일 오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난 앞에서 누군가가 대선을 의식하거나, 반대로 견제하는 것은 양쪽 모두 한가하고 오만한 일”이라며 “당 대표가 된다면 적어도 대표로 있는 동안 정권 재창출은 머리에서 지우고 국난극복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이낙연 대세론’에 대해선 “총리 시절 재난, 재해, 감염병에 안정적으로 대처한 기억이 기대감을 낳은 것 아닐까”라면서도 “대세를 운운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다.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지지를 어느 정도 확보했느냐는 질문에 “친문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한두명도 아니고 쉽게 규정되기 어려운 개념”이라며 “별로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과의 당권 경쟁에 대해 “기본적으로 오랜 신뢰와 우정이 있다”며 “정책과 가치에 대해 의견을 솔직하게 내놓고 서로에게 보탬이 되는 선의의 경쟁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전대 과정에서 영호남 대결 구도가 부각되고 대선 전초전으로 흘러갈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당원의 수준은 이미 그런 지역 구도를 뛰어넘었다”고 밝혔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