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화혁괘 초육의 효사는 ‘공용황우지혁’(鞏用黃牛之革)이다. 즉 ‘질긴 황소의 가죽으로 묶는다’는 뜻이다. 상전에서는 ‘질긴 황소 가죽으로 묶는다는 것은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 ‘공용황우 불가이유위야’(鞏用黃牛 不可以有爲也)라고 말했다. 황소의 가죽으로 묶여 움직이지 못하니 지금부터 4년간의 경험을 쌓지 않으면 일을 이룰 수 없다. 혁괘는 변화 개혁을 의미하기 때문에 인생에 변화가 오는 때다. 아직은 변혁하기에는 안 되는 기존의 것을 고수하고 나서지 말아야 할 때라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공’(鞏)은 ‘묶는다’는 의미지만 황소의 가죽처럼 단단한 것으로 묶으니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양위에 양효가 있어 위치는 올바르지만 응효가 없고 불에 타는 데에 있어 힘이 약하고 명확하지 않으니 개혁을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아직 변화를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서죽을 들어 초구를 만나면 변괘가 함(咸)의 초효이고 ‘함기무’(咸其拇)이니 무엇인가를 움직이고자 하나 소성괘가 간산(艮山)의 정지(停止)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개혁의 필요성이 생기는 때이지만 아직 실행할 시기는 아니다. 모든 일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정사나 사업상의 일도 나아가 개혁은 시도하지 말고 무르익을 때를 기다려 착수해야 한다. 계획, 희망, 원하는 바 등도 나쁘지는 않지만 시기상조고 금방은 통달되지 않으니 입 밖으로 나타내지 마라. 담판, 교섭 등은 지금까지의 방법 방침을 바꿔야 하고 통달되는 않으니 적극적으로 나가지 말라. 혼인은 변함(變咸)이니 서로 끌려 좋아하고 있지만 좋은 인연은 아니다. 잉태는 바람직하지 않고 임산은 늦어진다. 이전, 여행, 신축, 개업 등은 보류 연기하는 것이 좋다. 병은 소강상태로 현재는 멈췄지만 이효가 되면 호괘(互卦) 천풍구의 주효가 돼 생각지 못한 변화가 생길 우려가 있으니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기다리는 일이나 가출인은 어쩔 수 없이 돌아오고 분실물은 집안에서 오래지 않아 찾을 수 있다. ‘사업 길흉 여하’를 묻는 점에서 초구를 얻었다. 사업은 지금부터 4년간은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추진하면 4년째부터 사업은 근심 걱정이 없어지고 새로운 운명을 받아 본 궤도에 들어선다고 했다.

혁괘 육이의 효사는 ‘이일내혁지 정길 무구’(已日乃革之 征吉 无咎)다. 즉 ‘이미 변혁을 추진한다. 나아가야만 길하고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상왈, ‘이미 변혁을 추진하는 것은 아름다운 경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 ‘이일혁지 행유희야’(已日革之 行有喜也)라 했다. 이때는 혁명을 준비하는 시기로 머잖아 혁명을 한다. 이미 혁명이 완수돼 있는 상황과 같아서 내부적으로 일을 추진한다면 이뤄지나 밖으로는 아직 드러내지 않으면 좋다는 것이다. 혁괘에 있어서는 화극금(火剋金)으로 내괘는 개혁하는 쪽이고 외괘는 개혁을 당하는 쪽이다. 내괘의 삼효 모두는 혁(革)이라는 글자를 가지고 효를 설명하고 있고 외괘의 삼효는 개(改)나 변(變)이라는 글자를 가지고 사(辭)를 구성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육이는 내괘 이화의 유순중정(柔順中正)의 효로 개혁하는 쪽의 주(主)가 괘 ‘이일’(已日)이라는 단사(彖辭)가 있지만 ‘이일’에 해당돼 있다는 것은 아니다. 육이에서는 혁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혁을 행해가면 길을 얻고 무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까닭은 육이는 유순중정의 덕을 가지고 있어 초구처럼 망동(妄動)의 우려가 없고 이명(離明)의 주효로 시기의 판단도 명확하며 더욱이 위치가 올바르므로 하는 일이 정곡(正鵠)을 찌르고 주괘효인 구오와 정응(正應)해 변혁의 일에 있어 성공할 뿐만 아니라 그 성과는 희공(喜攻)에 이르기 때문이다.
점해 육이를 얻으면 사업, 계획하는 일, 원하는 바 등은 지금은 아직 시기는 빠르지만 보류하지 말고 개인적으로는 진행하는 것이 좋다. 거래, 담판이나 교섭 등도 조금씩 진행하면 소기(所期)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주소의 이전이나 직업의 전환 등은 길하되 급하게 실행하면 안 된다. 혼담은 변쾌(變夬)가 되니 음양화합(陰陽和合)해야 하는 혼인에 있어서는 보류하는 것이 좋고 부부사이가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잘 정리되는 때다. 잉태는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임산(臨産)은 무사히 끝낼 수 있다. 기다리는 일은 늦어도 끝낼 수 있고 가출인이나 분실물은 손에 돌아오지 않고 대체물이 들어와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병은 급변(急變)해 위태하고 석양에 악화된다. 날씨는 맑고 청명하다. 모인이 ‘모사(謀事)하고 있는 일의 길흉’을 묻는 [실점예]에거 육이를 얻었다. 혁괘는 변혁이 일어나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는 때다. 육이는 유순중정의 효로서 구오와 정응하니 이미 일은 좋아지기 시작했으나 위치가 신하의 자리이니 사효부터 새로운 명을 받아 이뤄지기 시작하여 오효에서 완전히 성사된다. 2개월(년)을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혁괘 구삼의 효사는 ‘정흉 정려 혁언삼취 유부’(征凶 貞厲 革言三就 有孚)다. ‘조급하게 나아가면 흉하다. 정도를 지키며 후환에 대비해야 한다. 개혁을 하자는 말이 세 번이 있어야 사람들이 이해하고 믿는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개혁을 하자는 말이 세 번이 있으니 또 어디로 가겠는가’해 ‘혁언삼취 우하지의’(革言三就 又何之矣)라고 말했다. 이 시기에는 될 듯 하면서도 안 된다. 서두르면 안 되고 다음을 위해 신중하게 준비해야 한다. 남의 말을 쉽게 믿어서도 안 된다. 초조하지 말고 참고 기다려야 하는 때다. 구삼은 이(離)의 극에 있어 화(火)의 성질 중에 아주 뜨거운 부분이고 변혁을 해도 너무 급하게 해서 잘못했으며 기회가 무르익기 전에 결행해서 실패를 보게 되니까‘나아가면 흉하다’고 해서 ‘정흉’(征凶)이라 했다. 양위에 양효가 있어 자리는 올바르지만 너무 강할 위험이 있으니 이것이 ‘정려’(貞厲)다. 너무 강하게 나아가 실패할 수 있으니 ‘정흉·정려’인 것이다. 그러나 ‘정흉·정려’하다고 해서 혁의 시기에 혁을 하지 않고 옛날의 구습(舊習)을 고집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개혁하라는 소리가 두세 번 들려와 어쩔 수 없이 결행하게 되니 이는 진심(有孚)으로 혁을 했으나 희생이 크고 기회가 무르익은 때가 아니니 흉한 것이다. 구삼을 얻으면 구삼의 경우는 이화(離火)로 태금(兌金)을 녹이는 것은 마치 밥을 하는데 불이 너무 강해 밥은 되지 않고 밑이 타버렸다. 그렇다고 아직 밥은 덜 익었으니 불을 끌 수는 없는 경우와 같다. 변수(變隨)해 수(隨)는 사람을 따르는 것이지만 소성괘 내괘는 진(震)이 돼 나가는 것을 억제할 수가 없다. 구삼은 상육의 응효(應爻)를 따르지 말고 비효(比爻)인 육이를 따르는 것이 무난하다. 이는 초구의 황우(黃牛)의 가죽으로 묶어야 하기 때문에 육이의 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점사(占事)의 적용에 있어서는 지금 착수하지 않으며 안되지만 아직은 조금 이르다. 오늘은 안 되지만 내일은 늦으니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매거래의 경우 오늘 사면 가격이 높아 손해보고 내일 사면 가격은 낮아지지만 물건이 없는 경우다. 그래서 금방은 사지 말고 또한 내일로 연기하지도 말고 그 사이에 사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개혁의 시기를 늦추지도 말고 급하지도 않게 교묘한 시기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 거래, 담판, 교섭, 계획의 방침을 바꾸는 경우에 있어서도 같다. 이전, 전직 등은 무리한 추진을 삼가야 하나 퇴직이나 귀국 등은 좋다. 혼인도 보류하는 것이 좋지만 보류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 예컨대 여건은 좋은데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다. 잉태도 임산의 경우도 그렇게 좋지 않다. 변괘 수괘(隨卦)는 가을이 되어 우레가 들어가는 괘니까 아이가 나오기 어렵고 ‘혁언삼취’니 의사를 세 번 부르게 되는 어려운 출산일 수 있다. 기다리는 일은 두세 번 재촉해서 겨우 이루어지고 가출인은 사람 많은 곳으로 가버려 돌아오기 힘들며 분실물 역시 빈번한 도로나 사람 많은 곳에서 잃어버려 찾기 힘들다. 병은 용태(容態)가 악화되어 주의가 필요하다. 날씨는 변화가 심하고 흐린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