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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변화에 대한 응답, 기본소득제도
이세연
양지종합사회복지관 선임사회복지사

2020. 06.18. 19:19:22

지난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극에 달하자 정부는 국민의 생활 안정과 경제회복 지원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제도를 시행했다. 모든 국민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은 멈춰있던 경제활동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말처럼 차갑게 굳어있던 국민의 마음에 따뜻한 ‘소확행’을 선물해주기도 했다. 이렇듯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이 복지,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자, 수년간 사그라들었던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관심 또한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기본소득제도’란 국가가 재산, 소득, 노동 등의 유무와 상관없이, 즉 아무런 조건 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최소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이는 수년 전부터 언급됐지만, 소설 ‘유토피아’에서나 나오는 허황한 말로 치부되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었다. 하지만 시대가 급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0년대에 들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기술의 발달,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공급역량의 극대화가 빠르게 이뤄졌고, 이와 동시에 인적 노동 가치가 떨어져 일자리 수의 감소 문제가 나타났다. 또한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고립, 복지 서비스의 제한, 세계적 경제 위기 등을 직접 겪으며 기존의 사회안전망만으로는 충분한 대응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선별적 성격의 핀셋형 서비스가 아닌 보편적이고 유연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요구하게 되었다.

기본소득제도는 이러한 시대 변화에 대한 응답으로 등장했다. 모두에게 혜택을 지급해 기존 사회안전망의 최대 취약점인 복지 사각지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선별기준과 과정에 대한 시비를 없애 복지 행정비용을 절감하고, 직관성을 강화해 서비스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경제적 압박과 낙인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경제 활성화, 생활형 범죄 감소, 치안행정비용 감소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듯 기본소득제도는 복지정책이자 경제정책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스위스는 실제로 기본소득제도 시행에 대한 국민투표가 시행되기도 했으며, 핀란드는 2017년부터 2년간 제한적인 기본소득 제도를 시행한 후 올해 초에 실험 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에서 시대 변화를 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회적 담론으로 언급되고 있다.

물론, 기본소득제도는 수많은 정책이론 중 하나일 뿐이며, 사회안전망의 유연함과 보편성을 요구하는 시대 변화에 대한 완벽한 정답인 것은 아니다. 기본소득제도의 원칙 중 하나인 ‘현금 지급’이 포인트나 상품권 등 제한된 현금으로 지급된 것처럼, 상황에 맞게 제도의 수정·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증세에 따른 조세저항, 재정적 안정성 등 넘어야 할 벽이 쌓여있다. 큰 틀에서의 국가적·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지속 가능한 실천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은 멈추었지만, 시대는 더욱더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돌아오지 않을 일상에 대비한 ‘포스트 코로나’라는 새로운 시대 변화도 준비해야 한다.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하나의 정답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본소득제도가 완벽한 정답이라 말할 순 없지만,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목소리인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찾아올 시대 변화를 준비하며 기본소득제도가 꾸준히 그리고 더욱 활발히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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