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괘 육사의 효사는 ‘정추 무구’(井甃无咎)다. 즉 ‘우물을 보수 수리하니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우물을 보수하면 허물이 없음은 우물을 고치기 때문’이라고 해 ‘정추무구 수정야(井甃无咎 修井也)라 말했다.

추진되는 것이 약간 바뀌는 상황이고 리모델링하는 시기로서 공부나 봉사에 좋은 때이다. 육사는 외괘로 우물의 위쪽의 음효(陰爻)이니 물로 취하지 않고 우물에 해당한다. 정위(正位)로 올바르고 구오와 친비(親比)하고 있어 초육처럼 물을 혼탁하게 하는 진흙이 아니고 물을 맑게 지키는 우물이니 벽돌이나 돌로 우물을 단단하게 하는 돌담에 비유할 수 있어 ‘정추’(井甃)라 한 것이다. 육사는 물로서는 쓰이지 못해 공덕(功德)은 나타나지 않지만 물이 탁하게 되거나 새지 않게끔 우물을 수리하고 지키는 것이니 허물은 없다해 ‘무구’(无咎)라 한 것이다. 유정(柔正)한 군측의 신하로서 음효(陰爻)이니 자신의 재량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고 군덕(君德)을 보강해 신하로서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육사를 얻으면 내부를 다지고 외부를 방어해 무사(無事)를 지켜야 할 때다. 공을 세우기 위해 밖으로 나가거나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변괘가 대과괘로 나가면 모든 것이 무너지는 상이니 물러서야 한다. 사업, 거래, 경영, 담판, 원하는 일 등은 적극적으로 나아가지 말고 물러서 지킴으로써 시운(時運)이 성숙되길 기다려야 한다. 주소, 거소, 여행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으니 신축 등 집수리는 길하다. 출산도 과로로 인한 어려움이 있고 늦어지나 충분한 주의가 있다면 평산(平山)에 이를 수 있다. 병은 호흡급박, 가래, 복부부종(腹部浮腫), 토사(吐瀉), 여자 혈괴(血塊), 위열(胃熱) 등으로 소강상태이지만 재기 불능에 빠질 수 있으니 요양에 전념해야 한다. 기다리는 사람이나 가출인은 돌아오기 힘들고 유실물은 어디에 둔 것을 몰라 잊어버렸다. 날씨는 비는 그쳤어도 여전히 흐린다.

정괘 구오의 효사는 ‘정열 한천식’(井洌 寒泉食)이다. 즉 ‘우물물이 깨끗해 시원한 샘물을 마신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맑고 시원한 우물물을 마신다는 것은 중정하기 때문’이라고 해 ‘한천지식 중정야’(寒泉之食 中正也)라 했다. 구오는 주괘의 주효로 우물물을 퍼내는 입장으로 아래의 진흙은 멀리 가버렸고 이미 옆쪽으로는 벽돌로 우물을 고처서 잘 수리해 놓았다. 구오는 감의 강건중정(剛健中正)의 주효로서 우물의 물에 해당하니 모자람이 없는 최고로 좋은 물이고 맑고 차가워 손이 시릴 정도의 맛있는 물이라 할 수 있다. ‘열’(洌)은 물이 맑다는 것이고 ‘한천’(寒泉)은 차갑고 물을 퍼도 끝이 없는 샘물을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좋은 물을 즐겨 퍼가는 것이고 사람을 기르고 극(極)하지 않은 군덕(君德)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구오를 만나면 드디어 우물이 사람들에게 좋은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주는 때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남을 가르치고 능력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학업이나 재물은 좋지만 건강에는 신경을 써야 한다. 세상의 믿음을 널리 얻을 때로 개인의 이익을 다스려서 여러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재능과 기량이 있음으로 크게 성공할 때다. 따라서 쓰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 크게 노력해야 하고 개인의 이익을 억누르고 여러 사람과 더불어 뜻을 이뤄야 한다. 사업, 거래, 계획, 교섭, 원하는 바 등은 지금까지의 노력이 결실을 얻고 그 전의 어려움이 없어져 희망의 싹이 자라나 서로에게 이익이 있고 발탁돼 승진하는 일이 있으나 감(坎)의 주효이니 어려움은 감수해야 한다. 혼담은 성사되나 사람이 너무 결백하다. 잉태는 평산이나 겨울에는 너무 추워 조산(早産)의 우려가 있다. 병은 시력쇠약, 이명(耳鳴), 두통, 마비증, 소아 태독(胎毒) 등이고 점점 악화돼 간다. 기다리는 것은 기대한 바대로 진행되고 가출인은 승(升)으로 앞으로 올라가 멀리 가벼렸으며 유실물은 섞여서 숨겨져 있거나 도난을 당했으나 점차 나와 발견된다. 날씨는 비가 멈추고 흐린다. 구오를 얻은 [실점예]로 ‘운세, 진학, 승진, 사업점’에서 지금까지 고생이 많았으나 구오를 만나 모두 바라는 바를 이뤘다. 내년 상육은 금년보다 더 좋고 다음 혁괘(革卦), 정괘(鼎卦)를 거쳐 가니 십년여년 동안 좋은 시절을 만난다.

가토 다이카쿠(加勝大岳) 명점예의 하나로 ‘분실된 직원들의 부조금의 발견여하’를 묻는 [육변서 실점예]에서 사·오가 변해 ‘정지항’(井之恒)을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 했다. 삼양삼음괘는 태(泰)나 비(否)가 기본괘이고 정괘는 태괘에서 왔다. 그것은 태의 초구가 외괘 오효로 나가 감수 도둑이 됐으니 하급직원이나 급사가 부조금을 훔쳐 가지고 나간 것이다. 그런데 정의 외괘 감수가 변진(變震)이 돼 멀리 가지고 나갔으나 항괘 외괘 구사는 태의 내괘 초구가 외괘 구사로 나간 것으로 항괘 역시 태괘에서 나왔고 항의 초육과 구사는 상응해 결국 태괘로 돌아오고 정괘는 끝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있으니 결국 잃어버린 부조금은 다시 찾게 된다고 했다. 역시 그러했다. 사실인 즉 호괘(互卦)에 상하(上下)가 다투는 화택규(火澤睽)가 있어 윗사람과 평소 다투고 불평하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골탕 먹이려고 급사를 시켜 부조금을 훔쳤다가 들통이 날까를 걱정해 다시 돌려놓은 것이었다. 원래 부조금을 잃은 곳은 아랫 서랍이었으나 찾은 곳은 윗 서랍이었다.

정괘 상육의 효사는 ‘정수물막 유부원길’(井收勿幕 有孚元吉)이다. 즉 ‘우물에서 물을 긷고 뚜껑을 덮지 않으니 믿음이 있어 크게 길하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위에 있고 크게 길해 큰 공을 이룬다’고 해 ‘원길재상 대성야’(元吉在上 大成也)라 했다. 초효부터 시작해서 상효로 올라가는데 가장 좋은 것은 상효다. 이때는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니 왕성하게 활동해야 하고 북쪽이 길하다. 상육은 음효이니 물은 아니고 우물의 그릇이지만 괘의 끝이니 우물의 상부에 있는 뚜껑부분에 해당하고 퍼 올리는 것이 끝나가는 때이다. 그러나 상효가 음이고 위 부분이 더 이상 없으니 뚜껑을 덮지 않는 화상(畵象)이다. 왕래정정(往來井井)이라는 정덕(井德)을 가지고 모든 사람들이 퍼가게 내버려두는 믿음이 있으니 이는 대덕원길(大德元吉)한 사람과 같다. 사람이 덕의 탁함을 제거하고 어려움을 수리해 사람을 취하고, 스스로를 기르고 자질을 갖추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것은 마치 우물의 줄을 사용해서 물을 끌어올려 우물의 공(功)을 다한 것과 같으니 이것은 바로 사람이 대성(大成)한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서죽을 들어 상육을 얻으면 지금까지 노력해 왔던 일이 공을 얻을 때이고 그 이익과 효과는 자기 혼자가 아니고 다른 많은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 변괘가 손위풍(巽爲風)이 되고 손은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많은 이익이 있으니 수입이 많은 때다. 그러나 ‘정수물막(井收勿幕) 즉, 물이 모여 가득하니 뚜껑을 덮지 마라’고 했으니 베풀고 더욱 더 노력하라는 의미다. 사업, 계획, 교섭, 원하는 바 등은 점점 발전되어 가고 성취하는 때다. 신축, 이전, 여행 등은 편안하다. 혼담은 왕래정정하고 정수물막이면 곤란한 것이니 조건이 좋은 혼담이라고 할 수는 없다. 출산은 안산이지만 모체가 출혈이 많아서 쇠약하다. 병은 감기, 맥박난조, 두통, 신체허약 등으로 쉽게 치유되기 어렵다. 기다리는 것은 소식이 있고 가출인은 자꾸 이동해 멀리 가며 유실물은 발견된다. 날씨는 바람이 몹시 분다. ‘신규사업 여하’를 점해 상육을 얻은 [실점예]에서 상육의 효사는 ‘우물의 물이 넘쳐나니 뚜껑을 덮지 마라(井收勿幕)’고 했다. 물은 돈으로 이 사업과 관련 투자자금이 넘쳐나고 돈을 벌고자 찾아오는 사람이 구름 처럼 많아 성공한다고 점고했고 역시 그러했다. 상육은 가장 좋은 시기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