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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마당]광주시내에 서점이 없어지고 있다 - 수필 강원구

2020. 05.25. 19:07:57

중국 절강성 부양(富陽)시는 많은 인물이 배출된 지역으로 삼국시대 손권(孫權), 원나라시대 화가 황공망(黃公望), 대문호인 욱달부(郁達夫) 등이 있다. 부양시는 서화가 발달된 곳으로 대나무로 종이를 만드는 공장이 있어 견학하게 되었다. 입구에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글이 있다.

두보(杜甫)의 시에 나오는 글인데, 장자(莊子)가 친구 혜시(惠施)의 장서를 두고 한 말이다. 다섯 수레에 책을 가득 실으면 몇 권이나 될까? 당시의 글이 죽간에 쓰여진 것을 감안한다면, 다섯 수레는 요즈음 서적 1천권 정도를 이른 말이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말이 공자(孔子)께서 주역(周易)을 읽고 또 읽어, 죽간을 묶은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 하니 이 말은 책을 많이 읽어 책장이 너덜너덜해졌다는 뜻이다.

독서의 목적은 지식을 쌓고 지혜를 얻는데 있다. 세상을 읽는 안목과 통찰력이 독서에서 다 나왔다. 책 속의 구절 하나 하나가 내 삶 속에 체화(體化)되어 나를 간섭하고 통제하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옛날 사람들은 읽은 책이래야 권수로 헤아린다면 몇 권 되지 않았다. 그 몇 권 되지 않는 책을 읽고 또 읽어, 읽다 못해 아예 통째로 외워 그들의 삶을 결정했다.

얼마 전 백화점에 갔을 때 옷을 한 벌 사고 바지를 줄여야하기 때문에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점을 찾았는데, 책이 팔리지 않아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공항에도 서점이 없어졌다. 임대료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 가면 아직도 서점이 많다는 것과 다양한 책이 있다는 것에 놀란다.

안중근 의사 유묵에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이라는 경구를 상기하지 않더라도 독서는 오랜 세월 동안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전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주당 독서시간을 조사해 보니 한국인이 책, 신문, 잡지 등을 읽는 데 시간이 고작 주당 3시간이다. 1위를 차지한 인도의 10.7시간, 선진국의 평균치인 주당 6.5시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우리 국민이 TV 시청에 주당 15.4시간, 컴퓨터 사용에 주당 9.6시간을 쓰고 있다니 활자매체에 대해 참으로 야박한 시간 배정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영상매체가 인기가 있다고 해도 많은 전문가가 깊이 있는 분석력과 통찰력, 사고력과 상상력 등을 키우기에는 책, 신문 등 활자매체를 통한 독서가 훨씬 유용하다. 독서 같이 값싸게 주어지고 영속적인 쾌락은 없다.

요즈음 아이들은 배우지 않는 과목이 없다. 모르는 것이 없이 묻기만 하면 척척 대답한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의 숙제를 보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내용들을 다룬다. 어떤 어려운 주제를 내밀어도 아이들은 인터넷을 뒤져서 용하게 찾아낸다. 그런데 그 똑똑한 아이들이 정작 스스로 판단하고 제 힘으로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우리는 놀듯이 책을 들춰보고, 잠깐 읽다가 덮어두고, 즐기면서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우리 국민은 독서를 원하면서도 독서하지 않는 국민이 되었다. 독서를 권하는 사회가 되려면 책 읽는 사람이 대우받고 존중받는 문화, 책 읽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습관화하도록 유도하는 문화를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다행히 대학이 ‘장기간 독서를 많이 한 학생이 유리하도록 창의적인 사고력과 분석력을 측정하겠다’면서 논술고사로 정시 입학생을 뽑겠다고 밝힌 것은 잘한 일이지만, 시민들도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시민들이 책을 읽지 않는 한 서점은 점점 없어질 것이다. 책을 많이 읽어야 전문가가 될 수 있으며, 전문가가 많아야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시인, 수필가, 소설가 등이 많이 배출되어 문학이 앞서가는 나라가 되어야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는 국민이 되어야 선진 문화국가가 될 수 있다.

강원구 약력
▶광주문인협회 회원
▶행정학박사
▶한중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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