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에서 올해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다국적 프로젝트를 마련한다. ‘메이투데이’(MaytoDay)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 특별전은 오는 5월 시작해 8월 광주를 거쳐 내년 5월 베니스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특별전 ‘메이투데이’는 40년 전의 5·18이 아니라 현재에도 유효한 민주주의 정신의 동시대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주제 ‘MaytoDay’는 5월(May)과 일상 혹은 하루(Day)를 의미하는 두 단어를 병치해 1980년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을 오늘(today)로 재배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5-6월 말, 한국, 대만, 독일, 3개국 3개 도시에서 4개의 전시가 순차적으로 열린다. 먼저 대만의 타이베이(5월1일)에서 첫 번째 전시가 열리며, 5월16일에는 서울의 도시건축전시관과 아트선재센터 두 곳에서 전시가 각각 열린다.

독일 쾰른 전시는 당초 이달 열릴 예정이었으나, 유럽 내 코로나 감염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오는 6월 말 개최할 계획이다.

이후, 각 전시들이 함의하고 있는 서사들은 오는 8월 광주에서 하나의 전시로 재편돼 아시아 국가들의 역사적, 정치적, 예술적 접점에 주목하게 될 예정이다. 내년 5월, 전시는 다시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베니스 현지에서 열려 세계를 무대로 확장될 계획이다.

특별전을 위해 여러 기획자들이 뭉쳤다.

독일 전시는 네덜란드의 미술기관 카스코(Casco Art Institute)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최빛나 큐레이터가 기획에 참여했다. 그는 이번 특별전에서 ‘광주 레슨’(Gwangju Lessons)을 주제로 1983년부터 1992년까지 실제로 운영됐던 광주시민미술학교를 차용, 새로운 형태로 재현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2016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인 르완다 출신 크리스티안 니암페타는 프로젝트 참여자들과 공동작업으로 만든 작품을 독일 쾰른의 세계 예술 아카데미에서 선보인다. 쾰른은 고(故) 윤이상 작곡가가 1981년 작곡한 교향시 ‘광주여 영원히’가 초연된 장소여서 의미를 더한다.

대만은 황 치엔훙 타이베이예술대학 조교수가 기획을 맡았다. 1970년대 후반 대만 민주화운동과 1980년 광주 사이의 공통된 민주주의 연대에 착안, ‘공감’을 키워드로 한 전시를 타이베이 관두미술관에서 선보인다.

크리스티안 니암페타 作 <맨발의 아낙> 재해석(진행중)

아르헨티나의 전시는 ‘가까운 미래의 신화’(Myths of the Near Future)를 주제로 부에노스아이레스 현대미술관의 선임 큐레이터인 하비에르 빌라와 전시기획자인 소피아 듀런이 기획한다. 아르헨티나는 한국처럼 군부독재시절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전시는 과거 고문이 자행되던 구 아르헨티나 해군사관학교인 ex ESMA (Memory and Human Rights Space)에서 열린다.

서울은 5월16일부터 6월14일까지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아트선재센터에서 각각에 2개의 전시가 동시에 열린다. 전시기획자 우테 메타 바우어가 서울아트선재에서 ‘민주주의 봄’(Spring of Democracy)를 주제로 전시를 선보인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현대미술센터의 창립이사이자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김준태 시인의 글에서 영감을 받아, ‘민주주의의 봄’이라는 주제의 전시를 통해 아시아 최초의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에서 발표된 주요 작품들을 재조명하고, 민중미술과 아카이브 자료들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전시는 ‘오월의 마중’을 주제로 열린다. 전시는 역사적·예술적 맥락에서 5·18을 조명하며 1980년대와 그 이후의 한국 민중미술 목판화를 조망하는 ‘목판화 섹션’을 소개한다. 김진하 나무갤러리 관장에 의해 기획되는 이 섹션은 목판화를 중심으로 격동기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