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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예술은?
김도영
드영미술관장

2020. 03.26. 18:36:51

오늘을 숨쉬며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인가. 인류는 영원무한의 시공간에 파묻힌 하나의 점, 지구를 보금자리로 살아간다. 점일 뿐이다. 코스모스가 거대한 바다라면 지구는 단지 바닷가에 해당한다. 인간이란 코스모스라는 찬란한 아침하늘에 떠다니는 한 점 티끌에 불과하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을 그렇게 말하고 있다. 모든 인간사는 우주적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하찮고 자질구레하다고. 그 자질구레한 역사를 우리는 몸부림치며 써내려가고 있다. 그것도, 날마다.

자연은 난리다. 봄이 왔다며 아우성을 쳐댄다. 매화꽃이 피었고 벚꽃도 멍울을 터트린다. 개나리도 만개 직전이다. 나무도 가지마다 새싹의 촉을 틔우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자연이 몸을 궁그리며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온 몸으로 봄을 토해낸다. 창 밖 풍경이 아름다운 것은 당연하다. 철은 그렇게 우리들 곁을 맴돈다. 그러나 맘껏 이 봄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불행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은 왔건만 결코 봄이 아니기에.

온 세계가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의 깊은 터널 속에서 허우적댄다. 빠른 안정세를 기다렸지만 코로나는 오히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팬데믹’이다. 참으로 답답한 지경이다. 창밖은 봄이건만 우리를 둘러싼 이 음울한 풍경은 봄이 절대로 아니다. 우리들의 마음도 경제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움쭉달싹 못하고 침잠하고 있는 이 추락의 느낌을 어떻게 떨쳐 일어설 수 있을까. 안타깝기만 하다.

여기저기서 힘들다며 고통의 소리가 들린다. 경제가 폭 가라앉았다. 금융위기 때보다도, 아니 IMF 때보다도 더 힘들다고 한다. 일각에선 1929년 대공황과 비견되는 경제적 곤궁이 닥칠 거라는 경고까지 난무한다. 대한민국은 안정화는 아니더라도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하는 기미다. 전 세계가 글로벌 시스템으로 연결된 터라 경제는 바닥 모를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툭툭 털고 일어서 하루빨리 정상화되어야 하는데 큰일이다.

하는 수없이 미술관 문도 닫아 걸었다. 열 수가 없다. 하던 전시를 잠깐 쉬고 있다. 그룹 소나무의 발표전이 3월22일까지였으나 휴관이었던 관계로 4월1일부터 8일로 연기됐다.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2명씩 대기했다가 전시실로 들여보낼 예정이다. 이후에도 계획된 모든 전시도 조금씩 뒤로 연기시켰다. 그렇게 해서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사회적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싶은 소망에서다.

코로나사태를 기점으로 우린 적잖이 달라질 게 예상된다. 중세유럽은 흑사병으로 막을 내렸다. 당시 유럽 인구의 ⅓이 사망했다. 패닉이었지만 그걸 계기로 유럽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계기를 맞이했다. 우리에게 코로나는 그에 걸 맞는 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걸 고통으로만 받아들일게 아니라 이를 수용하고 문화적으로 해석해 이 시대를 표현해내야 한다. 작가들의 고민이 깊어야 할 이유다. 필자 역시 코로나로 인해 침잠이 거듭됨에 따라 하던 작업에서 탈피해 새로움을 모색하고 있다. 신문지의 재활용이다. 신문지를 접어 부분적으로 콜라쥬했다. 이 시대의 사건, 사고를 담은 신문지를 캔버스에 끌어들여 의미를 확장시켰다. 뭔가를 문화적으로 시도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어디로 갈지 아직은 모르겠다. 예술인들이 이 시대를 표현하고 작업해야 한다는 예술정신이 코로나를 분기점으로 새로 세워지지 않을까. 이전과는 다른 예술철학으로 중무장해야 할 때다. 코로나가 빨리 진정되길 기원하는 한편 시대가 원하는 예술형식과 내용을 가다듬는다. 작가들 모두가 나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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