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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생들 ‘신천지 교인 퇴관 요청’ 등 게시판 민원 봇물
신천지 베드로지성전 인근 전남대·교사 첫 확진 진월초교 가보니
대학 인근 식당가 썰렁 도서관도 85%가 빈자리
女교사 확진 소식에 초등학교 주변도 인적 끊겨

2020. 02.24. 19:36:01

‘신천지 접촉자 출입 자제’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 앞에 코로나19 관련해 신천지 행사 참석자나 접촉자의 출입 자제를 요구하는 공고문이 내걸려 있다.
대구교회 예배에 다녀온 신천지 광주 신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신천지 신도수를 보유한 베드로지성전(광주교회)이 전남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데다 추가 확진자들이 베드로지성전 신도들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내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신천지에 다니는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어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신천지발 코로나19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

대학생들로 북적이던 평소 모습과는 달리 이날 대학로는 전반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점심시간임에도 식사를 하러 학내에서 나온 학생들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고, 대학로에 위치한 식당들 역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전남대 후문 출입구 앞에는 ‘신천지 대구 및 광주교회의 최근 행사에 참석했거나 관련자와 밀접 접촉한 분들은 되돌아 가주십시오. 위 사항과 관련 전남대 교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은 즉시 보건당국에 신고 후 14일 간 자율격리를 시작하십시오’라는 긴급 공고문이 내걸려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다.

전남대 도서관(백도)역시 발길이 뚝 끊겨 전체 2천682석 중 빈 좌석은 85%(2천299석)에 달했다.

한 학생은 “대구 교회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신도가 광주에서 40여명과 함께 성경공부를 했다던데 그들 중 베드로지성전에 다니는 신도가 없다는 보장이 있겠냐”며 “취업준비 때문에 도서관에 다니지만 너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학생은 “소문에 신천지 신도 1천여명 정도가 전남대생이라는 설이 있는데, 광주에서 신천지 교인 간 접촉으로 추가 확진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 신천지 교인은 5만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베드로지성전 신도수는 2만2천여명으로 추산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남대 학내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감염 우려에 대한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신천지에 다니는 일부 학생들이 같은 생활관을 쓰는 만큼 기숙사생들이 취약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을 게재한 모 대학생은 “기숙사내 신천지 교인 6명을 알고 있는데, 잠시 동안만이라도 퇴관해줬으면 좋겠다”며 “여러분과 주위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잠깐만이라도 포교 활동을 멈춰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전남대 관계자는 “신천지 신도들의 경우 학교 측에서 관리할 수 있는 행정적·사법적인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수를 파악하기 힘들다”며 “신천지 학생들이라면 기숙사보단 자기 집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할 것이고, 대학에서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기존의 대책들을 재점검하고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신천지 교회와 관련 광주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 교육계도 비상에 걸렸다.

이날 오전 광주 남구 진월초등학교.

전날부터 폐쇄된 진월초 주변은 참새소리만 가득할 뿐, 단 한명의 학생도 보이지 않았다.

학교 주변 곳곳에는 ‘방역중’ 안내문만이 바람에 펄럭거리고 있었다. 인근에는 주택가와 빌라가 밀접해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 때문인지 거리에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우편물을 전달하러 온 한 우체국 집배원은 한참동안 학교 내부를 바라보더니 전화를 걸었다. 3분이 지날 무렵, 해당 직원이 내려와 대화를 나눴다.

우체국 집배원은 “인터넷을 통해 폐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우편물을 어떻게 전달해야할지 몰라 인터넷을 보고 휴대전화를 통해 연락했다”며 “매일 전화해야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진월초 관계자는 “현재 비상근무에 돌입해 학교에는 행정 직원 2명뿐이다”며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교육청의 지침이 내려오기 전까진 확실히 모르겠다”고 신중해했다.

인근 주민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주민 정모(74)씨는 “코로나19 여파가 점차 사그라들줄 알았는데, 오히려 주말을 기점으로 확산됐다. 특히 바로 옆 학교 교사가 확진자로 판정돼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평소 아이들의 밝고 명랑한 목소리가 가득한데, 고요해서 이상하다. 학교가 하루 빨리 정상화돼 교사·학생 모두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걱정했다.

진월초 교사인 A(31·광주 서구)씨는 전날 오전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 판명됐다.

A씨는 남편이 참석한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는 함께하지 않았지만, 남편이 귀가한 다음날인 17일 전체 교사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월초에서는 당시 개학을 앞두고 17일부터 사흘간 교직원 대부분이 출근해 학사일정과 교육과정 논의 등 개학준비 업무를 수행했다.

전체교사 회의에는 부장교사인 A씨를 비롯해 교장, 동료 부장교사 10여명, 3월 전입 또는 복지교사 10여명이 참석했다.

개학준비는 이튿날에도 이어졌고, 임시근무 마지막날인 19일에는 오전 10시께 자가용으로 출근해 오전업무를 본 다음 낮 12시께 주월동 한 레스토랑에서 동료교사 1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한 뒤 학교로 복귀했다. 이어 오후 2시30분부터 열린 학교운영위 임시회의에 참석, 운영위원들에게 새학년 학사일정과 교육과정,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 등에 대해 설명한 뒤 오후 5시께 귀가했다.

A씨는 20일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남편과 보건소를 찾았으나 음성판정을 받았고, 오후에 풍암동 약국과 음식점을 방문한 뒤 귀가했으나 남편은 당일 오후 9시께, 자신은 23일 오전 각각 확진 판명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접촉자 21명은 자가격리 상태이며, 지난 17일 회의에 참석한 교직원과 전입 교원을 포함해 전체 교직원 60여명으로 넓혀 2주간 자가격리를 권고했다”며 “A씨의 동선에서 비말이나 공기 중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밀접 접촉자들의 감염검사 결과에 요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환준·김동수·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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