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신당 등 내년 4·15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편으로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는 현역 국회의원들 또한 늘고 있다. 하지만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어서 고민이 커지는 즈음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1당 체제가 고착화되면서 오히려 지역정치는 물론 지역발전에 부정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적지 않았던 만큼 정당 간 경쟁구도를 넘어, 인물 경쟁 위주의 선거 풍토가 아쉽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특히나, 독점적 정당 정치에서 잇따른 일탈행위로 인한 지역민의 시선 역시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제 능력을 갖춘 무소속 후보나 야당의 인물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키워 ‘포스트 DJ’, 호남 정치의 동량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광주매일신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광주·전남에서 치러진 역대 총선(13대-20대)에서 무소속 후보의 당선율은 최소 0%에서 최대 21.1%에 불과했다.

지난 제20대 총선의 경우 광주·전남의 18개 선거구에서 모두 16명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지만 당선자는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또 제19대 총선에서는 19개 선거구에서 35명의 무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광주 동구의 박주선 후보 1명만 당선됐다. 이에 따른 무소속 후보 당선율은 0.5%였다.

당시 광주 동구는 민주통합당이 해당 지역을 무공천 지역으로 선언한 가운데 양형일, 이병훈, 박현, 박동수, 박주선, 김강열 후보 등 무소속 6명과 자유선진당 구봉우, 통합진보당 김관희 후보 등 8명이 맞붙어 박주선 후보가 승리를 따냈다.

또 서갑에서는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은 박혜자 후보에 맞서 송갑석·조영택·정용화 등 쟁쟁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나섰으나 모두 박 후보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제18대 총선은 광주·전남에서 가장 많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선거였다. 19개 선거구 중 광주 남구 강운태, 목포 박지원, 해남·완도·진도 김영록, 무안·신안 이윤석 후보가 당선돼 무소속 당선율은 역사상 가장 높은 21.1%였다.

이들은 각각 통합민주당의 지병문, 정영식, 민화식, 황호순 후보를 눌러 사실상 13대부터 이어져 온 ‘민주당’ 싹쓸이 개표 결과를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17대 총선에서는 20개의 선거구에서 나주·화순의 무소속 최인기 후보가 유일하게 당선돼 무소속 당선율은 0.5%를 기록했다. 최 후보는 당시 새천년민주당 배기운, 열린우리당 문두식, 자민련 구봉우 후보와 경쟁, 승리를 따냈다.

제16대 총선에서는 19개 광주·전남 선거구 가운데 광주 남구 강운태, 보성·화순 박주선, 해남·진도 이정일 무소속 후보 등 3명이 당선돼 15.8%의 당선율을 보였다.

당시 강운태 후보는 한나라당 진성수, 새천년민주당 임복진, 무소속 송갑석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박주선 후보는 한나라당 정인환, 새천년민주당 한영애, 무소속 박판석 후보의 추격을 물리쳐 저력을 입증했다.

이정일 후보는 한나라당 최응국, 새천년민주당 김봉호, 민주국민당 곽봉근, 무소속 이석재·박종백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23명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선출한 제15대 총선과 25명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선출한 제14대 총선에서는 각각 새정치국민회의(15대)와 민주당(14대)에서 공천한 국회의원이 100% 당선됐다.

이외에도 제13대 총선 역시 23명의 국회의원 의석 중 평화민주당이 22명(95.7%), 한겨레민주당 1명(4.3%)로 집계돼 14대-16대 총선에서는 무소속 당선자를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호남 정치권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정치에서 늘 소외됐고 변방이었던 바, 그동안 특정당에 대한 몰아주기 투표행태가 두드러졌고 그 폐해도 끊이지 않았다”면서 “DJ 이후 호남을 대표할 만한 큰 정치인이 없다는 자괴감이 큰 만큼 지역발전에 쓰일 참일꾼을 선택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김진수 기자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