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마흔 번 째 괘는 뇌수해(雷水解)다. 해괘(解卦)는 건괘(蹇卦)를 뒤집어 엎은 전도괘(顚倒卦)이고 둔괘(屯卦)의 내괘 외괘를 각각 역위(易位)한 괘다. 건괘을 얻었을 때 나는 어려움에 처해 나아갈 수 없으나 상대는 해결의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고 둔괘를 만났을 때 나와 상대가 둔난(屯難)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자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어려움이 풀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괘는 건괘나 둔괘와 관계가 있어 이 양괘와 관련성을 살펴봐야 한다. 수뢰둔은 세상에 처음 태어나서 세상에 나오려는 어려움이고 땅이 얼어서 아직 싹이 나오지 못하는 둔난이다. 반면에 뇌수해는 경칩이 돼 해동(解凍) 되니 만물이 땅 위로 올라 왔다는 것이다. 예컨대 파산이나 부도를 당했을 때 해괘를 얻으면 이제 어려움이 풀어져 해결 조짐이 있다는 것이고 내가 모든 것이 갖춰 풍족하게 살고 있는데 해괘를 만나면 이제 풀어지는 때가 됐으니 어려워지기 시작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계약 성사 여하를 물어 해괘가 나오면 해체라는 의미이고 일진(日辰) 운을 보는데 해괘가 나오면 풀어지니 효사 불문하고 장소를 잘못 찾아서 만남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解)자(字)를 풀어보면 칼을 가지고 소뿔을 해부한다는 의미로 잘라서 나누는 것이니까 ‘잘 이해된다’는 의미가 있어 ‘이해’(理解)의 해이고 ‘해소(解消)한다’는 뜻에서 ‘녹다’라는 의미도 있는 반면에 ‘풀어 흩어지다, 해방·해산되다’는 의미도 동시에 유추할 수 있다. 직업으로는 칼로 소를 분해한다는 의미가 있어 의술업이나 문제를 풀어주는 역술업도 좋다.

해괘의 내괘 감수는 겨울 얼음, 외괘의 진은 봄 우레다. 즉 봄을 만나 추운 한기가 풀어지는 상이니 감수의 험함(險陷)을 진(震)의 분동(奮動)으로 해방시키는 것이 되고 감(坎)의 어려운 고뇌를 진의 출동(出動)으로 탈출시키는 것이며 감의 사악함을 진의 기쁨을 가지고 해소한다는 것이다. 해의 상의(象意)를 보면 건(蹇)의 어려운 상태에서 해(解)의 해결을 볼 때까지는 그 중간에 역위생괘로 둔(屯)의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괘순을 살펴보면 서괘전에서 ‘건이라는 것은 어려움이니 물건이라는 것은 끝까지 어려울 수만은 없다. 고로 해로 받는다’고 해 ‘건자난야 물불가이종난 고 수지이해’(蹇者難也 物不可以終難 故 受之以解)라고 말했다.

해괘의 상하괘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상괘 진괘는 위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하괘 감괘는 아래에서 이전투구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하층부를 이끌어야 하는 구사는 상층부의 유능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양(陽)이기 때문에 하층부의 이전투구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구사는 강력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구이에게 강력한 힘을 실어주고 강력해진 구이와 합세해 반대하는 무리를 축출해 이 괘의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해결한다’는 의미의 ‘해괘’라 한다. 즉 구사는 지휘관이요, 구이는 행동대장이다. 상하괘 간의 상을 보면 내괘의 죄인이 문을 열고 출옥하는 수인출옥지과(囚人出獄之課)의 모습이고 얼어붙은 초목이 서서히 풀려 새로워지는 초목서신지상(草木舒新之象)이며 한편으로 하천을 아직 건너지 못하는 섭천미건지상(涉川未乾之象)이고 뇌우가 서서히 흩어 뿌리는 뇌우완산지의(雷雨緩散之意)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

해괘(解卦)의 괘사는 ‘해 이서남 무유왕 기래복길 유유왕 숙길’(解 利西南 无攸往 其來復吉, 有攸往 夙吉)이다. 즉, ‘해괘는 서남방이 이로우니 나아가는 바가 없으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길하고 나아가는 바가 있으면 신속하게 해야 길하다’는 뜻이다. 해괘는 내외괘의 괘덕(卦德)을 추리해서 괘의 유래에 이름을 붙였다고 보기 보다는 상전에서 ‘험 즉 뇌우(雷雨)로써 움직이는 것이니 움직여서 험함(險陷)을 면하는 것이 해’라고 해 ‘해 험이동 동이면호험 해’(解 險以動 動而免乎險 解)라고 말했다. 즉 뇌(雷)와 우(雨)의 고동혜택(鼓動惠澤)을 가지고 초목의 발아출토(發芽出土)를 일으키게 하는 것인데 이는 백성의 어려움을 느슨하게 해서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고 소인을 제거해 화근(禍根)을 제거함으로써 어려움이 해소돼 근심에 막혀 있던 일이 화해(和解)되고 느슨해진다는 것이 해괘다.

서남이 이로운 것은 서남방은 기름진 땅으로 뇌우가 기량을 펼 수 있는 곤음(坤陰)으로 곤(坤)은 음(陰)으로써 먼저 앞서가지 않고 쉬운 것에 잘 붙고 고고(孤高)를 떠나서 중속(衆俗)과 친해 나아가면 민중을 얻을 수 있는 ‘왕득중야’(往得衆也)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아가는 바가 없어 돌아오면 길한다’(其來復吉)고 한 것은 구이가 강중부정(剛中不正)한 효로서 중을 얻었기(內得中也) 때문이고 ‘나아가는 바가 있어 빨리 나아가면 길한 것’은 해괘의 성괘주(成卦主)인 진(震)의 주효인 구사를 얻어 속히 나아가면 공이 있기(有攸往夙吉 往有功也) 때문이다. 이어서 단전(彖傳)에서 말하길 ‘천지의 해는 뇌우를 만들어 짓고 뇌우는 오곡백과와 초목의 모든 만물의 껍데기를 깨 그 안에서 싹이 나오게 하니 해괘는 때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해 ‘천지해이뇌우작 뇌우작이백과초목개갑탁 해지시대의재’(天地解而雷雨作 雷雨作而百果草木皆甲坼 解之時大矣哉)라 말했다. 상전에 말하길 겨울의 혹독한 추위가 풀리고 춘뢰춘우(春雷春雨)가 모든 만물을 고동자윤(鼓動滋潤)해 새로운 생명을 신장(伸張)시키는 것이 해다. 이 천지의 인(仁)에 따라서 군자는 잘못을 용서해주고 벌을 가볍게 해주며 그 우환을 해소해서 갱생의 새로운 출발을 시켜 줘야 한다고 해서 ‘뇌우작해 군자이사과유죄’(雷雨作解 君子以赦過宥罪)라고 말하고 있다. 해괘의 호체와 하괘를 보면 감수의 함험, 감옥의 상이 있고 이를 풀어준다는 의미의 해괘이니 점해 해괘를 얻으면 죄인석방 방면 되는 일이 많이 있다.

서죽을 들어 해괘를 얻으면 해(解)는 ‘풀어져 녹는다’는 상의(象意)가 있으니 현실에서 어려움을 만날 때에는 그 어려움이 해소된다는 길조(吉兆)로 해석할 수 있고, 반면에 계약의 체결이나 혼담의 성사 등의 경우에는 풀어 흩어진다는 해소 해산의 흉조(凶兆)가 발생할 수가 있으니 이러한 재액(災厄)을 면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사업, 거래, 교섭 등에서도 이러한 이중적 판단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아랫사람(구이, 구사)을 얻어 희망적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일하는 사람 등의 해고나 전업 등이 있다. 지금까지 복잡한 이러한 계약 등의 일들이 해결 성사된다는 의미가 있는 일면에는 계약 등이 해소된다는 의미도 있으니 약속이나 계약 내용 등을 해괘의 호체(互體)에 이화(離火)가 있으니 문서로 확실히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물건을 사고파는 일 등은 신속히 하는 것이 이득이 있고 고급품 보다는 일반적인 상품이 유리하다. 바라는 바는 금방은 성취가 어렵고 통달하기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 까닭은 아방(我方)은 감수의 어려움을 해괘로 풀어 보려고 하나 상대방은 건괘(蹇卦)로 어려움에 놓여 등을 돌려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괘는 둔의 역위괘로 보기도 하지만 명이(明夷)에서 해(解), 건(蹇), 진(晉)으로 왕래가 가능해 어려움은 해소된다고도 말할 수도 있고 거꾸로 태양이 지상에 떠 있는 진에서 왔다고 본다면 건의 어려움을 만나고 해로 변해가니 지금까지 자신이 추진해 왔던 일들을 정리 해산해 버린다고 해석할 수 있다. 주소 거소의 변동에 고뇌가 많으나 진의 움직임으로 감의 어려움을 해결하니 이동하는 것이 좋고 여행도 좋다. 물가는 바닥에서 반발의 기미가 있고 파란이 있다. 혼담은 봄의 기쁨이 생기는 때이니 성사될 수 있다고 판단하나 풀어진다는 의미가 있으니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