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의 역설
광주 15개 사립대, 시간강사 전년비 420명 감축
재정 부담 이유…겸임·초빙교원은 오히려 증가
2019. 11. 19(화) 20:10 가+가-
광주지역 시간강사들이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다.

‘강사법(고등교육법 시행령)’ 시행으로 대학들이 강의를 축소하면서 대량 실직 위기에 놓여 있어서다. 광주에서는 최근 1년 사이 400명이 넘는 시간강사가 일자리를 잃었다. 강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강사법이 오히려 강사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19일 교육부의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 알리미’ 공시정보에 따르면 올해 4월1일 기준으로 광주지역 15개 사립대학(전문대 포함)을 조사·분석한 결과, 올해 시간강사 재직 인원은 1천129명으로 작년(1천549명)과 비교해 420명(27.1%) 줄었다. 작년 감소폭(73명)보다 5.7배 더 증가한 수치다.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돼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 조선대의 경우 작년(452명)에 비해 올해(338명) 114명 줄었다.

광주대도 작년(126명)보다 올해(48명) 78명 감소했다.

하지만 지역 사립대학들의 전임교원 강의담당학점은 오히려 늘었다. 강사법 적용을 받지 않아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겸임교수와 초빙교원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실제로 전문대와 국립대를 제외한 광주 8개 사립대학을 놓고 보면 전임교원의 강의담당학점은 올해 1학기 1만6천962.3학점으로, 작년 1학기(1만6천740.4학점)보다 221.9학점 증가했다.

반면, 시간강사의 강의담당학점은 805학점(2018년 1학기 3천270.6학점→올 1학기 2천465.6학점)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한 강의당 2-3학점이라고 볼 때 시간강사가 맡고 있는 강의 수는 최소 268개에서 최대 402개까지 사라진 셈이다.

시간강사가 감축된 기간 광주지역 15개 사립대학(전문대 포함)의 비전임교원 가운데 겸임교원은 작년 574명에서 올해 636명으로 62명 늘었고, 초빙교원도 작년 104명에서 올해 167명으로 63명 증가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전남대분회 관계자는 “강사법 시행 뒤에는 3년간 시간강사를 임용해야하는데 애초에 사립대학들이 시행단계에서 고용과 임금문제 때문에 시간강사를 줄였을 것”이라며 “또 정규교사(전임교원)의 초과강의 수당이 시간강사 임금보다 저렴하다보니 대학입장에서 전임교원의 강의담당학점을 늘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공립 대학의 경우 1년을 기준으로 4주분 강의료를 비례해 시간강사들의 임금을 교육부에서 지급하지만, 사립대학은 70%만 지원하고 30%는 학교측에서 부담하고 있는 상황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대학의 재원 확보는 막은 채 강사 처우만 개선하라는 정부의 정책적 요구가 강사 수의 급격한 감소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원으로서 법적지위를 부여해 1년 이상 임용해야 하고 3년까지 재임용 절차 보장, 방학 중 임금지급 등을 담은 ‘강사법’에 따라 대학은 연간 2천억원이 넘는 추가 재원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의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와 수년째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 부담이 커져 올해 시간강사 인원이 더 감축됐다”며 “시간강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최환준 기자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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